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네트워크, 커뮤니티

 

길다면 길었던 연휴의 끝.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 어슬어슬 동굴 나서 듯, 땅 속 개구리 눈 동그라니 머리 내밀고 두리번거리 듯 스멀스멀 이제 또 일상의 시작. 어느덧 찬바람 알싸하게 코끝 스치고 트렌치코트 제 철 만났다. 공덕동 중부캠퍼스 언덕도 살그미 가을 단장 시작한다.

가슴 따듯한 이들이 둥지를 틀었다. 가을 제비처럼 하늘 향해 힘찬 날갯짓 한다. 햇밤의 상큼함 머금고 가을밤처럼 토실하게 익어 간다. 빨강 홍시처럼 농익고 가을 코스모스처럼 두루두루 색 단장 한다. 알차고 활발하게, 나와 우리를 찾아 가는 커뮤니티. 그런 커뮤니티 많기로 소문난 서울 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

커뮤니티가 새 단장 한다. 연지에 곤지 얹었다. 알록달록 팔색 저고리 입었다. 아름아름 입소문에, 맛깔진 입맛까지 더했다. 가슴 열어 가며 빈손 채워 가며 살 찌웠다. 커뮤니티 플러스, 50플러스에 ‘매칭’하려는 억지스러움(?)도 보이지만, 더함 그 자체 싫지는 않다. 이름에 더해지 듯 활동과 지원에도 더함이 있겠다.
중부캠퍼스 4층 대강의실. 대형 스크린 앞에 두고 다각의 테이블이 자리한다. 뜬금없는 나무 탁자는 덩그러니 서서 꽃화분을 머리에 이었다. 미니멀리즘의 일상화. 단순함의 미학. 마치 오늘 모임의 향기를 전하 듯 하양 화분은 초록을 입었다.

 

중부캠퍼스 커무니티 정보 공유회. 복잡한 일상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작은 이념과 목적을 함께 하기 위해 모인 자주적인 소모임. 그 현장을 찾는다.

 

 

 

“자, 이제 시작할까요?”

 

중부캠퍼스 교육사업실 문혜란 PM. ‘오프닝 멘트’에 웅성임과 소란함은 자리를 비우고, 참가자들의 눈빛과 귀기울임이 자리를 채운다. 단정한 맵시와 야무진 멘트를 가진 이, 이런 자리에 항상 잘 어울린다. 짙은 브라운 롱 니트 카디건과 초록과 하양 화분의 매치도 자연스럽다 오늘 모임에 대한 기대감도 꽃 향기와 함께 아련히 피어나고 있다. 푸르름도 오롯하게 새겨진다.

 

 

 

 “음, 이제 시작이군.”

 

선생님의 수업 개시 지시에 학생들 긴장감을 웃음 뒤에 감춘다.
모두의 사랑스러운 미소에 긴장이 더해지고, 애(愛)긴장이 타겠다. 외려 심사위원들 긴장과 기대감에 보조개 생겼다. 성형 수술 필요 없는 신기술, 긴장은 보조개 꽃을 피운다.

  

 

 

“왜, 우리가 첫 번째냐고요?”

 

아직 준비중인데---. 남성만 두 명, 참가자 10팀 중 유일한 남성 듀오. ‘센스티브’한 그들, ‘50+중부영상팀’. 예정된 순서의 뒤바뀐 차례.
성차별(?) 속에 공유회의 첫 발표 임무를 맡았다. 당황으로 얼떨결에 앉아서 마이크를 받았고. “아하, 앉아서 하시는 게 자연스럽겠죠? 문 PM의 멘트로 상황 종료다.

다들 앉아서 합시다.
 ‘영상 맥가이버’ 수료생들의 모임. 목공 팀과 오카리나 팀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나라’ 민요풍 오카리나 선율이 강의실 가득히 울려 퍼진다. 잠시 눈 감고 귀 기울인다. 비록 배우고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지만 포부가 가득하다. 캠퍼스 커뮤니티에 대한 무료 홍보 영상 제작 제안으로 박수와 환호성이 발표 회장을 가득히 채운다. 앞으로 무료 봉사는 물론이요 사업의 유료화도 꿈꾸는 중부영상팀. 커뮤니티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유일한 혼성 듀오, ‘반반한 라디오’. 마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남녀 앵커를 보듯 자연스럽다. 하양 머리에 연륜이 깊게 새겨진 여유와 자신감. 발표와 표정이 참석자를 휘어 잡는다. 완전 영상용 그림이다. ‘반반한 텔레비전’으로 바꾸어도 손색없겠다. 앵커 목소리, 여성분도 딱 텔레비전 뉴스 앵커 필(feel)이다.

회원들 간의 실력에 차이가 다소 있다지만 내년쯤엔 1인 앵커도 배출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 향상을 보이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점심 시간에 ‘모두의 서재’에서 생방송을 진행 중이고 유튜브에도 올리고 있다.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 잡을 그날을 기대하며 ‘반반한 라디오’는 노력과 열정을 더하며 성장을 꿈꾼다.

 

 

 

“행복하다. 발표 참 잘하네.”

 

우리 팀이지만 말 참 잘한다. 행복의 초록 향기가 강의실에 피오 오르며 채워 나간다. ‘행복+그린아트’ 행복한 예술을 하는 분들이라 ‘아티스트’ 포스 작렬이다. 발표도 완전 ‘범생이 스타일’, 발표의 정석은 이런 것임을 보여준다.
‘아트 앤 가드닝’의 수강생 모임. 단순 모임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특강 등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선 보인다. 재능도 서로 나누고 봉사단체와 연계해 활동도 한다. 프리마켓 등에 적극 참여하여 수익도 만들고 수익금 기부를 통해 사회 봉사도 함께 하고 있는 행복한 모임. 행복 바이러스도 널리 퍼트려서 우리함께 나누어요.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이 제스처, 이 표정.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오랜 연극 내공으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이랍니다. 연극교실 ‘달콤 2막’. 난 무대 체질. 마이크 잡고 연단 앞에 섰다. 발성의 강약 조절을 들으며 연극으로 다져진 내공을 느낀다.

 ‘연극교실’ 수강생들의 모임. 연기력과 몸짓, 발성 연습 등을 하며 예술적 역량을 키워 나아가고 있다. 회원의 경조사도 챙기는 등 단결력과 끈끈한 정을 자랑한다.
대본 집필팀과 활동 기록팀에 재무팀도 꾸렸다. 이 정도면 거의 기업 수준이다.
활동도 활발하다. 마포 문화재단 꿈의 극단 챌린저에 도전해서 ‘한여름밤의 꿈’을 공연했다. 마포 커뮤니티 예술 축제 ‘꿈의 무대’ 기간에 연극 공연도 한다. 이제는 아마추어를 넘어 프로의 세계를 넘본다. 꿈은 이루어 진다.

 

 

 

 “진실의 소리는 마음이랍니다.”

 

연극, 좋지요. 몸짓과 말 소리. 마음으로 전달되는 그 감동. 하지만 내면의 소리에, ‘마음소리’에도 귀 기울여 보세요.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근심, 걱정 모두 사라진답니다. 항상 ‘내가 부족하구나’,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에 귀 기울이며 활동하고 있다는 커뮤니티, ‘마음소리’.

영화 인턴의 스틸 컷과 함께 우리에겐 50+중부캠퍼스가 있다는 영상이 펼쳐진다. 목공 팀, 아트 앤 가드닝 팀, 부채만들기 팀의 홍보 영상에 빠져들어 본다.
외부 강사를 초청해 역량을 강화하고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각자 홀로, 그리고 서로 함께 챙기고 배우고 노력한다. 커뮤니티의 본질, 그를 실천해 나아가고 있는 멋진 모임이다.

 

 

 

"바람이 구름을, 바늘은 실을---."

 

태초에 바늘이 있었다면 아담과 이브는 벌거벗지 않았겠다. 사탄도 이브의 벌거벗음을 부끄러움으로 유혹하지 못했겠다. 벌거숭이 임금님도 바늘과 실로 다진 옷을 입었겠다. 태초에 바늘이 있었다면 바늘로 세상을 열었겠다. ‘바늘로 여는 세상’ 우리가 몸소 보여 준다. 바늘과 실.
바늘은 서고 실은 앉고---.
디자이너 친구의 재능기부로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바늘과 천 조각 등으로 작품 만들기를 시작하여 정기모임에 이르렀다. 비록 취미 위주의 모임이지만 협동조합 결성도 추진하고 있다. 공방을 여는 것은 기본. 건강한 집안 꾸미기도 한다. 중부캠퍼스의 지원으로 활성화되고 체계화되었지만 자신들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게 늘 아쉽단다. 그런 점이 지원된다면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한다는 마음 따듯한 커뮤니티. 꼭 그렇게 되겠다.

 

 

 

 “하하, 시가 아니라 사진이랍니다.”

 

‘시담사’. 하하 죄송해요. 시가 아니라 사진이랍니다. ‘시간을 담는 사람들’이지요, 카메라에. 시 만큼이나 시를 뛰어 넘어 멋지게 세상과 마음을, 이웃을 표현하는 멋쟁이들의 모임이랍니다.
 13명으로 시작해 19명으로 발전한 사진쟁이들의 모임. 카메라와 영상을 연계해서 더 알차고 더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고 노력하는 커뮤니티. 사진에 글까지 더해서 작품집도 만들었다. “배움이란 멀리 있지 않지요. 배움으로 나눔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근데요~~.

 

 

“이 책 좀 보세요. 시담사 작품집이랍니다. 자랑이 아니고요 ‘돈’이 많이 들었답니다. 준비물도 많고 보관할 것도 많이 있는데 사물함은 부족하고 주차비도 비싸졌고 어려운 점이 아주 많다고들 하셨잖아요. 돈도 더 필요합니다. 그렇지요?”, “조한종 실장님~~. 어떻게 좀 해줘요~~”.  “맞아 맞아. 지금 저 연극하는 거 아니랍니다.”

 

 

“어쩌실 거예용?”,  “허허, 이거 참 난감하구먼~~~. 위하고 상의 좀 해야겠는걸.”, “조 실장님이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으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렇지요, 여러분?”
문혜란 PM, 위기의 조 실장을 구하다. 커뮤니티 모두가 조한종 실장님!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들이랍니다.

 

 

“다비비또가 뭐래요?” 다 비벼? 음식 커뮤니티? 잘 모르겠어요, 어렵다는---.
“아하, 제가 설명하지요.”

 

 

“우리는 일석이조, 일타쌍피.”

 

인생을 느끼며 배움을 찾는 여행길. 일본어도 함께 배운답니다. 일본의 문화와 50+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지요. 언젠가는 한-일 간의 50+ 교류도 하게 되겠지요. ‘다비비또’는 오늘도 여행을 꿈꾸며 일본어 공부에 힘쓰고 있답니다.
인생을 배우고 느끼며 행복한 여행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 커뮤니티 활동에 상당한 노하우가 있다는 일본. 그를 배우자. 일본의 여가생활을 배우고 문화와 지리를 배우고 일본어도 배운다. 배움을 통해 얻은 지식. IT, 세시풍속, 온천문화 등에 대해 발표를 하며 학습의 질을 높이는 스터디에 특화된 커뮤니티.
끊임없는 스터디는 커뮤니티의 필수이겠다.

 

 

 

 

“잡어요, 꼭 잡어.” 

 

잡어? 뭐지? 아직 늦지 않았답니다. 기회도 많고 일도 많아요. 꼭 잡으세요. 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찾아요. 사회 공헌도 하고, 재능기부도 하고.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답니다. ‘잡어’. 50+세대의 Job(일)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합니다.
직업 상담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직업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모임. 전 연령층의 틈새 직업을 찾아라. 전국을 누비며 사례를 발굴한다. 홍성도 군산도 선유도도 가 봤다. 미래의 직업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한다. 4차산업을 공부하기 위해 독서 모임도 만들었다. 틈새 일자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연구와 공부, 이제 그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제안하고 공유하여 함께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 꿈을 펼칠 날은 머지않았다는 직업상담 전문가들의 커뮤니티. 일자리 많이 만들어 주세요.

 

 

 

 

“길을 찾으면, 길이 보인다.”

 

문화의 역사를 좇고 배운다. 길에 역사를 입히고 사람을 새겨 봅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우리가 찾습니다. 커뮤니티 대표 중 최연소. “네? 여자에겐 민감한 문제랍니다. 40세 갓 넘었을까요? 하하”.
벌써 5년이 된 베테랑 커뮤니티. 문화유산 해설사로 시작해 도심권 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매주 무료로 문화행사를 진행하며 역량도 키우고 봉사도 하고 있다. 인문학 해설도 한다. 길은 찾는 자에게 보이고 또 갈 수 있다. 함께 가자. ‘길문’의 프레젠테이션을 끝으로 ‘이제, 밥~ 먹자~~.’

 

 

 

 

캠퍼스가 도시락은 참 잘 준비한단 말이지요. 비록 뷔페 아닌들 어떠한가. 서로 마주보며 눈빛 교환하고 웃음과 대화 속에 서로를 이해한다. 교감하고 공감하고 커뮤니티는 또 다른 커뮤니티를 낳는다. 오늘 이 자리의 그리고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 50+세대의 여가를 위한, 일자리를 위한 ‘거대’ 기업이, 콘텐츠가 나오지 말란 법 있으랴?

 

벌써 커뮤니티 간에 홍보 영상 제작 의뢰가 오고 간다. 커뮤니티 연합회를 만들어서 교류의 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강의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만남의 장은 펼쳐졌고, 중부캠퍼스가 멍석도 깔아 주었다. 결실과 수확은 이제 커뮤니티의 몫 ‘각자 살자’에서 ‘모두가 함께 살자’로 간다. 커뮤니티 소모임은 연합 커뮤니티로---.

 

의욕과 열정으로 기대와 희망으로 모두가 미래에 힘을 더한다. 뺌과 더함의 균형이 인생의 맛이라고도하지만 그래도 뺌보다는 더함이 좋다. ‘커뮤니티’에 ‘플러스’가 더해졌다. 앞으로 계속해서 더함만 하면서 발전하겠다. 꼭 그렇게 되겠다.

 

오늘의 커뮤니티 공유회.

뜻 깊은 자리.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백이 되는 발전의 커뮤니티.

그리고 백이 열로, 열이 하나로 뭉쳐지는 단합의 커뮤니티.

그런 기회를 찾고 만들고 함께 하는 자리.

나눔과 공유, 관계와 삶. 커뮤니티 존재의 이유이겠다.

커뮤니티에 더함을 입힌 ‘커뮤니티 플러스’.

 

정말 조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