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교육종사자를 위한 콘텐츠 워크숍 : 공감(共感) 그리고 공감(空感)

 

 

박현규 (컬러퍼플 대표이사)

 

 

<서울50+국제포럼2017>의 사전행사로 덴마크 3의 커리어(en3karriere)’ 설립자 겸 CEO 폴에릭틴벡(Poul-Erik Tindbaek) 대표가 진행하는 <50+교육 종사자를 위한 콘텐츠 워크숍>925일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개최하였다. 40여명의 50+재단, 캠퍼스, 센터 및 관련 분야 종사자가 참석한 이번 워크숍은 EU 집행위원회 인증 <시니어 포스(Senior Force)> 워크숍 모델을 배움고 업무적으로 같은 고민을 하는 종사자가 현장 적용성을 고민할 수 있도록 종사자 간 배움 및 네트워킹의 장()을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1. 공감(共感)

 

평생교육사로서 또는 성인학습자로서 ‘워크숍’이라는 말을 듣거나 단어를 보게 되면, ‘워크숍이란 과연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이며, 그 결과는 얼마나 유용하고 효율적일까?’라고 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미력하나마 그동안 나만의 실패 및 성공 경험을 살려서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워크숍 프로그램을 개발해야지’라고 하는 다소 꿈같은 꿈을 종종 꾸게 되기도 한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말이다. 이렇듯 내 주변에서조차 너무도 쉽게 그리고 자주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워크숍인데, 이번에 참여했던 <50+교육 종사자를 위한 콘텐츠 워크숍>은 과연 그 수많은 워크숍 중 그냥 하나였을까, 아니면 그 수많은 것들과는 다른 또 다른 워크숍이었을까? 잠시 기억을 더듬어서 이 지면을 통해 그때의 생각과 마음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50+교육 종사자를 위한 콘텐츠 워크숍>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캠퍼스/센터 교육 담당자들에게 역량 강화(Training of Trainers) 및 콘텐츠 교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지난 9월 25일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모두의 강당에서 진행되었다. 워크숍 진행은 미국의 앙코르닷오르그의 영향을 받아 풀뿌리 단위에서 실제로 활동하고 있으며, EU 집행위원회가 인증한 <시니어 포스(Senior Force)> 워크숍 모델을 개발·운영하는 덴마크 「제3의 커리어(En3Karriere)」의 설립자 및 대표인 폴에릭틴벡(Poul-Erik Tindbaek)이 맡았다.

 

워크숍에서는 참여자들에게 50+세대가 앞으로 무엇을 배워 나가야 할지, 향후에 그들에게 사회적으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지, 교육방법론적으로는 어떤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고민을 해 볼 기회가 제공되었는데, 전반적인 진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폴에릭틴벡 대표가 덴마크 퇴직자 현황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그리고 워크숍 개요 및 운영 방법에 대해 발표하고 그룹별 활동이 이어졌다. 각 그룹은 재단/캠퍼스/센터 및 전문가로 구성하여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그룹 활동에 앞서 자기소개 및 기대하는 바를 공유하기도 하였다. 이어지는 본격적인 워크숍에서는 ‘삶의 새로운 단계(장년과 노년 사이에서)-일하는 생활의 끝-장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전환, 퇴직 전 워크숍(덴마크 제3의 커리어의 워크숍 모델 7가지 주제 중 4가지(역량, 건강습관, 네트워크, 목표 설정하기) 살펴보기 등을 주제로 그룹 활동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질의응답, 마무리 및 평가로 마무리를 하였다.

 

<시니어 포스(Senior Force)> 워크숍 모델을 소개하는 폴에릭틴벡 대표

 

워크숍 그룹별 활동 / 워크숍 참가자 단체 사진

 

 

이번 워크숍은 본래 1박 2일 프로그램을 여건상 3시간 남짓 압축하여 운영되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워크숍 참가 소감이나 평가를 논하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가자가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단순히 워크숍의 내용, 운영 방법 및 기술 등만을 습득한 것이 아니라 워크숍의 사회적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고령화 사회 및 50+세대의 특성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리고 퇴직 전 세대의 평생학습 요구를 확인할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워크숍을 통해서 공감하기 어려운, 즉 워크숍과 관련하여 어느 한구석이 비어있거나 허전한 그러한 감성의 측면에서도 공감(空感)이 존재한다는 것에 공감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가 바라는 온전한 워크숍을 위해서 그 비어 있는 공감을 채워나가야 하는 것도 자신의 일과 관련하여 교육 종사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2. 그리고 공감(空感) : 교육 종사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고려사항 및 제언

 

그렇다면 워크숍을 포함하여 가장 효율적이고 유의미한 방식으로 교육 종사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해서 이전까지 우리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경험 속에서 비어 있었던 것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1) 공감(共感)

 

역시 공감이 우선이다. 먼저, 교육 종사자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공감이 필요하다. 즉 교육 종사자로서의 정체성, 교육 종사자의 직무 및 역할, 자신의 학습 요구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조직에서는 특정한 시기에 마련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어쩌면 특정한 시기의 요구만을 반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교육 종사자들의 교육 요구가 일상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개발의 기획단계에서 학습자 요구분석이 가장 중요하다고 외치지만, 진정성 있게 제대로 반영하는 경우를 만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 종사자들의 그러한 일상 학습 요구들이 직접 반영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야말로 워크숍을 단지 워크숍으로만 시작해서 끝나지 않게 해주는 생명력이 담긴 워크숍으로 오래 남을 가능성이 높다.

 

 

2) 공상(共想)

 

교육 종사자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학습 요구에 대해 공감하고 확인했다면, 다음은 함께 상상하는 단계이다. 함께 상상하기는 두 가지의 측면이 있다. 하나는 역량 강화 프로그램 기획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워크숍 활동 내용으로서가 그것이다. 먼저, 기획자는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 자신의 경험 활용, 이론적 근거 참조, 성공사례 참조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데, 어쩌면 프로그램 기획이 단지 기획자만의 몫은 아닐 것이다. 즉 교육 종사자들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조직, 생활과제, 그리고 미디어, 책, 영화 제목 등 모든 것이 프로그램 기획을 위한 함께 생각하기의 원천이 될 것이다. 물론 보는 눈이 달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긴 하지만. 다음은 워크숍 활동으로서 함께 상상하기이다. 워크숍 활동 중에는 개인이 하는 부분이 당연히 있겠지만, 워크숍이 담고 있는 근본적인 의미가 바로 공동연수이므로 참가자들의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기는 가장 중요한 활동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획자는 어떻게 하면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의 함께 상상하기 전략을 구상하고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기획자는 ‘생각’, ‘상상’, ‘디자인’, ‘질문’ 등의 용어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3) 공유(共有)

 

함께 상상하기 단계를 통해서 기획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일종의 공유(共有) 단계이다. 공유의 단계는 프로그램 내용 공유와 결과 공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워크숍과 같은 교육 종사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내용이나 결과가 그 자체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즉 일회성 행사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 엉뚱한 발언 등은 앞으로 또 다른 무엇인가를 위한 소중한 자양분이다. 다시 말해서 프로그램의 결과물이 일상 속에서 교육 종사자들을 위한 훌륭한 학습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그램에 대해 형식적으로만 기록하고 사진을 남기는 것으로는 당연히 불충분하며 대다수의 관계자가 공유해야 할 자산이기 때문에 기록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이제 기획자는 프로그램의 내용 및 결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유의미하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분명한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4) 공론(公論)

 

공유의 단계로서 프로그램 운영이 종료되면 공론(公論)의 단계가 맞이한다. 즉, 일종의 평가 단계인 데, 대다수의 관계자가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 과정에 대해 단순히 장단점 또는 성공 및 실패 요인만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가가 또 하나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평가는 기관 여건상 생략하거나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관계된 특정 몇 명만이 참여하게 되는데, 이러한 방식으로는 프로그램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기획자는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숨어 있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그리고 조직 내에서 이러한 교육 종사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 프로그램 평가를 위한 워크숍을 한 번쯤 운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 다시 공감(共感)

 

어쩌면 혹은 어떤 경우에는 워크숍에 그냥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때가 있다. 워크숍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거나 우연히 도움 되는 사람을 새롭게 만났을 때, 그리고 맛있는 간식 또는 식사가 준비되어 있을 때, 계획된 시간보다 매우 일찍 끝났을 때, 또한 소소하게는 편안한 의자가 준비되어 있을 때 등이 바로 그때일 것이다. 나는 비록 50+에 속해 있는 교육종사자는 아니지만, 평생교육 관련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이번 워크숍 참여를 통해서 정말 오랜만에 학습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져보고, 그리고 나의 일 속에서 만나는 성인학습자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특히 교육 종사자들이 경험하는 교육방법 또는 프로그램 중에서 ‘워크숍’은 요즘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 주제 중 한 가지인데, 어쩌면 이번 <50+교육 종사자를 위한 콘텐츠 워크숍> 참여가 워크숍에 대한 그저 망막한 관심을 넘어서 멋진 워크숍 프로그램 개발이라고 하는 실천으로 넘어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 해주었다. 어쩌면 워크숍도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또 하나의 ‘문화’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