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50플러스센터 ‘삶이 즐거워지는 근골격계 건강관리’ 강의 

 

50플러스 세대에 무엇보다 소중한 건강관리

생로병사. 인간으로 태어난 바에는 누구든 세월이 지남에 따라 늙어가고 병들어서 죽어갈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다. 불멸의 존재일 수가 없는 인간의 숙명을 나타내는 말이어서, 50플러스 세대에게는 약간 더 슬프게 들리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행복한 삶의 바탕에는 두말할 나위 없이 ‘건강’이 있어야 한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진다(Sound body, sound mind)’라는 유명한 경구에서도 몸의 건강이 먼저 나오지 않는가? 그만큼 건강이 모든 생활의 근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다’라는 평범한 상식조차 잊고 사는 것이 현대인의 삶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최근 질병에 의한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1위가 암, 2위 심장 질환, 3위 폐렴, 4위 뇌혈관 질환, 5위 당뇨병, 6위 알츠하이머병, 7위 간 질환, 8위 고혈압성 질환, 9위 패혈증 순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더라도 상태를 개선하거나 예방하는 데에 운동이 관련 있다는 것은 아마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것이다. 예를 들어 사망률 1위인 암에 걸린 경우에도 운동을 하게 되면 근력과 심폐기능이 강해지고 피로감을 줄일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의사들의 이야기다. 갈수록 시니어들이 염려가 늘어나고 있는 알츠하이머나 치매의 경우는 더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나도 잘 몰랐던 내 몸속의 근육과 뼈에 대한 이야기

운동이라고 한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인 근골격계 건강관리에 대하여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9월 21일 1일 강좌가 있다길래 참여해 보았다. 강사인 백영란 선생은 원래 간호사로 일하다가 지금은 국민연금공단의 노후준비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건강의 전도사답게 활기차고 멋진 목소리와 몸가짐으로 강의를 시작한다. 얼핏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10명의 여성 수강자와 3명의 남성 수강자들은 이내 강의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하긴 건강이 가장 절실한 나이인 만큼 백 강사의 강의를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가 너무도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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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의 ‘삶이 즐거워지는 근골격계 건강관리’ 강좌의 시작을 알리는 화면 / 스스로가 건강미 넘치는 간호사 출신 사회복지사인 백영란 강사의 자기소개 / 강의 주제인 근골격계의 기본 구성요소에 대해서 개념을 설명해주는 백영란 강사

 

강의는 우선 사람의 신체 구조를 근골격계라는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사람의 몸에는 206개의 뼈(骨)가 있어서 신체를 지탱하고 형태를 유지시키며 장기를 보호하는 틀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근육은 뼈와 연결되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달하여 사람이 움직일 수 있게 한다. 뼈 및 근육과 함께 사람 몸의 형태를 유지하고 움직이게 하는 부분으로 인대, 힘줄, 관절, 연골, 신경, 혈관 등이 연결되어 있다. 인대는 뼈와 뼈를 이어 주는 조직, 힘줄은 뼈와 근육을 이어 주는 조직, 관절은 뼈와 뼈가 닿는 부위, 연골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조직 등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알고 보면 더 서글픈 꼬부랑 할머니의 골다공증

이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근골격계 질환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골다공증에 관한 설명이 꽤 긴 시간 이루어졌다. 뼈세포(Normal bone matrix, Osteocyte)의 감소로 나타나는 골다공증은 특히 노인의 경우 골절로 이어질 경우 심각한 문제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의 원인은 첫 번째로 노화와 폐경, 둘째로 영양부족, 셋째로 생활 습관, 넷째로 유전, 그리고 다섯째로 당뇨병 같은 질병 순으로 꼽을 수 있다. 예로부터 ‘꼬부랑 할머니’를 예로 드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의학적 병명은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압박골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꼬부랑 ‘할아버지’보다 ‘할머니’가 더 많은 이유는 골다공증의 가장 큰 원인이 노화와 폐경으로 여성에게 호르몬(에스트로겐)이 급속히 감소하면서 뼈세포를 보호하는 성분이 줄어들어 골밀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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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다공증의 정의와 일반적인 증상에 대하여 설명하는 중 / 골밀도가 40세 이후 여성의 폐경기에 큰 차이로 급속히 감소하는 현상을 잘 보여주는 그래프 / 골다공증에 좋은 음식 중 대표적인 브로콜리에 대하여 설명하는 백영란 강사

 

따라서 특히 여성들은 폐경기보다 훨씬 이전인 20~30대부터 골밀도를 최대한 높여 놓는 것이 중요하며, 그래야만 중년 이후의 신체 변화에 따른 골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남녀에 관계없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칼슘과 단백질의 섭취와 비타민 D의 유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칼슘은 약으로 섭취하면 흡수율이 20% 정도이지만 음식으로 섭취하면 80% 정도로 월등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비타민 D는 많이 알려진 것처럼 햇볕을 쬐면 자연 생성되지만, 과다한 자외선 노출은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브로콜리나 햇볕에 말린 표고버섯, 생선기름, 계란 등의 식품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퇴행성 관절염

근골격계 질환의 흔한 종류인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퇴행성 관절염은 말 그대로 연골이 닳아서 뼈끼리 직접 닿아 통증과 함께 관절에 변형이 생기는 질병이다. 보건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 이상의 인구 중 약 40%가 퇴행성 관절염 증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흔한 질병인데 나이가 들어 무릎이 아프면 당연한 줄로 알고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질병율이 점점 더 높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산악지형이 국토의 67%를 차지하고, 도시 가까이 산이 많은 까닭에 등산 인구가 유난히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중년 이후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질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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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몸 가운데 가장 무게를 많이 받는 부위 무릎 /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 과정을 보여주는 개념도 / 퇴행성 관절염 예방 운동 전 스트레치 동작을 따라 하는 수강생들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나쁜 자세를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무릎을 130도 이상 구부리면서 하는 모든 동작은 관절에 악영향을 미치는 동작이니 평소에 조심하여야 한다. 물론 관절과 근육이 싱싱한 젊었을 때야 무거운 중량을 들고서 하는 스쿼트 같은 운동도 좋지만, 중년 이후에는 관절의 손상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과격한 운동이나 유전(가족력), 비만, 사고로 인한 외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되는 원인의 90%는 나쁜 자세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퇴행성 관절염은 생활 습관의 개선과 평소 자세의 교정에만 일찍부터 신경을 써도 꽤 예방된다는 점이 다행이다. 여기에 더하여 적절한 하체(허벅지)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하고, 산행 등 필요한 경우에는 남 눈치 보지 말고 지팡이를 사용하여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도 유용한 예방책이다. 건강보조제로는 한때 글루코사민류가 유행했었으나, 지금은 효능 및 부작용 면에서 문제가 있어서 거의 퇴출되었다고 한다.

 

강의는 심각했지만 운동은 역시 즐거워

두 시간으로 예정된 강의 중 이론적인 부분이 끝나고, 이제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평소에 하기 쉬운 운동을 따라 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날 주된 내용 중 골다공증으로 인한 질환은 예방 운동의 의미가 적으므로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 또는 완화하기 위한 운동이 진행되었다. 백영란 강사의 시범에 따라 우선 전체적인 스트레칭 운동을 하고 나서 ‘무릎강화운동’을 지도받았다. 사람의 신체 중 가장 하중을 많이 받는 부위가 무릎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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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운동의 첫 번째–무릎 손으로 짚고 좌우로 중심이동 하기 / 무릎 운동의 두 번째–손으로 발끝을 잡고 몸 뒤로 들어 올리기 / 무릎 운동의 세 번째–무릎 손으로 잡고 최대한 앞으로 들어 올리기 / 무릎 운동의 네 번째–앉아서 발을 모으고 무릎을 붙인 채 들어 올리기

 

우선 몸 전체의 스트레칭을 위해서는 두 발로 서서 양손을 이용하여 목이나 어깨, 허리 등 관절 부위에 저항운동(서로 반대 방향으로 힘을 주어 스트레칭 효과를 높이는 방법) 위주로 몸을 풀었다. 기자로서도 꽤 진땀이 나는 스트레칭 동작을 한참 하고 난 다음에 본격적인 무릎강화운동이 이어졌다. 첫 번째는 다리를 기마자세보다 약간 더 벌려 선 상태에서 손으로 무릎을 짚고 좌우로 중심을 이동하는 동작이다. 두 번째는 다리의 뒷근육(종아리와 햄스트링)을 강화하기 위한 동작인데, 서서 다리를 뒤로 차올리는 듯한 동작이다.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의 동작을 상상해 보라) 일부 수강자는 바로 쥐가 난다고 할 정도로 평소에는 잘 취하지 않는 동작이다. 세 번째 동작은 두 번째와 반대로 다리를 앞으로 가슴까지 올리는 동작인데, 역시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두 번째 동작보다는 수월하다. 네 번째 동작은 의자에 앉아서 두 다리 모아서 함께 들어 올리는 운동이다. 앉아서 하니까 무릎에 부담은 덜하지만, 반복하려면 허벅지 앞쪽 근육이 꽤 힘이 드는 동작이다.

 

백영란 강사는 무릎강화운동이 끝나고 나서 짧은 시간이나마 허리 건강에 대해서도 중요한 사항들을 가르쳐 주었다. 슬라이드를 보고 백 강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가 상식으로 알았던 건강에 관한 정보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음을 발견했다. 요가나 필라테스 등에서 흔히 기본동작으로 여기는 허리 동작이 중년 이후 허리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매우 역효과가 있음을 알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백영란 강사가 마지막으로 건강한 허리를 위한 맥켄지 신전(Mckenzie extension exercise)을 소개하고 시범을 보인 후에 강의는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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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몸의 중심축인 척추에 대해서 강의하는 백 강사 / 허리 건강의 지름길인 올바른 자세의 모범, 국민요정 김연아 선수가 모델이란다. / 대표적 허리 운동인 맥켄지 신전의 시범을 보이는 백영란 강사

 

이제부터라도 무릎과 허리 관리 제대로 해봅시다!

솔직히 ‘국민연금이 노령연금을 잘 지급하기 위해서 자산운용과 투자나 잘할 것이지…’하면서 참가했던 건강 강좌였다. 그런데 비록 두 시간의 짧은 강좌였지만 시니어들의 건강에 꼭 필요한 내용을 핵심적으로 짚어 주는 강좌였다. 물론 온갖 미디어에서도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넘쳐 나는 시대지만, 내 자신이 직접 참여하여 효과적인 운동 방법까지 배우고 나니 좀 더 건강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간이었다.

 

 

50+시민기자단 박동원 기자 (parkdongwon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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