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초조함이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사회적 존재감을 찾고 싶다면 서로 어울려 정보를 얻을 기회를 살펴야 한다

일이란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한 활동’이란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즉, 일이란 사람이 할 수 있는 경제적 혹은 생계를 위한 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는 중년에게 일이란 경제적인 의미 못지않은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여름의 끝자락에 영등포50플러스센터 배움실에서 ‘50+세대와 일자리’란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정진화 컨설턴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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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50+세대와 일자리’라는 주제로 강의 중인 정진화 컨설턴트

 

50+컨설턴트는 생애 설계에 관한 상담사 역할을 해주는 분으로 소개받았는데 직접 강의를 진행하시네요.

-네, 기자님 말씀처럼 컨설턴트는 삶의 전환을 고민하는 내담자에게 생애 설계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고민을 상담하는 일을 합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신청한 내담자와 만나 1:1 상담을 진행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집단 프로그램’으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강의 내용에 중년의 일자리에는 비경제적 의미가 크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모두가 생각하듯 일은 경제적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중장년에게 일이란 경제적 목적 못지않은 큰 의미가 있는데 바로 심리적 안정감입니다. 50+세대 중에는 일과 직장을 동일시하고, 퇴직 후에 일이 없는 상태를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곧 초조함과 활동성 저하로 연결되어 생활에 부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일에 대한 경제적 의미는 조금 뒤로 미루고, 일 또한 여러 활동 중 하나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일자리에 대한 집착보다 활동성을 우선하라는 말로 이해해도 될까요?

-네, 맞습니다. 중년에게 일자리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50+세대 중에는 퇴직 후에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초조함으로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위한 노력도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가벼운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컨설턴트들은 ‘일을 찾기 위한 활동도 일’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또한, 새로운 인생 2막을 설계를 위해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주문하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경제적 이익은 작지만, 보람도 얻고 활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일자리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개인 경력에 부족한 일이라도, 다음을 준비하기 위한 징검다리 정도라 생각한다면 뜻밖의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에 대한 관점을 넓혀 사회 공헌 활동이나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보람 일자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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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화(64) 컨설턴트는 KBS 한국방송공사에서 근무하였으며, 퇴직 후 대한장애인체육회 자문위원과 청년 대상 영 플랫폼의 온라인 멘토링 활동 등을 통해 사회봉사를 실현하고 있다.

 

50+세대 중에는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분들은 일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생계형 일자리가 필요하신 분들은 더욱 다양한 방향에서 구직 활동을 시도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도 건강이 허락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하셔야 합니다.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중년에게 일은 심리적 안정감에 바탕이 됩니다. 이는 생계형 일자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통한 안정감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절박함이 묻어나는 구직 활동을 펼치셔야 합니다.

 

50+컨설턴트 활동 중에 느끼시는 보람이나 건의 사항이 있을까요?

-저는 올해 처음 서울시50플러스재단 컨설턴트로 선발되어 활동 중입니다. 처음 컨설턴트를 시작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많은 질문과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나의 상담이 내담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가늠하기 힘들었고,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도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담을 거듭해가며 내담자는 특별한 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상대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부터 내담자를 동년배 친구로 생각하며 공감대를 찾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합니다. 이제는 내담자가 편안하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자긍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컨설턴트 일을 하며 특별한 불편은 없지만, 재단이나 서울시에는 보람 일자리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준비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현장에서 보람 일자리를 소개하다 보면 50+세대의 호응과 관심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제도로 평가받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50+세대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특화된 일자리가 적극적으로 개발되었으면 합니다.

 

“50+컨설턴트의 임무는 내담자의 마음으로 고민을 들어주고 위안을 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다 보면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를 통해 감정과 시각, 그리고 생각 등이 풍부해지는 것 같아 좋다”라는 정진화 컨설턴트는 “이 일은 내 삶의 기쁨”이란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50+시민기자단 홍현기 기자 (mrok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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