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킥(kick)!
나이 듦의 결을 따라, 감각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익숙한 삶에 우아한 변주를 더할 시간, 지금 당신만의 인생 킥을 시작하세요.
중년에 시작하는 골프,
또 하나의 인생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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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골프를 시작하는 이유와 첫걸음의 고민
중년에 들어서면 새로운 취미를 찾거나 건강을 위해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골프는 신체 활동과 사교적 만남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매력적인 스포츠다. 레슨을 시작할 때 “골프를 배우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지면, 대개 ‘주변 권유’, ‘우연히 골프채를 얻게 되어서’, ‘남들이 하니까’ 같은 답이 많다. 꼭 본인의 강한 의지가 아니더라도, 막상 배우기로 마음을 먹으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게 현실이다.
특히 골프는 처음 입문할 때 준비해야 할 게 많은 스포츠이다. 계절에 맞는 의상과 골프화, 모자, 장갑 같은 기본 장비뿐 아니라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퍼터 등 다양한 클럽도 갖추어야 한다. 더불어 어떤 곳에서, 누구에게 배워야 할지도 결정해야 하니, 시작 전부터 헷갈리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외국어 공부’처럼 접근하기
안 해본 길을 처음 나서는 일은 늘 막막하면서도 한편으론 설레는 법이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장비나 규칙부터 낯설고, 스윙 하나에도 어색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외국어 공부가 그렇듯, 자꾸 부딪히고 경험해봐야 조금씩 익숙해지고 자신감이 붙는다.
골프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운동이다. 몇 달 공부한 외국어로 외국인 앞에서 버벅거리듯, 골프도 기본기와 기초를 제대로 익히고 재미를 느끼기까지는 꾸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기초를 바르게 배우는 것, 그리고 일정 기간 인내심을 가지고 즐겁게 이어가는 것이다.
운동에 문외한인 중장년이라도 주저할 필요는 없다. 골프는 중장년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스포츠이기에, 함께 즐길 또래는 주변에 충분히 있다. 배우는 과정 속에서 인맥도 넓히고, 작은 성취가 쌓여서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결국 골프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골프는 나이에 제한이 없다
최근 무더위 속 라운드에서 만난 한 동반자는 무려 80세를 훌쩍 넘긴 분이었다. 처음엔 혹시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는 누구보다 즐겁고 여유 있게 끝까지 라운드를 마쳤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리듬으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에서, 골프가 왜 ‘평생 스포츠’라 불리는지 자연스레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80대, 90대 골퍼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신체적 제약이 있는 이들조차 다양한 보조 기구나 카트를 활용해 코스를 누비며 자신만의 플레이를 이어간다. 이는 골프가 단순히 점수를 겨루는 경기라기보다, 건강을 지키고 삶의 활력을 더하는 생활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결국 골프는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은 스포츠이자, 세대를 넘어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다.

◎무리 없는 스윙이 답이다
초보자들 중 일부는 2~3개월 만에 포기한다. 연습장에서 익힌 샷이 필드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아 실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과정을 견디고 나면 골프의 진짜 즐거움이 열린다. 코스에서 마주하는 계절의 풍경, 탁 트인 공간에서의 대화는 바쁘게 살아온 삶에 주는 또 하나의 보상이다.
특히 중년에게는 프로 선수처럼 큰 동작을 따라 하기보다, 체력에 맞는 ‘이지 스윙(Easy Swing)’이 효과적이다. 백스윙을 과도하게 올리기보다 몸의 균형과 무게 중심 이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불필요한 부상을 막으면서도 안정적인 스윙을 구사할 수 있다.
◎‘보기 플레이어’, 골프 재미의 출발선
골프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려면 최소한 ‘보기 플레이어’ 수준은 되어야 한다. 보기 플레이어란, 한 홀에서 평균적으로 ‘보기(파보다 한 타 더 치는 것)’ 정도의 실력을 가진 아마추어 골퍼를 뜻한다.
숫자로 보면, 18홀 라운드를 돌았을 때 대략 90타 전후를 기록하는 수준이다. 프로처럼 완벽한 샷을 치지는 못해도, 큰 실수 없이 코스를 돌며 나름대로 전략을 세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단계다. 단순히 공을 맞히는 데 급급한 ‘초보 단계’를 지나, 샷과 샷 사이에서 여유를 가지고 경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보기 플레이어는 운전면허를 따고 나서 혼자 도로에 나가 무난하게 운전할 수 있는 단계와 비슷하다. 아직 베테랑 운전자는 아니지만, 길에서 헤매거나 사고를 낼 정도는 아니고, 스스로의 리듬을 가지고 운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보기 플레이어가 되면, 공 치는 데 급급하지 않고 골프의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이 수준에 올라서야 비로소 골프가 단순한 공 맞히기 게임이 아닌, 전략과 집중력, 자신만의 스타일이 어우러진 스포츠로 다가온다. 특히 중년에게 이 과정은 단순한 기술 향상을 넘어, 자기 관리와 인내심을 기르는 시간이 된다. 하루아침에 실력이 오르지 않더라도,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누구든 충분히 ‘보기 플레이어’에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때부터 비로소 골프의 깊은 매력과 즐거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잊지 말아야 할 마지막 한 가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골프 에티켓이다. 경기 중의 매너와 동반자를 향한 배려, 기본적인 규칙의 준수는 멋진 스윙이나 좋은 스코어만큼이나 중요하다. 특히 골프는 혼자가 아닌 동반자와 함께 즐기는 스포츠이기에, 작은 행동 하나가 전체 라운드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샷 순서를 존중하는 일, 동반자가 퍼팅할 때 조용히 기다려주는 태도, 그린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습관은 기본이지만, 그 기본이 골프를 더욱 품격 있는 스포츠로 만든다.
중년에 즐기는 골프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킬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늘어나지만 무엇보다 에티켓과 예절을 지킬 때,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인생의 또 다른 배움터이자 평생의 취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