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쓰담쓰담 숲 여행’ 동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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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추대식 기자

 

자연과의 교감(交感),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주관하는 ‘쓰담쓰담 숲 여행’이 바로 그것이었다. 계절이 한참 익어가는 6월, 더없이 맑고 푸른 21일 오후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일곱 개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십 수 명이 백사실 계곡에 모였다.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새롭게 생명체의 존재 이유와 숭고한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전문 숲 해설가와 산림치유 지도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왜 수많은 장소가 있는데 꼭 숲이어야 하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숲 생태의 체험 자체가 자연에서 풍기는 이미지, 향기와 소리, 형형색색의 색깔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보고, 만지고, 대화를 하게 되면서,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의 존귀함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인격이 사람의 됨됨이를 말하듯이, 자연을 깊이 이해하고 숲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 동안 나무와 숲, 곤충과 새, 각종 미물로부터 여러 느낌을 받을 수가 있고 마음도 나눌 수 있는 관점(觀點)이 쉽게 생겨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숲의 구성 요소들을 자세히 보면 하나같이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다. 물이 있기에 풀과 나무가 자라나고, 나무와 나무가 있기에 무성한 숲으로 우거지며 어우러진다. 또한, 그러한 숲을 향해 각양각색의 새들까지 찾아들게 된다. 이러한 자연으로부터 우리는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얻게 된다.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열의 힘이 강한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센터 내 커뮤니티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결속을 강화하고, 소통과 공감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위한 장(場)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장마당을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조인근 PM이 기획했고 여기에 커뮤니티 내나라 문화유산 답사회, 단청사랑, 꼬꼬인생, 숲 덕분에 신나, 향기로운 사람들, 섶다리 에코트레킹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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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추대식 기자

 

숲의 구성 요소들이 서로 어우러져 지내면서 위대한 자연을 이루듯이, 말 없는 가운데 그것들이 들려주는 힘과 지혜를 배우고 자각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또한, 자연의 소리나 향기, 형형색색의 색깔들이 풍겨내는 치유의 힘처럼, 커뮤니티와 커뮤니티 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 역시 가치가 있는 일일 것이다. 숲속 체험과 놀이를 통해 치유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를 소개하는 것. 효율적인 소개 방법으로 향기 카드를 이용하고, 간단한 솔방울을 도구로 함께 저글링(juggling)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열리도록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숲에 물들기 체험, 작은 명상 등의 활동을 통해 보다 더 이해하고 하나가 되고자 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고 참가한 모두도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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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추대식 기자

 

‘쓰담쓰담 숲 여행’의 주 무대가 된 백석동천은 조선 시대 별서가 있던 곳이다. 별서는 본집 외에 따로 지은 집이 아닌가. 경관이 수려한 이곳에 별서까지 짓고 학문과 풍류를 즐길 줄 알았던 선조들은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었던 듯하다. 그보다 당시 건축물의 기초와 연못은 물론 월암(月巖) 각자(刻字)바위 등이 지금까지 남아 잘 보존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함을 주었다. 이렇게 역사와 경관이 살아 숨 쉬는 고즈넉한 숲속에서, 전문 노하우와 10여 년의 경력이 쌓인 숲 해설가와 산림치유 지도사, 커뮤니티 대표들이 함께하는 활동은 분명 엔도르핀이 팍팍 솟아날 수 있게 했다.

 

숲 체험과 산림 치유는 한마디로 자연에 나름의 격(格)을 부여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세상이나 사물을 새롭게 보게 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야생에서 비바람에 굽고 휘어진 소나무가 얼마나 운치 있고 보기에 좋은가. 흔히 말하듯 값으로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가이고 귀한 것 아닌가. 그러나 시선을 약간 달리해서 바라보면 사정은 다르다. 마구 휘어지고 굽은 소나무는 오랜 시간 시도 때도 없이 몰아친 수많은 폭풍에 시달렸을 것이다. 눈보라와 혹한까지도 견뎌내야 겨우 나타날 수 있는 결과물이다. 이는 마치 우리들 인생사와도 일정부분 겹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사물에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그 결과까지 확 달라질 수 있는 현상이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다. 좋은 교과서인 셈이다.

 

자연 앞에서의 존재가 더욱 작아짐을 느끼면서 숙연한 마음으로 돌아서는데, 여기저기 군데군데 나무가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 마치 다정한 친구처럼 속삭이는 아담한 나무도 있고, 한쪽 마음속에 자리 잡은 삐쭉삐쭉함을 다듬어 주겠다는 잎 무성한 키 큰 나무도 있다. 비록 제한된 두 시간에 짧은 만남이었지만, ‘쓰담쓰담 숲 여행’ 커뮤니티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체험활동에 참가한 개개인 구성원들 모두도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나 역시 지금까지 제법 많은 산과 들을 누비고 다녔던 때와는 달리, 오늘 비로소 제대로 된 숲과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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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추대식 기자

 

‘쓰담쓰담 숲 여행’을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이 자연이 주는 지혜와 치유의 힘이다. 앞으로 더욱 잘 활용해야겠다. 뚜벅뚜벅 하산하는 발걸음 옆으로, 아름드리 노송 몇 그루가 큰 그늘을 만들고 내려다 보는듯하다. 절로 나타나는 얼굴 미소를 지켜보는 것 같아 그저 든든하다. 

 

 

50+시민기자단 추대식 기자 (choopr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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