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 챙기고, 자긍심도 높이고
시니어 전문셀러 ‘건강기능식품 양성과정’ 에 가다
글·사진 윤종환
지난 6월 26일(목), 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 2층 교육장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전문셀러 양성과정’ 제2회차 교육이 열렸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날씨에도 불구하고, 19명의 교육생 전원이 빠짐없이 참석하며 시니어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실감케 했다. 시원하고 쾌적하게 조성된 강의실 안은 학습에 몰입한 시니어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건강기능식품 전문 셀러’는 반복 업무에 머무르던 기존의 고령 일자리와는 궤를 달리한다. 연륜에서 비롯된 신뢰감,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공감력, 책임감 있는 태도 등 시니어 고유의 강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전문 직무로, 60세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일자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과정은 총 24시간의 전문 교육을 이수한 뒤, 3개월간의 현장 인턴십이 진행된다. 이후 취업을 희망하는 수강생들에게는 실질적인 일자리 연계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단기간의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실습→일자리 연계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체계가 인상적이었다.
"은퇴는 끝이 아닌 또 하나의 시작"
이번 교육에 참여한 김○○ 교육생은 풀무원에서 정년퇴직한 후 잠시 카페를 운영했다고 한다.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여전히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이번 과정에 도전하게 되었다.
“장사는 처음이라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번 교육을 들으면서 제품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고객 응대법을 배우니, ‘내가 다시 신뢰받는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이 생겼어요.”
그의 눈빛에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과 자긍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전문성과 실무를 겸비한 교육 설계
이번 과정을 총괄하는 ㈜플러스기획 김민희 실장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문 셀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교육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교육 내용은 교육 내용은 ▲제품의 성분과 효능에 대한 이해, ▲윤리적 판매 태도, ▲실제 고객 응대 사례, ▲법적 표현 기준 등 실무와 밀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수강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과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 곳곳에 시니어 특유의 강점을 녹여낸 점이 특징이다.
교육은 제품 지식뿐만 아니라 시니어 수강생들이 자신의 강점인 연륜과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김 실장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초고령 사회와 웰빙 트렌드가 맞물리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시장에서 시니어 셀러는 실제 구매 연령층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교육생들의 높은 몰입을 끌어낸 수업은 건강기능식품의 광고 표현과 관련된 법적 기준 강의였다. 고시형과 개별 인정형 원료의 차이, 성분별 기능성 기준, 허용·제한 표현 등을 배울 때 수강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광고에서 많이 듣던 표현들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표현이 허용되고 제한되는지를 이해하게 됐다“는 교육생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정보 제공자가 아닌 건강 파트너"
김 실장은 시니어 셀러의 역할을 한마디로 ”건강 파트너“라고 정의한다.
“건강기능식품은 고객의 건강과 직접 연결되는 민감한 상품입니다. 과장된 말보다 정확하고 책임감 있는 설명이 필요하죠. 고객은 정보를 얻고 싶을 뿐만 아니라 ‘내 건강을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을 원합니다.”
시니어 셀러야말로 경험과 나이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최고의 ‘건강 파트너’인 셈이다.
교육 후반에는 실제 현장 사례를 기반으로 한 상황별 응대 연습이 진행됐다. ‘이런 손님이 왔을 때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연습하는 방식은 수강생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학습 효과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니어 일자리, 이제는 ‘지속 가능한 전문직’으로
이번 과정을 지켜보며, 시니어 일자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피부로 느껴졌다. 기존 시니어 일자리는 단순 반복적이고 육체적인 업무에 머물렀던 한계를 지녔었다. 이제는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전문성 있는 직무, 한층 더 ‘질 높은 일자리’로 변화하고 있었다. 특히 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가 올해 초 신설된 이후, 실제 사회 변화 흐름에 발맞춘 직무 발굴과 체계적인 일자리 연계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과정의 의미는 더욱 크다.
비록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데 언제나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배움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닌 즐거움이 된다.
같은 시니어로서 ‘전문 셀러’라는 이름 아래 자긍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이 같은 직무가 앞으로도 계속 발굴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