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펜으로 그리는 ‘나’만의 그림일기>

학교 다닐 때, 누구나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미술시간, 음악시간, 체육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예체능 전공자 외에는 입시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지 않는 지금은 어떨까? 운동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고, 음악 듣는 건 자연스러운 일상이고, 돈 내고 갤러리에 가서 그림 감상을 하며 힐링한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창 시절에는 관심 없던 것을 이제는 스스로 찾는다. 그리고 미술, 음악, 체육을 잘하고 싶어 하는 게 로망이다.

 

사실 운동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하지만 미술과 음악은 타고난 재주가 없다면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 생각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여겨왔던 방송인 전현무가 자신만의 화풍으로 최근 들어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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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방송인 전현무 그림. ⓒ 전현무 인스타그램 

그뿐만 아니다. ‘펜드로잉’이 몇 년 전부터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왜? 펜드로잉은 선만 그을 수 있다면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트렌드는 5060세대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진행하는 여러 강의 중 많은 수강생에게 사랑받아온 게 펜드로잉 수업이다. 자체 전시회까지 열었다면 두말할 필요 없지 않을까?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는 <펜으로 그리는 ‘나’만의 그림일기>라는 펜드로잉 강좌를 8월 18일부터 9월 8일까지 함께하는 학교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4회에 걸쳐 실시한다. 이 강의 강사인 이정래 펜드로어는 서대문50플러스센터 수강생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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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으로 그리는 ‘나’만의 그림일기> 수업 모습.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4년 전에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정연석 작가님께 펜드로잉을 배웠어요”라고 말하는 이정래 강사.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고 그림에 소질이 없는 분들에게 제격인 게 펜드로잉이라는 게 이정래 강사의 말이다. 본인 역시 그림 그리는 것에 갈증은 있었을 뿐 막연한 불안감을 품은 상태에서 펜드로잉을 시작했지만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만 명이 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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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펜드로잉을 배운 이정래 강사의 SNS. ⓒ 이정래 인스타그램

 

그래서일까? <펜으로 그리는 ‘나’만의 그림일기> 강의를 듣는 15명의 수강생은 이정래 강사의 말 한마디에 눈을 반짝이고 귀를 쫑긋한다. 

수강생마다 펜드로잉을 배우는 이유는 모두 다를 듯. 하지만 펜드로잉을 하는 동안에는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잡념이 사르르 없어진다는 게 모두의 이야기다. 그래서 자꾸자꾸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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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수업을 듣고 처음 펜드로잉을 그려본 수강생들의 작품.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이런 수강생들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돋우기 위해서인지 <펜으로 그리는 ‘나’만의 그림일기> 강의는 심호흡으로 시작한다. 첫 번째 강의 시간에는 오로지 선 그리기와 해칭(도면에 있어서, 단면인 것을 표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이용되는 단면 표시 방법의 일종) 연습만 하고, 두 번째 시간에는 사물을 도형화할 수 있도록 입체감과 밝고 어두움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세 번째 시간에는 사물을 원근감 있게 그리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시간에는 자신만의 작품을 그리게 된다.

 

여기서 잠깐!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정규 강좌 프로그램으로 개설하는 펜드로잉 수업을 들으려면 순발력이 필요하다. 강의 일정이 게시되자마자 순식간에 접수 마감되기 때문에. 

 

글 사진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twinkle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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