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부부·연상연하 등 부부에 따라 기대여명 달라
부부 나이 차 따른 은퇴설계법

 

 

지난해 8월 OECD가 발표한 한국인 남녀 기대수명은 평균 80세. 2014년 고용노동부가 밝힌 한국인의 퇴직 연령은 평균 53세. 특히 정년까지 일한 비율은 7.6%로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가 머지않은 만큼 은퇴 후 부부가 함께 여생을 보낼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대부분의 기혼자는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배우자와 같이 생활할 자금을 준비한다. 은퇴 후에도 부부가 함께 황혼기를 보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평균수명 등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이 차이난다. 그렇다면 동갑인 부부와 나이 차이가 5세인 부부, 그리고 10세인 부부의 필요 은퇴자금은 얼마나 달라질까.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분석한 ‘나이 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부의 은퇴 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동갑일 때 필요한 은퇴자금이 두 사람의 연간 생활비의 20배이고, 아내가 5세 연하면 22배, 10세 연하면 23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노후 대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의외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은퇴설계는 남편이 2~3세 연상인 부부를 가정하고 아내의 기대여명만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다양해지는 혼인 연령 패턴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혼인통계에서 아내가 동갑이거나 연상인 초혼 부부 비중이 1990년 18%에서 2014년 32%로 늘어났다. 아내가 남편보다 6세 이상 어린 부부도 초혼 가운데 15%, 재혼은 29%나 차지한다.

 

나이 차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다면 은퇴 후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부부의 당초 기대보다 실제 노후시간이 달라질 동갑부부·연상연하 등 부부에 따라 기대여명 달라
부부 나이 차 따른 은퇴설계법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설계는 두 사람의 삶이 모두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고려해야 한다. 즉 부부 중 최종 생존자가 사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만 제대로 된 은퇴설계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부부 기대여명’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부부 기대여명이란 두 사람의 인생이 모두 마무리되기까지의 평균 시간을 의미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2013년 통계청 완전생명표 데이터를 활용해 나이 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부 기대여명과 필요 은퇴자금을 제시했다. 먼저 60세 동갑일 때 부부 기대여명은 30년으로 설정했다. 이는 남편의 기대여명(22년)보다 8년, 아내의 기대여명(27년)보다 3년이나 더 긴 것이다. 이를 통해 은퇴설계가 남편, 아내의 기대여명을 개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부부 기대여명을 바탕으로 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부부 기대여명은 부부 모두 건강한 10년, 부부 중 하나 이상이 활동장애를 겪는 10년, 사별 후 홀로 지낼 10년, 즉 ‘트리플 10(10-10-10)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심한 은퇴설계를 위해서는 부부 기대여명에 바탕을 둔 은퇴 설계를 해야 한다”며 “특히 부부가 모두 건강한 시간, 간병 기간, 홀로 사는 기간 등 3단계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OECD가 발표한 한국인 남녀 기대수명은 평균 80세. 2014년 고용노동부가 밝힌 한국인의 퇴직 연령은 평균 53세. 특히 정년까지 일한 비율은 7.6%로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가 머지않은 만큼 은퇴 후 부부가 함께 여생을 보낼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재현 기자 nfs0118@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