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문화읽기

 

 

[도서]

 

 

 

 

 

친절한 5명의 캐릭터가 알려주는 와인 정보서 <와인은 어렵지 않아> 오펠리 네만·동학사

 

근사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때는 대부분 와인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해 고르는 과정부터 맛보고 보관하는 방법까지 조금은 까다롭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와인은 와인 애호가나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만이 즐길 수 있는 ‘어려운 술’이라는 편견이 있다. 와인을 고르기 어려워 전문가의 도움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소믈리에나 전문가들의 추천평은 초보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많기 때문에 쉽지 않다. 와인과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그림을 활용해 만든 와인 입문서가 나왔다.


프랑스의 와인 전문가 오펠리 네만이 펴낸 <와인은 어렵지 않아>에는 5명의 캐릭터가 등장해 와인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한다. 글로만 보았을 때 난해한 부분을 그림으로 묘사해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와인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상황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기 위해 공부가 필요한 사람이나 와인에 관심이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 스타일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이뿐만 아니라 포도 품종에 따라 풍미와 종류가 다른 와인이 탄생하는 과정이 알고 싶거나 전 세계 곳곳의 와이너리를 찾고 싶을 때, 와인을 모아 가정에서 편안하게 즐기는 노하우 등 찾아 볼만 한 정보가 다양하게 잘 나와 있다.


와인의 종류나 라벨 해석 등 대한 이론적인 내용과 더불어 오프너 없이 와인 마개를 따는 방법, 와인 파티가 끝난 후 숙취 예방하기, 와인 애호가와 술꾼의 차이, 나만의 와인 저장고 만들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도 함께 볼 수 있다.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 도야마 시게히코·책베개


92세 노교수가 조언하는 중년 이후의 삶을 담아낸 책이다. 도야마 시게히코(外山滋比古) 교수가 들려주는 마흔 이후 인생 수업은 전직이나 은퇴를 고민하는 4050세대와 이제 막 은퇴를 한 이들에게 가슴 따뜻한 위로와 더불어 실질적인 삶의 지침서 역할을 한다.

 

 

 

<나는 치매랑 친구로 산다> 김철수·공감


2014년 <장모님의 예쁜 치매>를 통해 치매 환자인 장모님을 모시며 겪은 일화와 느낀 점을 이야기해 호응을 얻었던 한의사 김철수 원장의 신간이다. 치매에 대한 의학적인 정보와 더불어 치매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환자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이해까지 담아냈다.

 

 

 

 

<키케로의 노년에 대하여>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소울메이트

 

노년에 느끼는 두려움을 ‘체력적으로 한계가 찾아온다는 점, 건강을 잃기 쉽다는 점, 육체적인 쾌락을 누리기 힘들다는 점, 죽음이 코앞에 있다는 점’ 등 네 가지로 정리하고 그에 대한 마음가짐과 처세술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노년기의 수많은 장점을 논리적으로 풀어냈다.

 

 

 

 

독수리다방으로 소환하는 1980년대의 아련한 추억과 낭만 <응답하라 독수리다방> 정이숙·동아시아


카피라이터 출신의 저자가 펴낸 이른바 감성복고 에세이다. 청바지와 음악다방으로만 회자되던 1980년대 청년들의 일상에 대해 다채롭고 솔직하게 풀어냈다. 1983년 대학에 입학한 저자가 추억하는 대학 시절 풍경과 성장 과정, 졸업 이후의 삶 등을 따라가다보면 그때 그 시절을 흐뭇하게 그려볼 수 있다.

 

 

[Interview]

<응답하라 독수리다방>의 저자 정이숙 작가

 

 

책을 펴낸 계기

 

30여 년 전에 만나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 나이 들고 있는 나와 또래 친구들의 20대 시절을 다시 불러내보고 싶었습니다. 아빠, 엄마도 처음부터 아저씨, 아줌마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빛나고 설레던 스무 살 시절을 지나왔다는 것을요. 지금 20대를 살고 있는 내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대학생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현재의 꿈에 대하여

 

대학 때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추상적이고 다소 거창한 꿈을 가졌어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분출하던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 꿈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것 같아 내 다음 세대에게 미안합니다. 현재의 꿈은 지금, 오늘에 집중하는 것. 엉뚱하고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 유쾌한 엄마가 되는 것. 후회 없이 죽는 것. 여전히 추상적이네요.
 

 

‘독수리다방’에 얽힌 추억

 

연세대 앞에 있는 독수리다방은 그 자체보다 다방의 메모판에 대한 추억이 더 많습니다. 약속이 없는 날에도 메모판을 보면 아는 이름이 한두 명은 붙어 있었어요. 그 메모를 보고 친구들이 있는 곳에 찾아가서 같이 놀았습니다. 독수리다방에는 대개 여러 명이 우르르 가서 커피는 한두 잔만 시키고 공짜 빵만 계속 얻어먹었어요.
 

 

요즘 ‘독수리다방’을 가본 적이 있는지

 

독수리다방이 다시 문을 열어서 정말 반갑고 기쁩니다.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일부러 찾아갔습니다. 커피도 맛있고 책도 많고 분위기가 아주 좋았어요. 다만 공짜 빵을 주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중년의 삶에서 ‘독수리다방’ 같은 존재는 무엇인지

 

내 대학 동기동창들만 한정해서 생각하면 페이스북에 있는 동기생 그룹이 옛날의 독수리다방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독수리다방 메모판에 했던 것처럼 페이스북에 ‘오늘 만나자‘는 포스팅을 해도 몇 명의 친구들은 꼭 응답을 하고 ’번개‘가 성사됩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링크 걸어 들려주기도 하고 축하할 일이나 위로할 일도 그곳에서 공유합니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책을 추천한다면

 

1980년대에 저는 시집을 많이 읽었습니다. 신동엽, 김지하, 정호승, 양성우 시인들의 시집을 가방에 늘 넣고 다녔지요. 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김용택 시인의 <그래서 당신>을, 감성적인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명현 선생의 <이명현의 별 헤는 밤>을 권해드립니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