2022년 서울50+[뉴딜]인턴십 참여자 인터뷰⑥  

50+서울시투자출연기관인턴십 ┃ 서울주택도시공사 중구주거안심종합센터 황성섭

 

 주거안심종합센터는 서울시민이 주거 복지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주거복지센터이다. 노후, 임대 주택 하자보수를 지원하는 주택관리서비스는 물론 1인 가구, 어르신, 청년, 신혼부부 등 생애주기별 주거 복지 상담과 지원, 사후관리 서비스, 나아가 자연재해나 화재로 갑자기 주거지를 잃은 서울 시민을 위한 긴급 임시주택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중구 주거안심종합센터에서 지역민의 주거 복지를 지원하며 서울시의 주거 안심 도시 구현에 공헌 중인 황성섭 인턴(만 59세)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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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주택도시공사 중구주거안심종합센터 황성섭 

 

반갑습니다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1+1 인생을 사는 황성섭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뇌사자 장기를 이식받아 제 2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가는 인생인지라 저 또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삶을 살고자 노력 중입니다.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들으니 선생님의 시간들이 궁금해집니다. 먼저 업무 얘기부터 해볼게요. 중구 주거안심종합센터의 인턴으로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1인 가구 주택관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구에 거주하는 1인 임차 가구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상담 후 소득수준에 따라 최대 50만 원 범위에서 주택의 하자보수 및 안전을 위한 집수리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제가 담당하는 업무는 1인 가구 주택관리 서비스에 대한 전화 상담 및 거동이 불편하여 센터를 직접 방문하시기 어려운 가구에 방문하여 상담 및 불편처리 신고를 접수 해드리는 업무입니다. 또 홈케어 서비스 이후 만족도 조사를 통한 사후관리 업무를 담당합니다. 직접 자택으로 방문하여 코디네이터 혹은 수리업체의 서비스가 적절히 잘 진행되었는지 확인하고 서비스 내용에 대한 신청인의 만족도를 조사하는 업무입니다. 센터 실장님이 업무 배분을 해주시면 동료와 함께 2인 1조로 방문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후 센터로 돌아와 업무일지를 작성하고 보고 한 뒤 퇴근하는 일과로 업무를 수행합니다.

 

 

담당하시는 업무가 선생님의 이전 경력과 연관이 있을까요? 업무 수행을 위한 관련 경력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건축을 전공하였고 과거 직장에서 건축시공 및 안전관리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그 경력을 바탕으로 실내장식 업체를 자영업으로 운영했던 경험도 있지요. 이러한 경력들이 민원 가구를 방문하여 집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상담을 진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와 같이 관련 경력이나 전문성이 있다면 일을 더 꼼꼼하게 수행할 수 있지만, 현재 수행하는 업무는 상담 및 지원을 통한 대민업무에 더 가깝습니다. 관련 경력이 없을지라도 사회 공헌 및 봉사에 뜻이 있는 분이라면 도전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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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수행을 위한 교육이나 관리를 담당해주시는 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실무에 투입되기 전, 기본 소양교육을 받습니다. 기관의 기능과 역할, 서비스 세부내용, 업무 수행 방식 등에 대한 구두 교육과 매뉴얼을 받는데 특히, 50+인턴들이 담당하는 업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 사례나 대응 방법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실제 업무 시에는 인턴을 담당해주시는 실장님이 궁금한 사항이나 업무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을 잘 가르쳐주시고요. 또, 중구 주거안심종합센터의 경우 3명의 50+인턴들이 함께 일을 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서로 도와가며 일할 수 있습니다.

 

 

업무를 수행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 반대로 어려움이나 안타까움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만족도 조사를 위해 재방문 한 집에서 한결 보완된 공간을 마주할 때 입니다. 최근에 주거 약자 가정에 방충망 설치를 지원해드렸는데 벌레도 막히고 비도 덜 들이친다며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그 표정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또 독거노인이나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형광등이나 수전 교체와 같은 간단한 일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그들의 손이 되어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점도 뿌듯합니다. 반대로 안타까움을 느낄 때는 임대인과의 갈등으로 시공을 포기하시는 경우를 만날 때입니다. 전기선 교체와 같은 작은 시공만으로 주거 환경을 보완할 수 있는데 임대인의 반대로 시공 진행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또 개인정보를 다루다 보니 민감해하시는 분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조금의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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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민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한 선생님만의 노력 혹은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조직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업무 매뉴얼을 숙지하는 것입니다. 인턴이어도 민원인분들께는 공공조직의 일원으로 비춰지기에 내가 일하는 기관과 역할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다양한 민원인을 상대하다보면 여러 변수 상황들이 발생하는데요. 사전에 매뉴얼을 잘 숙지하여 상황별 응대 자세나 담당자 등을 알아야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기록하는 자세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방문한 가구 상황이나 민원 내용, 업무일지 등을 꼼꼼히 작성하면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앞선 본인 소개에서 병마를 이겨내고 다시 사회로 복귀하셨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어떤 사연인지 궁금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원인 모를 장기부전이라는 질병으로 하루아침에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습니다. 아들의 간을 생체 이식 받는 과정에서 뇌사가 왔는데 천만다행으로 빠르게 뇌사자 간을 기증받아 죽지 않고 살았지요. 이식 수술 후 투석 과정도 참 힘들었지만 정말 이 악물고 버텼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각자의 사연으로 산전수전을 겪지만 저는 죽음까지 체험했으니 조금 더 파란만장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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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회로 복귀하기까지 큰 노력과 인내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요.

 

 우선 몸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큰 어려움이었죠. 그저 가족과 장기 이식자에 대한 고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규칙적으로 약을 먹고 검진을 받으며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죠. 이후 다시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느끼고 싶어 구직활동을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정말 씁쓸했습니다. 장기이식 환자는 등록 장애인입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가 대다수의 구직 과정에서 결격사유가 된다는 것을 느끼며 참 여러가지 감정이 들더군요. 입장 바꿔 생각해도 이왕이면 건강한 인력을 원하는 것이 이해가면서도, 저의 과거 병력이나 후천적 장애는 그 어떠한 노력으로도 제가 바꿀 수 없는 사실인데, 저를 배제하기만 하는 사회 현실이 너무나 허탈했죠. 구직활동을 하며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편견을 마주한 것이 실은 몸이 아팠던 것보다 더 괴로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50+인턴십을 통해 편견과 차별 없는 열린 채용을 경험하며 저도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50+인턴십에 참여하는 소감이 정말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떠신지요?

 

 출근하는 하루하루가 벅찹니다. 한 발짝 움직이기도 힘들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 가방을 들고 남들과 같이 지하철을 타고 사무실로 출근하여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떨 땐 문득 눈물이 날 정도로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것을 느낄 때 저도 모르게 마음이 뜨거워지고 삶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붙습니다. 여전히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타인을 위해 무엇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성취감이자 요즘 제 삶의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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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극복하시고 활발하게 일하는 신중년으로서, 일하는 미래를 꿈꾸는 청장년층에게 전하고 싶은 선생님의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정말로, 건강이 중요합니다. 아픈 순간 삶이 피폐해집니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고생과 마음 고통도 크죠. 질병은 마치 교통사고처럼 예상치 않게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늘 건강을 챙기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또 다른 하나는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아프고 보니 가장 초라한 모습을 끝까지 지켜주는 건 가족 뿐임을 느낍니다. 저도 그저 조금이라도 더 벌려 애쓰느라 가족들과 추억이 별로 없는 것이 지금은 많이 후회됩니다. 가족과 친한 인생을 사시길 바랍니다.   



시니어 일자리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인데요.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50+세대를 위한 좋은 일자리, 또 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요즘 공동체에 관심이 많습니다. 점점 삶의 형태와 방식이 다양해지는 현대사회에서는 서로 의지하고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를 주목합니다. 50+세대를 위한 공동체도 다양한데, 정부가 이러한 시니어 공동체의 자산화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령 전문성과 자격을 갖춘 시니어 공동체에 창업교육과 비용을 지급하는 지원사업을 운영한다면, 황혼 육아 공동체가 아이 돌봄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고, 시니어 독서모임이 실버 커뮤니티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50+공동체의 자산화를 통해 우리 세대가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사례가 많아진다면 시니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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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인턴십 이후 선생님의 계획과 커리어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건강하게 지내며, 사회공헌에 일조할 수 있는 곳에서 타인을 돕고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라면 인권 활동가가 되어 모든 인간의 권리가 존중받고, 인권이 지켜지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저 자신이 후천적 장애인이 되며 인권에 관해 관심이 생겼고, 현재 관련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열심히 배워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먼저 손 내밀고,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에 의미를 두며 여생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인터뷰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

인터뷰·            윤혜성

사진                      정지훈

 

 

50+인턴십 사업 ‘서울시투자출연기관인턴십’ 운영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 북부캠퍼스팀

 

 

*서울50+인턴십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글의 내용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50+(뉴딜)인턴십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기업에는 50+세대 전문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파트타임형과 풀타임형으로 운영되며, 2022년에는 7개 세부 사업에 300여 명의 50+인턴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사업소개(클릭) 

 

 

<연재순서>

 

① 스타트업 시니어 마케터로 일하며 디지털유목민 꿈꿔요. 

 인생 첫 수출업무아마존 입점까지 성공했어요.

 지역 커뮤니티에서 20대에 멈췄던 직장 생활 다시 해요.

 교육 받고 실전 연습하며 꿈꿔왔던 기자에 도전해요.

 일당백 상담사로 서울 생활의 행복 도우미 될래요.

 1+1 인생취약계층 주거 복지 지원하며 나눔을 실천해요.

⑦ 사무실에선 원더풀 현장에선 파워풀열일하는 중장년으로 삽니다.

 코리빙. 코워킹, 트렌디한 스타트업에서 젊게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