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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와 청춘이 함께 만든 탄소 없는 서울의 꿈

2025 서울 시니어 일자리 발굴 경진대회 특별상수상 이야기

 

 

·사진 윤종환

 

 

다른 목표를 세우거나 새로운 꿈을 꾸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

 

영국 작가 C.S. 루이스의 이 문장은, 그날 아침 선명한 울림과 함께 제 마음에 깊게 새겨졌습니다.

 

115,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는 늦가을 색이 더욱 짙어져 있었습니다.

차갑지만 맑은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오면서, 며칠 동안 부지런히 준비하느라 잊고 있던 긴장과 피로가 잠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그날은 바로, 시니어와 청년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일자리의 가능성을 세상에 보여주는 날이었습니다. ‘2025 서울 시니어 일자리 발굴 경진대회최종 발표와 심사가 열리는 날이었죠. 저뿐 아니라 우리 팀 모두에게,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세대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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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설렘이 교차한 하루

 

오전 팀별 워크숍에서 우리는 마지막으로 아이디어를 점검하고, ()엠와이소셜컴퍼니 김현지 부팀장님께 컨설팅받으며 발표 자료를 다듬었습니다점심시간에도 가을 햇살 대신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며 발표 준비에 몰두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330, 10개 팀의 발표 순서가 무작위 추첨으로 정해졌습니다.

우리 팀은 다섯 번째 순서. 발표 전, 대기석에 앉아 숨을 고르는 동안 오랜만에 느껴보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긴장감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그 긴장감은 어쩌면, 나이와 세대를 초월해 함께 만든 제안서를 세상 앞에 꺼내놓는 떨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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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와 청춘이 함께 만드는 에너지 낭비 없는 서울

 

우리 팀의 제안서 제목은 시니어와 청년이 함께 만드는 에너지 낭비 없는 서울.

서울시의 탄소 배출 중 약 68%가 건물에서 발생한다는 사실, 그리고 이 중 절반 가까이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 건물과 가정집에서 배출된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안했습니다.

 

서울시·서울시50플러스재단·서울에너지공사가 협력하여 시니어와 대학생이 함께 그린빌딩 컨설턴트(GBC, Green Building Consultant)’로 양성하는 모델.

 

소규모 건물의 에너지 진단, 열교환 환기시스템 점검, 실내 공기질(IAQ) 측정 등을 수행하는 서울형 탄소중립 일자리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니어는 경험과 전문성을, 청년은 디지털 분석력과 창의성을 더해 세대 간의 이상적인 융합을 이뤄냅니다. 두 세대가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며 만들어낸 제안서에는 기후 위기에 함께 대응하겠다는 진심과 앞으로의 세대를 위한 책임감이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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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변화

 

이 사업이 실현된다면 건물별 평균 10~15%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고, 개선된 실내 공기질은 시민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시니어에게는 전문직 재취업 기회,

청년에게는 현장 경험과 사회참여의 발판을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교육 현장실습 인증 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형 지속 가능한 일자리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과정이 서울의 탄소중립 미래를 만드는 장기적 토대가 되리라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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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찾아온 순간

 

드디어 발표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을 다해 이야기했습니다.

 

서울의 건물에서 새어 나가는 에너지를 막고, 시니어와 청년이 함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일자리를 만들자.”

 

발표가 끝나고 시상식이 이어졌습니다.

장려상, 우수상, 최우수상이 차례로 발표되었습니다.

남은 것은 대상(서울 시장상)’특별상(서울시립대 총장상)’.

 

순간, 우리는 두 손을 모은 채 사회자의 입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사회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특별상,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상 시너지 팀!”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한 순간이 지나고, 곧바로 팀원들의 얼굴에 안도와 기쁨이 번졌습니다. 함께했던 시립대 학생이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어요.”라고 말했을 때, 제 마음엔 뜨겁고 잔잔한 울림이 퍼졌습니다.

 

젊음과 함께 웃고, 배우고, 토론하고, 도전했던 일주일.

그 시간 자체가 이미 우리의 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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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사람들, 그리고 우리가 향해갈 내일

 

20명의 시니어와 20명의 대학생.

나이가 다르고, 생각이 달랐지만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서울형 일자리라는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서로의 경험과 청춘을 공유하며

다시 젊어진 기분이다.”

이제는 시니어가 청년에게 배우는 시대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갔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우리는 서로의 손을 꼭 잡으며 약속했습니다.

 

이 일자리를 꼭 현실로 만들자.”

 

가을의 석양 아래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다시 꿈꾸는 이유

이번 경진대회는 단순한 공모전이 아니라, 시니어가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라는 확신을 다시 주는 자리였습니다.

시니어의 경험과 청춘의 열정이 만날 때, 서울은 더 따뜻하고, 더 푸른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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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never too old to set another goal or to dream a new dream.”

(다른 목표를 세우거나 새로운 꿈을 꾸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이 말처럼,
시니어와 청춘이 함께 만든 이 작은 꿈이 머지않아 서울의 탄소중립 미래를 여는 큰 현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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