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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1일부터 닷새간 강동50플러스센터 개관 1주년 기념 ‘강동오플제’ 부대행사로 민화 전시회가 열렸다. ⓒ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강동50플러스센터 개관 1주년 기념행사 ‘강동오플제’ 부대행사로 마련된 민화 상설 전시장이다. 전시된 작품이 많아 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호랑이는 금방이라도 바깥으로 뛰쳐나올 것 같고, 사냥매는 눈과 부리가 매섭다. 연꽃과 갈대가 연못에서 공존하고, 모란과 원앙, 매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시된 작품들은 민화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회원들이 출품한 것이다. 일부 작품은 전문적인 민화작가에 버금갈 정도로 수준작이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이 정도 수준까지 오른 것은 강동50플러스센터에서 우리 민화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꾸준히 작업한 결과다.

 

‘토끼 민화를 이용한 연말연시 선물’로 첫 강좌 개설

우리 민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강동50플러스센터는 11월과 12월 프로그램으로 민화 초보자를 위한 민화 그리기 강좌를 개설했다. ‘토끼 민화를 이용한 연말연시 선물’을 표방했다. 이 강좌에 50+세대들의 관심이 쏠렸다. 수강 신청 인원이 정원을 넘어서 대기 신청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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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50플러스센터의 ‘토끼 민화 그리기’ 첫 강좌가 개설돼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 최선아

 

강의는 민화화가인 최선아 한국민화협회 이사가 담당했다.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한 후 민화 전공 석사 학위를 받고 민화지도자 자격증을 딴 경력 10년의 민화 창작 전문가다. 올여름 강동50플러스센터 ‘사람품 학교’ 민화 수업을 진행한 경험을 살려 민화의 첫걸음을 어렵지 않게 이끌었다.

 

민화 그리기 교육 일정은 매주 2시간씩 6주간 진행하도록 짜여 있다. 초본을 만들고 채색하는 과정을 거쳐 토끼 민화 작품을 완성하는 것인데, 채색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초본을 뜨고 채색 과정을 거쳐야 작품 완성

강사는 민화가 우리 민족의 삶과 생활 철학, 신앙, 멋을 담고 있는 서민적인 그림이라고 소개했다. 또 한지와 아교, 물감, 붓 등 민화의 재료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그림을 그리는 순서에 따라 본격적으로 실습에 들어갔다. 초보자들이 민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먼저 초본(기본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트레싱 종이를 민화 컬러본 위에 얹어서 초본을 뜬다. 이렇게 만든 초본을 다시 먹으로 순지에 뜨고 채색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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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화 그리는 순서에 따라 초본과 채색, 완성품이 선보였다. ⓒ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최선아

 

특히 민화 작업은 단순한 수강이 아니라 직접 실기 작업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강사가 붓 잡는 방법을 그때그때 알려줘야 하고, 선을 긋고 채색하는 방법과 붓 사용법을 일일이 꼼꼼하게 지도해야 한다.

 

수강자는 50대 남성 1명을 제외하면 모두 50~60대 여성들이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민화 그리기를 통해 성취감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차분하게 배울 수 있어요. 재미있고 잡념도 사라지고 집중도 됩니다. 취미생활로 그림을 배우고 싶었는데 동기부여가 되고요, 첫 작품 완성이라는 성취감을 맛보고 싶네요.”

“선배가 민화 작품을 카톡에 올린 걸 봤는데, 이게 수강 신청의 계기가 됐습니다. 민화 그리기 작업이 정신을 집중하고 마음을 비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부담 없이 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딸의 권유로 수강하게 됐다는 60대 후반의 여성은 민화를 배우는 게 기쁘고 즐거움 그 자체라며 강좌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평소 민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나이 드니까 우울감이 있는데 민화 그리기 작업하면 즐겁고 기분이 좋아요. 성취감이 있죠.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취미생활로 민화를 배우거나 민화 그리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두 번째 수강하는 여성도 있다. 민화를 그리는 작업에 흥미를 느끼고 나름대로 좋은 작품 완성을 꿈꾸고 있다. 처음 붓을 잡을 때는 손이 흔들렸지만, 점차 익숙해졌다고 한다. 손을 많이 움직이니까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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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습 시간에 최선아 강사가 토끼 민화 그리기 작업 상황을 일일이 점검했다. ⓒ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올해 말 강좌가 끝나기 전에 수강자들은 토끼 민화 작품을 모두 완성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토끼 민화를 이용한 연말연시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이 토끼해(癸卯年, 계묘년)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토끼가 만물의 생장·번창·풍요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토끼 이미지를 이용한 작품이 민화나 우표 등에 곧잘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화는 중단 없이 꾸준히 배워야

강사는 수강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민화 그리기 실습에 집중한다고 평가한다. 개인차가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강좌가 끝났다고 중단하지 말고 연속적인 연계 교육이 필요하며, 동기부여를 위해 전시회 개최나 커뮤니티 활동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토끼 민화 작품을 완성한 이후에 수강생 만족도가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강동50플러스센터는 프로그램 수요 조사 결과 민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서 이번에 정규 강좌로 처음 개설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월 당사자 기획인 ‘사람품 학교’ 민화 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참가자의 만족도와 출석률이 매우 높게 나왔다는 게 프로그램 진행 기획팀의 설명이다. 50+세대의 새로운 취미 발굴과 여가 탐색의 계기가 되도록 강좌를 운영할 생각이다. 앞으로 수강생들의 욕구와 마음을 모아 커뮤니티 구성 등 후속 활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ks0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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