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작은 지구 ‘국립생태원

기온이 뚝 떨어지면, 밖에서 노닐고 싶은 의욕도 뚝 떨어지기 마련이다.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맹추위가 기승을 려부도 따뜻하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 한겨울에 만나는 열대우림과 사막, 신비로운 생물이 가득한 국립생태원에서라면 가능하다.

 

2013년 12월 개원한 국립생태원은 해마다 100만 명이 다녀가는 생태관광지다. 충청남도 서천에 위치해 도심과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99만8000㎡(약 30만평)의 광활한 대지에 볼거리가 많아 먼 길을 다녀가도 그만큼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식물원이나 동물원이 아닌 ‘생태원’이라는 이름이 생소할 수 있다.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生態)’를 뜻하는 만큼 각각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식물과 동물, 곤충,어류 등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게 매력이다. 특히 열대관·사막관·지중해관·온대관·극지관으로 꾸며진 에코리움(Ecorium) 5대 기후대관은 실내에 조성된 생태공간으로서 겨울에도 추위 걱정 하지 않고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는 1900여종의 식물과 23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한다. 날씨가 훈훈할 때는 야외 습지생태원, 사슴생태원, 고산생태원 등도 둘러볼 것을 권한다.

 

 

 

1. 열대관(Tropical Biome)
국립생태원 방문자들이 꼽은 ‘국립생태원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은 바로 열대관(42.7%, 국립생태원 조사자료)이다. 아마 식물원,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을 합쳐놓은 듯 다채로운 즐거움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시아 열대우림을 비롯해 중남미, 아프리카 열대우림을 재현한 이 공간에서 700여 종의 열대 식물뿐만 아니라 나일악어, 피라루쿠 등 양서파충류 20여 종, 어류 13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열대 기후에 맞춰져 전시관 온도와 습도가 높은 편이다.

 

 

 

2. 사막관(Desert Biome)
마다가스카르, 깁슨, 소노라, 나미브, 아타카마, 모하비 등 6개 사막을 연출한 전시관으로 각 지역에 사는 선인장과 다육식물, 다양한 동물을 모아놨다. 400여종의 아기자기한 다육식물은 물론 성인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선인장까지 두루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주변에서 보기 어려운 검은꼬리프레리도그와 사막여우 등 귀여운 동물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이 많다.

 

 

 

3. 지중해관(Mediterranean Biome)
남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캘리포니아, 카나리제도, 유럽 지중해 연안의 식생을 재현했다. 지중해성 지역은 육지 면적의 약 1.7%이지만, 전 세계 식물 종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와 같다. 올리브나무, 유칼립투스, 식충식물, 허브등을 비롯해 토마토개구리, 호랑이도롱뇽, 불도롱뇽 등 독특한 생물들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천장에 닿을 듯 길게 뻗은 바오밥나무도 이곳의 볼거리 중 하나다.

 

 

 

4. 온대관(Temperate Biome)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와 생태계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온대기후의 자연과 동물, 서식처를 살펴볼 수 있다. 현무암 판석의 바닥재, 곶자왈 지형을 조성해 동백나무, 귤나무 등 한반도 온대림을 대표하는 제주도의 식물을 연출했다. 온대관 외부에서는 온대지역 대표 동물인 독수리, 말똥가리 등 맹금류와 수달도 만날 수 있다. 쉬리, 어름치, 열목어, 쏘가리 등 한강에 사는 어류도 한눈에 볼 수 있다.

 

 

5. 극지관(Polar Biome)
극지관에서는 온대지역에서 극지방에 이르는 생태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개마고원을 시작으로 침엽수림이 우거진 타이가 숲, 그리고 툰드라 지역순으로 감상하면 된다. 국립생태원에서 가장 흥미로운 동물 1위(58.37%, 국립생태원 조사자료)로 꼽힌 펭귄을 볼 수 있는 ‘펭귄마을’에서는 턱밑에 끈 모양 무늬가 있는 턱끈펭귄과 주황색 부리가 인상적인 젠투펭귄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