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와인에 취하다:
60대 시니어가 와인으로 만든 두 번째 커리어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단풍이 한창 물들던 어느 오후, 기자는 특별한 한 분을 만났습니다. 바로 인생의 다음 장을 과감하게 연 윤O필 선생님(60대). 그는 익숙한 경력을 뒤로하고 최근 ‘와인 전문셀러 양성과정’을 수료해 실제 매장에서 인턴십을 성공적으로 마친 ‘현장의 베테랑’입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새로운 분야에서도 다시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제2의 인생이 더 깊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잔의 와인 같았습니다.
지금 들려드릴 이야기는 인생을 새롭게 설계하는 시니어 동료에게 따뜻한 영감과 실질적인 용기를 줄 것입니다.
1장. 늦깎이 재취업, 50플러스에서 찾은 새로운 길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와인 전문셀러 양성과정'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60대이고, 이전에는 회사에서 관리·총괄 업무를 주로 맡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은퇴하고 재활 끝에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죠. 하지만 시니어에게 일자리 찾기는 생각보다 높은 장벽이었습니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은 어렵고, 그동안의 전문 분야는 시대 흐름과 다소 멀어져 있었죠. 새로운 분야는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중 50플러스재단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교육과 자기분석 과정을 통해 “내가 또 한 번 오래도록 일할 수 있는 전문 분야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싹텄다고 한다.
“그때 우연히 ‘와인 전문셀러 양성과정’ 공고를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교육 기간도 매우 길고, 끝나면 인턴십까지 보장해 실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죠.”
그는 이 과정을 ‘기업-지자체-시니어’ 모두가 윈윈하는 완벽한 설계라고 표현했습니다.
인력 확보가 필요한 기업
중장년 취업률 확보가 필요한 지자체
전문 분야를 찾는 시니어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기획.
2장. 편견을 깨고, 혀를 열다: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와인 지식
Q. 와인에 대해 새롭게 배우거나 흥미로웠던 부분이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던 건 미국 와인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산 피노누아 제품군에 관한 생각이 바뀌었죠. 가성비가 매우 좋고, 맛도 훌륭해서 현장에서 고객에게 자신 있게 추천했습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Q. 교육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연결되었나요? 특히 도움이 되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교육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된 것은 시음 훈련이었습니다. 맛을 표현하는 언어, 향을 해석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알려주신 것이 실제 현장에서 고객 응대 시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그는 특히 ‘음식과의 페어링’ 수업을 강하게 기억했다.
“와인은 결국 음식과 함께하잖아요. 그래서 ‘한식과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하는 감각을 배우는 게 엄청나게 도움이 됐습니다. 실제로 매장에서 ‘이 와인은 제육볶음과 잘 어울립니다’라고 추천하면 고객들이 무척 흥미로워하더군요. 그때, ‘아, 배운 게 현장에서 바로 쓰이는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3장. 고객의 '진짜 의도'를 읽는 일: 전문셀러가 되어가는 순간들
Q. 인턴십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역할로 참여하셨나요?
“고객 응대를 기본으로, 진열 및 재고 관리, 명절이나 온라인 판매 제품 포장 및 발송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특히 초창기에는 시음회를 주로 진행했는데, 운전하는 고객도 많아서 시음량을 잘 조절하는 노하우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매니저님의 응대 모습을 옆에서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인턴 과정이 본인의 진로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현장 업무가 누적되면서 상황을 보는 눈이 생겼고, 고객을 응대하는 데 있어 두려움이 많이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추천해 드린 와인을 다시 찾아와 ‘추천해 주신 와인 정말 좋았어요’라고 말해주실 때… 그때 느끼는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자연스럽게 와인을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스스로 공부하게 되고, 손님의 요청 사항에도 더 귀 기울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다른 사람 말을 잘 안 들었다며 웃으며 털어놓았습니다.
“과거에 남의 말을 잘 안 들었던 사람이라고 반성했는데, 타인의 말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기회를 만난 것 같습니다. 와인을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면서, 인턴 기간이 짧아 아쉽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4장. 와인 이상의 가치를 찾아서
Q.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와인 공부는 꾸준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평소 관심 있었던 위스키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고, 운이 닿는다면 관련 분야 창업까지도 생각하고 있어요. 차후 기회가 된다면 더 교육받거나 지원받아 관련 활동을 해보고 싶은 희망이 있습니다.”
Q. 이 과정을 고민하는 다른 시니어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는 와인 맛을 제대로 느껴본 적 없는 완전 초보였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와인의 세계를 ‘알아듣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와인에 대한 시선도, 맛을 느끼는 방식도 성장하고 있어 매일이 즐겁습니다.”
그는 와인셀러 과정을 ‘현장을 기반으로 한 실전형 교육’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와인셀러 과정은 소믈리에 기본 지식부터 실제 매장 운영까지 다루는 정말 알찬 과정입니다. 현장과 와인을 자꾸 접하고 맛보면서 훈련 과정에서 배웠던 표현과 기법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생겨납니다. 교육도, 인턴 과정도 재밌습니다. 시니어에게 잘 어울리는 전문 과정 중 하나로, 차후 진로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는 시니어 동료분들께 이 과정을 주저 없이 추천하고 싶습니다!”
마무리하며
윤O필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전문셀러’라는 직업이 그저 와인을 파는 일을 넘어 사람에게 맞는 경험을 제안하는 일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과거 경력에서 쌓은 ‘소통, 공감, 배려’의 태도를 와인 전문셀러 업무에 그대로 녹여내고 계셨습니다.
“손님에게 꼭 맞는 와인을 찾는 일은 외식보다 더 따뜻한, 어머니의 밥상 같은 마음으로 하는 일입니다.”
선생의 말씀처럼 진심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와인을 추천하는 '전문가의 보람'이야말로 시니어 재취업의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입니다.
서울시니어일자리지원센터는 윤O필선생님과 같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모든 시니어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