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는 지난 6월 1일자로 “오늘주문 오늘도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서울 전 지역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당일배송을 위해 종합물류기업 SLX택배와 손잡은 11번가는 매출 증대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 주문이라도 오래 기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스피드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 이커머스 업계는 당일배송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까?

글. 김준영

워킹맘을 사로잡은 ‘마켓컬리 샛별배송’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을 외치며 매력적으로 소비자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당일 수확 채소, 과일, 맛집 음식까지 내일 아침 문 앞에서 만나요!”라는 문구는 단숨에 워킹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하는 여성은 요리는커녕 장보러 갈 시간조차 부족하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슈퍼맘이 되어야 하는 그녀들에게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구세주 같았다. 새벽시간에, 그것도 가장 신선한 제품을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니. 아침은 배송된 빵이나 샌드위치로 간편하게 해결하고 함께 배달된 식재료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퇴근 후 저녁을 준비할 재료로 이용하면 된다. 그렇게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당당하게 이커머스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국 빠른 배송의 시초, ‘쿠팡 로켓배송’

마켓컬리 이전에도 쿠팡은 오랜 시간 ‘로켓배송’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쿠팡에 따르면 ‘밤 10시에서 12시 사이’가 하루 주문 물량의 1/3이 몰릴 정도로 소비자의 수요가 크다고 한다. 소비자에게 최대한 빨리 배송하기 위해서는 물류센터의 위치와 크기도 매우 중요하다. 전국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가 얼마나 클지, 우리는 감히 상상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쿠팡을 통해 주문했다고 치자. 빠른 배송을 위해 쿠팡 직원은 물류센터에서 소비자가 주문한 물건을 찾기 위한 시간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그 넓은 물류센터를 헤집고 다니기에 한계가 있다. 이제부터가 인공지능의 역할이다. 인공지능은 직원과 물품의 위치를 고려해 가장 빠른 동선을 알려준다. 이는 시스템이 모든 상품의 위치와 입출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빠른 배송이 가능한 이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아마존을 제외하고 빠른 배송을 논할 수는 없다. 아마존은 지난 2005년 유료서비스를 기반으로 회원에게 이틀배송을 시작했다. 물론 현재는 당일배송, 2시간 배송과 같은 더 빠른 배송도 가능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아마존은 기존의 소비와 관련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미래의 수요를 예측했다. 이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물류의 혁명을 가져왔다. 재고를 보충하는 것과 배송, 판매 등의 데이터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면 인공지능이 소비자에게 가장 가까운 배송이 가능한 센터를 골라 배송차량을 정하고 최적의 배송 경로를 뽑아낸다.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의 마켓컬리와 쿠팡도 아마존과 같은 방식으로 빠른 배송을 이끌어 왔다. 마켓컬리를 예로 들어보자. 마켓컬리는 소비자가 주문하기도 전에 산지에서 갓 잡아 올린 산낙지를 발주한다. 기존의 예상 데이터를 분석해 물류센터에 가져다 놓는 것이다. 소비자가 앱을 통해 구입을 하면 밤 11시에 주문을 마감하고 산낙지를 배송한다. 재고가 남으면 그대로 폐기. 이 때문에 예측이 정확해야 한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폐기율은 1% 안쪽이라고 한다.

배송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많은 유통사들이 빠른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일자리의 형태도 생겨났다. 쿠팡은 일반인이 자기 차량이나 도보로 로켓배송을 수행할 수 있는 ‘쿠팡플렉스’를 시작했다. 법적으로 화물차만 아니면 영업용 번호판이 아니더라도 돈을 지급받고 운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30만 명 이상의 일반인이 배송에 지원하고 있고 이로 인한 헤프닝도 끊임없이 발행한다.

뭐든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당장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라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제는 당일배송이 되지 않으면 구매버튼을 망설이게 된다. 11번가와 티몬 등의 이커머스 업계도 많은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빠른 배송의 형태를 이어받아 새로운 구매 수요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배송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앞으로 어떤 배송 서비스로 이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