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OO 챌린지’라는 단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수많은 챌린지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났던 건, 루게릭병 환우를 돕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가 시작이었다.

글. 김준영

선한 영향력을 목적으로 시작

지코 아무노래 챌린지, 사진 출처: KOZ 엔터테인먼트

챌린지(challenge)는 ‘도전’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도전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해내는 사람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다. 그런데 도전이라는 의미를 가진 챌린지가 언젠가부터 일종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 상에서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챌린지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특히 유명인이나 대기업, 관공서 등도 챌린지를 활용해 소신을 알리거나 사업과 연계시키면서 유행처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코 ‘아무노래 챌린지’, 틱톡 ‘해시태그 챌린지’, 네이버 ‘오늘일기 챌린지’, 김원중 ‘어디갈래 챌린지’ 등의 챌린지가 바로 그 예다.

루게릭병 환우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를 활성화하고자 시작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머리에 얼음물을 뒤집어쓴 다음 똑같은 행동을 할 대상을 지목한다. 지목을 받은 사람은 24시간 안에 도전을 수용해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미국 ALS에 기부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사회 각층의 유명 인사나 연예인, 시민 등이 참여했으며, 얼음물을 뒤집어쓰더라도 돈을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박보검 아이스버킷 챌린지, 사진 출처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유튜브

덕분에 챌린지, 그리고 공인의 자세

챌린지는 미닝아웃(가치소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발전해왔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나 세월호 사태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을 우리는 함께 공감하며 SNS에 게시했다.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표현하며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분 좋은 챌린지가 우리 사회에 희망찬 모습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챌린지 열풍은 그저 재미로만 활용되면서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곤 한다. 코로나19로 지친 의료진의 노력을 기리는 일환으로 ‘덕분에 챌린지’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온 국민의 마음에 검은 먹구름을 가득 채웠다. 우리는 의료진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담아 메시지를 남겼다. 국민들의 참여는 말할 것도 없고 연예인들의 참여도 많았다. 하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건도 있었다.

이효리는 자신의 SNS에 후배 가수 윤아와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서 열창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개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지도 않았다. 방역당국이 유흥주점이나 노래방을 고위험시설군으로 분류한 날이었다. 팬들은 이 모습을 보고 그들을 지적했고 생각이 짧았다는 비판까지 피할 수 없었다. 이효리는와 윤아는 이후 팬들에게 사과의 글을 SNS에 공개했다.

위험한 챌린지는 이제 그만

더욱 큰 문제는 위험한 챌린지가 청소년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변기를 핥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코로나19 챌린지’라 이름 붙였다. 이런 행동을 해도 자신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영상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참가자들은 이보다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기 위해 마트 진열대나 문고리를 핥았다. 미국정부에서는 이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행위라 간주하고 기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틱톡은 커뮤니티 가이드 위반으로 여기고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SALTANDICE CHALLENGE, 사진 출처 : @jess_sea_gull

영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소금과 얼음 챌린지’라는 위험한 챌린지가 유행이다. 손등과 팔같은 부위에 얼음과 소금을 올려 놓는 행위다. 얼음에 소금을 뿌리면 어는점이 –17도까지 떨어진다는 화학적인 원리를 이용한 것. 하지만 이대로 계속 피부에 얼음을 올려두면 피부 조직이 괴사할 수도 있고 심하면 2도 화상을 입기도 한다. 게다가 가방을 던져 친구를 때리는 ‘학교가방 챌린지’도 퍼지고 있어 논란이 크다.

챌린지는 SNS를 통해서 급격히 전파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소신보다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챌린지를 하는 이들도 많다. SNS에 사진 한 장을 올리기 위해 의미도 모르고 챌린지를 따라하는 상황인 것이다. 챌린지를 시작했을 때의 처음 의도처럼, 선한 영향력을 주고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아진다면 그 도전을 응원하겠지만, 의미도 없고 타인의 눈살만 찌푸리게 하는 행위라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