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님,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여기서 상무는 식품회사 퇴직 시 그의 직함이다. ‘사회적 기업 대상으로 SE프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난 번 연락 때는 중소 식품회사에서 자문활동 중이었는데 현재는 계약기간이 끝났다고 한다. 그는 필자와 같은 N잡러로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매번 연락 할 때마다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사회적 경제에서 일거리 찾기를 주제로 칼럼을 쓰려하니 맨 먼저 떠오르는 사례가 이것이다. 직업 상담사로서 일거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데도 SE프로라는 일을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직업에 대해 요즘 새삼 새롭게 느끼는 것은 최근 우리 주변에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일거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기존 사고방식으로 일자리를 찾다 보면 경쟁이 심한 기존 일만 보이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새롭게 탄생하는 일들을 못보게 된다는 점이다. 필자는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제도를 2017년 가을 우연히 알고 별 희한한 교수 자리도 있구나 싶었는 데 당시 동 교수제도는 2012년에 도입되어 5년이나 경과된 때였다. 그런데 요즘 만난 지인들은 아직도 이런 제도가 있는지 대부분 모르고 있다.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 경제부문에도 이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일거리가 있다고 생각되어 이번 칼럼의 주제를 사회적 경제에서 내 일거리 찾기로 하였다.

 

 

필자와 사회적 경제와의 인연은 2010년 퇴직 전 직장에서 사회공헌 활동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였다. 업무상 유관 분야라고 해서 사회적 경제 전국네트워크의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하여 들었던 ‘사회적 경제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얘기를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퇴직 후 중소기업 컨설팅 업무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18년 사회적 경제부문에서 일하는 컨설턴트를 만나 8년전 처음 접했던 사회적 경제에 대한 기억이 새롭게 났다. 이를 계기로 협동조합에 대한 전문가 과정을 두개나 이수하고 협동조합 코디네이터로서 다시 사회적 경제 부문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아직 다른 중소 기업 부문의 컨설팅 활동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사회적 경제부문에 할애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경제의 의의를 생각하며 이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가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목적과 민주적 원리를 가진 호혜적 경제활동조직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사회적 목적이란 일자리 문제, 취약계층 문제, 환경문제, 고령화문제, 양극화문제, 빈곤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첫번째로 일자리 문제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퇴직 신중년들에게 일자리와 관련하여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분야가 사회적 경제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회적 경제 조직과 일거리 기회

우리나라에는 현행법상으로 사회적 경제에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이 있다. 먼저 사회적 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기업 육성법에서는 취약계층에게 사회적 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할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은 기관으로 정의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다. 먼저 설립전 교육으로 사회적기업진흥원과 중간 지원조직 등을 통해 사회적 기업 기본과정, 비즈니스모델, 기업가 정신 등에 대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별로 위와 유사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 50플러스 재단에서도 사회적 기업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창업 시에는 창업 공간, 창업자금지원, 멘토링 등 다양한 지원 제도가 있으며 소셜벤처 경영대회를 개최하여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회적 기업 모델 발굴 및 창업 저변 확대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사회적기업인증을 받으려면 유급 근로자 채용, 사회적 목적 실현등 일곱 가지 정도의 인증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사회적 목적 실현, 영업 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 등을 하는 기업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육성하기 위해 중앙행정기관의장 또는 자치단체장의 지정한 기업으로 예비사회적기업도 있다.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한 사회적기업의 유형으로는 일자리 제공형, 서비스제공형, 혼합형, 지역사회공헌형 등이 있다.

 

 

한편, 협동조합은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일반협동조합과 사회적 협동조합제도가 있다. 일반 협동조합은 5인 이상의 발기인 조합원이 모여 시 도지사에게 신고 및 설립 등기를 거쳐 설립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으로서 5인 이상의 발기인이 모여 중앙부처의 장에게 신고 및 설립 등기를 거쳐 설립한다.

 

마을 기업은 지역주민이 각종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공동체 이익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설립 운영하는 마을 단위 기업이다. 한편 자활기업은 근로능력자의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하면서 근로역량  배양 및 일자리 제공 등을 통한 탈 빈곤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위에서 살펴 본 사회적 경제 조직들의 공통점은 고용문제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사회적 가치제고에 관심을 가진 신중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나 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하겠다.

 

먼저 사회적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직접 사회적기업을 설립 운영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을 전체 직원 중 50%이상으로 하여야하며, 혼합형의 경우에는 취약계층의 비율이 30%이상이어야 한다. 기타 사회적 기업의 구성원으로 참여 하여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또한 위 사례에서 본 SE프로 이외에 컨설턴트, 프로보노 등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SE프로는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만50세 이상 퇴직 시니어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위촉한 자이다. 이들은 경영 멘토링, SE프로 인턴십으로 활동한다. 코디네이터는  위 진흥원 및 사회적 경제 유관기관에서 프로보노 활동 지원, SE프로지원사업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의 활동을 한다. 프로보노는 자신의 전문성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전문가로서 이들은 사회적 경제기업 등이 당면하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한편 이들 프로보노 등의 선정 과정 등에 대해서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선정 공고에 따라 지원하고 관련 교육 과정등을 이수하면 된다.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직접적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본인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5인 이상을 모아 조합을 설립하면 된다. 설립 이후 회원 확대를 통해 회원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노동자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직원이 되는 조직으로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며,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많은 일거리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독거노인 도시락배달 협동조합은 생산, 소비, 직원고용, 자원 봉사, 후원 등의 활동과 연계하여 다양한 일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경우에도 컨설턴트, 코디네이터, 교육 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일거리가 있다. 컨설턴트 등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소상공인 협업아카데미를 통해 연초에 모집하고 있다.

 

마을 기업은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마을 축제, 마을 카페, 마을 미디어, 공동 육아, 마을 생협 등과 연대 제휴를 통해 다양한 일자리 창출 기회를 만들고 있다.

 

자활기업의 경우에도 자활 주거 복지 사업, 자활 재활용사업, 자활 영농사업, 산모 신생아 도우미 지원사업, 노인 돌봄 사업, 가사간병서비스사업,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지원사업 등 사회서비스 사업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나 일거리를 만들 수 있다.

아무쪼록 사회 문제 해소에 관심 있는 신중년 베이비 부머들은 사회적 경제 활동을 통해 본인의 일자리를 만들고 많은 일거리도 창출할 수 있으니 적극 도전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