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낙상, 예방이 핵심!
'낙상 안전지도사'가 뜬다
글·사진 고영숙
어르신들의 삶을 지키는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낙상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어르신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노인실태조사 통계(2020)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7.2%가 지난 1년간 낙상을 경험했으며, 평균 낙상 횟수는 1.6회에 달한다. 이는 낙상이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며, 노인 낙상 예방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는 이에 대응해 낙상 사고를 줄이고 시니어에게는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낙상 안전지도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9일, ‘낙상 안전지도사 양성과정’ 5회차 강의가 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는 낙상 사고를 예방함으로써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시니어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작은 배움에서 시작된 시니어들의 ‘인생 전환’
이날 강의에는 ‘해피에이징’ 권경혁 대효가 강사로 나서 낙상 사고를 줄이기 위한 다섯 가지 지침을 체계적으로 전달했다. 특히 그는 근력 유지와 균형 감각 향상을 위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육 참여자들은 낙상 위험도를 평가하는 체크리스트 활용법도 함께 익혔다. 권 대표는 “점수가 7점 이하일 경우 전문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며 세심한 관리의 필요성을 짚었다.
이어진 시간에는 실제로 재가 방문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낙상 예방 운동 지도 방법을 배웠다. 참여자들은 지난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직접 운동 시연 영상을 촬영하고 공유하며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등 열정적으로 과정을 이수해 나갔다.
한 참여자는 “어르신이 넘어질 때 엉덩이가 먼저 떨어져 고관절이나 대퇴부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낙상 안전지도사가 되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맞춤형 근력 운동을 함께 진행하며 낙상 예방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교육을 통해 “그동안 내 건강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벅찼는데, 이젠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는 역할까지 하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아내의 권유로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는 낙상 안전지도사 양성과정을 수강하며 “단순한 체조가 아닌 근력 향상 운동의 원리와 지도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게 큰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에게 보다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낙상 예방, 지역사회 변화까지 이끈다
낙상 안전지도사 교육은 단순한 직무 훈련을 넘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권 대표는 "낙상 사고는 노인의 삶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지만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교육 수료 후에는 실제 어르신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낙상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예방 운동을 지도하는 인턴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은 성동구청 및 광진구청의 낙상 예방 용품 지원 사업과도 연계된다. 낙상 안전지도사들은 돌봄 대상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맞춤형 용품을 추천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낙상 안전지도사 양성과정은 서울 동부권역(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과 서부권역(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낙상 안전지도사, 시니어의 건강과 사회 가치를 함께 지키는 직업
낙상 안전지도사는 낙상 위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고, 일자리로서 사회적 역할을 이어갈 수 있는 전문직이다. 앞으로 이 제도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어, 더 많은 어르신들이 낙상에 대한 두려움 없이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작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