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 시간, 시니어를 위한 새로운 전문직
뜨거운 여름만큼 열정 넘쳤던 '그린홈컨설턴트(GHC) 양성과정' – 시니어 탄소중립 실천의 현장
글·사진 윤종환
강사, 자격시험 출제위원, 그리고 현장 멘토로 함께한 성장의 시간
2025년 8월 6일, 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에서 ‘그린홈컨설턴트(Green Home Consultant, GHC) 양성과정’ 종료와 함께 제1회 자격 수료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저는 제로에너지리모델링협동조합(이하 ‘제리협’) 소속 강사이자 멘토, 그리고 그린홈컨설턴트 자격시험 출제위원으로 참석했습니다. 첫 기수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후배 교육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그동안의 성장 과정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제게도 큰 의미였습니다.
기술 기반 녹색 일자리, 시니어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다
‘그린홈컨설턴트 양성과정’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주)힘펠, 제리협과 MOU를 맺고 공동 추진한 녹색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입니다. 본 과정은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실내 환경 개선 기술 교육을 통해 시니어가 다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2025년 4월부터 약 4개월간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전문 경력을 지닌 시니어 20명이 선발되어 참여했습니다. 저는 제리협 소속으로 ▲이론 강의 ▲실습 지도 ▲현장 활동 코칭 ▲자격시험 출제 및 운영까지 전 과정에 함께하였습니다.
탄소중립의 첫걸음을 함께한 교육과 멘토링
본 과정은 강의로 끝나는 교육이 아닙니다.
총 30시간에 이르는 탄소중립 이론 교육과 25시간의 실전형 인턴십으로 구성되었으며, 교육생들이 직접 가정에 방문해 공기순환열교환기장치 필터 교체, 실내 공기 질 진단, 에너지 절감 컨설팅 등을 직접 수행하였습니다.
단기간에 습득하기 어려운 기술임에도 교육생들의 집중력과 성실함은 놀라웠습니다. 특히 (주)힘펠 공장 견학과 제품 구조 이해 실습에서는, 시니어 교육생들이 현장 기술자 못지않은 열정으로 질문을 이어가며 메모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멘토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실습 현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던 장면입니다. 기술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생활환경에 깊이 공감하며 상담하는 모습은 ‘서비스’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었습니다.
땀이 옷을 적실 만큼 무더운 여름날, 협소한 공간에서 필터를 교체하고 진단을 마친 교육생에게 고객이 건넨 시원한 음료 한 잔은 그 자체로 보람의 상징이었습니다. 기술도, 배움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연결’이야말로 이 교육의 진짜 가치였습니다.
자격시험과 수료식, 뜨거운 여름을 뚫은 시니어의 진심
교육 마지막은 ‘그린홈컨설턴트’ 자격시험이었습니다.
출제위원으로서 저는 실제 교육 내용과 현장 경험을 충실히 반영한 문항을 준비했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시험 당일, 교육생들은 긴장과 설렘 속에서 그간 쌓아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그 결과, 총 11명의 시니어가 제1기 그린홈컨설턴트 자격을 취득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수료식 현장에 이들의 성취를 직접 축하하며, 저는 한 명의 강사이자 멘토로서도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일자리’ 그 이상의 가치 – 상호 성장과 기술 나눔의 플랫폼
‘그린홈컨설턴트 양성과정’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이 과정은 시니어에게 기술을 제공하는 동시에, 멘토링과 동료 학습을 기반으로 한 상호 성장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기술은 나눌 때 비로소 살아납니다.
시니어 세대가 가진 인생 경험은 기술과 결합할 때 더욱 큰 가치를 발휘합니다.”
시니어 간의 협업과 조언, 멘토-멘티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노노케어형 기술 커뮤니티’는 향후 서울형 시니어 일자리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녹색 전환 시대, 시니어 역할의 재정의
그린홈컨설턴트는 앞으로 실내 환경 개선, 에너지 진단, 환기 시스템 유지관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가능합니다. 특히 ‘가정 방문형 친환경 서비스’는 신뢰와 진정성이 중요한데 이는 시니어가 가진 연륜과 공감력이 강력한 경쟁력이 됩니다.
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가 기획한 이번 사업은 지속 가능한 기술 일자리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며, 전국 지자체와 민간 기관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우수 사례가 될 것입니다.
“지금도 배울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다!”
강사이자 멘토로서 가장 가슴 벅찼던 순간은, 한 수료생이 전한 이 한마디였습니다.
“나는 은퇴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다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제 나도 사회의 기술자가 된 것 같습니다.”
시니어는 변화의 주체로서 사회를 이끄는 주체입니다. ‘그린홈컨설턴트 양성과정’은 이를 실현하는 첫걸음이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여름, 저는 강의실과 실습 현장에서 진정한 열정을 보았습니다.
자격시험 출제위원이자 멘토로서 함께한 이 여정은 제게도 잊지 못할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제리협과 함께 시니어의 삶을 바꾸는 기술 기반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제1기 그린홈컨설턴트 수료생 여러분의 자격 취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