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담은 새로운 도전,
'시니어 바리스타'의 열정을 만나다
글·사진 김영문
“따뜻한 커피 한 잔 주세요.”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활력을, 또 누군가에게는 잠시 쉬어가는 위로가 되는 이 한마디.
그리고 여기, 정성껏 커피 한 잔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시니어 바리스타입니다.
은퇴 후 '이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서울시가 특별한 도전의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바로 ‘시니어 바리스타 인턴십’ 프로그램인데요. 서울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잡 챌린지의 일환입니다. 지난 8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송파구 배민 아카데미에서 진행된 이 교육은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꿈을 향한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낯선 커피 머신 앞, 진심을 담은 서툰 손길
이번 인턴십에는 총 28명의 예비 시니어 바리스타가 참여했습니다. 이미 커피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참가자부터 처음 용기 내어 도전하는 이들까지, 모두가 새로운 배움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품고 모였죠.
참가자들은 커피 품종과 산지, 최신 트렌드 등 이론 교육을 익히고, 이후에는 직접 커피 머신을 다루는 실습에 몰두했습니다. 묵직한 커피 머신 앞에 선 이들의 모습은 마치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이들처럼 진지했습니다.
70세의 한 참여자는 "관심 있는 분야여서 자격증도 있지만, 실제로 머신을 다룰 기회가 많지 않아 이번 인턴십이 뜻깊다"라며 웃음을 지었습니다. 실습할 기회를 얻게 되어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는 참여자의 서툰 손길 속에는 커피에 대한 진심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커피 훈련 전문가인 최용국 바리스타와 홍경미 바리스타가 진행했습니다. 훈련비는 모두 무료로 진행되어 참가자들의 부담을 덜었습니다.
커피 한 잔에 담긴 섬세한 과학
짧지만, 강렬했던 이틀 간의 교육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커피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커피가 가진 과학적 원리를 배우며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원두의 원산지와 로스팅 정도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배우고, 분쇄도와 물 온도, 추출 시간 등 작은 변수가 커피 맛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실습하며 체감했습니다.
특히, 세 가지의 다른 머신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시음하며 맛과 향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는 경험은 참가자들의 열정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열정적인 질문과 토론이 이어진 교육장 분위기는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참가자 중 커피 머신 다루는 연습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 이들은 배민 교육 홈페이지를 통해 실습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지원도 약속받았습니다.
시니어 바리스타가 가진 특별한 강점
시니어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드는 기술자를 넘어섭니다. 그들은 오랜 삶의 경험과 지혜에서 우러나오는 특별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 진정성 있는 소통: 풍부한 사회생활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고객과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눕니다.
◎ 책임감과 성실함: 맡은 바 업무를 꼼꼼하고 성실하게 수행해 카페 운영의 안정성을 높입니다. 매장 관리와 위생 등 꼼꼼함이 요구되는 업무에 특히 적합하죠.
◎ 위기 대처 능력: 다양한 인생 경험과 문제 상황을 겪어본 경험 덕분에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도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해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합니다.
이러한 장점은 카페 경쟁력을 높이는 큰 자산이 됩니다. 또한 이번 인턴십은 시니어에게는 현장 경험을, 자영업자에게는 숙련된 인력을 제공하는 'ESG 상생 모델'로서 의미가 깊습니다.
인턴십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지원
이번 인턴십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희망자에 한해 '시니어 바리스타 챌린저스 클럽'이 결성되어, 인턴십 종료 후에도 보수 교육과 집단 상담을 통해 카페 취업을 지속적으로 지원받습니다. 더불어 우수 시니어 바리스타 명단은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관련 기관에 적극적으로 홍보해 실질적인 일자리 연계로 이어집니다.
이로써 28명의 시니어 바리스타가 3개월간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만약 당신이 인생 N막에서 바리스타로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면, 도전을 망설이지 마세요.
당신의 풍부한 경험과 진심 어린 열정은 커피 한 잔에 담겨 세상 그 어떤 커피보다 깊고 특별한 맛을 낼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