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카이브는 50+세대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온갖 정보를 정리해 차곡차곡 쌓아두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2018년 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가 긴급하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8개의 감염병 목록을 발표했습니다. 에볼라, 사스, 메르스, 지카 등이 장식한 이 목록의 가장 아래에는 낯선 이름 하나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질병 X(Disease X). 이전까지 인류가 만나지 못한 미지의 감염병을 지칭하는 이름입니다. 그리고 2년 뒤,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의 등장을 지켜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언제든 또 다른 질병 X가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코로나19는 새로운 팬데믹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할지도 모르죠. 어떻게 하면 이 시대를 건강하게 건너갈 수 있을까요. 단순히 더 걱정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감염병 사태를 우리의 몸과 건강에 새롭게 관심을 갖는 계기로 삼을 수는 없을까요. 코로나19 사태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이 변화를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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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건강하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알려준 감염병 시대의 생존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냥 어떤 상황에서도 건강하라"일 것입니다. 

건강하고 면역력을 갖춘 사람들은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털어 냈지만, 기저 질환이 있는 이들에게 바이러스는 더욱 치명적이었습니다. 감염병에 안 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염이 되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몸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병원 이용에도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각국 정부가 감염병의 급속한 확산을 막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는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즉,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 중증 환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다른 환자를 위한 의료 자원의 투입이 어려워 집니다. 어떤 병이든 필요한 때 적절한 치료를 받기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면회나 간병 수칙도 까다로워져 환자 가족의 고충도 커지고요. 

최근 가벼운 감기 증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한 분도 많을 겁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가 판명되기 전까지는 자유롭게 외출하지 못하고, 병원에도 못 갑니다. 시간을 들여 코로나19 검사도 받아야 하고요. 어쩌다 콜록 거리기도 하면, 주변의 경계 어린 눈총을 받아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삶의 질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다행히 감염은 피하더라도, 평소 건강 문제를 안고 있던 분들은 몇 배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새로운 질병 X의 출현, 또 다른 팬데믹 상황의 발생은 개인 차원에서 대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몸은 관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피해를 최소화하고 좀 더 수월하게 위기의 시간을 넘기도록 준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싱거운 결론을 상기하자면, 이제 우리는 건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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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본으로  

작년 8월,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건강 관리와 면역력 증진을 위한 코로나19 건강 생활 수칙을 발표했습니다. 아래 전문을 옮깁니다.


Ⅰ. (영양관리) 영양은 높이고, 열량은 낮추고
• 활동량 감소 시 활동량에 맞추어 음식 섭취량 줄이기
•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과일, 채소 다양하게 섭취하기(하루 500g 이상)
• 체력 유지를 위해 단백질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하기 (생선, 계란, 콩, 지방이 적은 육류 등)
• 갈증 해소를 위해 탄산음료나 가당 주스보다 물을 충분히 마시기

Ⅱ. (신체활동) 덜 앉아 있고, 더 움직이고
•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시간 줄이고, 가능한 한 30분마다 몸을 움직이기
• 스트레칭, 간단한 체조, 근력운동 동영상 보며 집 안에서 운동하기 (성인은 하루 30분, 아동은 하루 1시간)
• 텔레비전 시청, 휴대 전화 등을 이용하거나 재택근무할 때에도 짬짬이 일어나서 움직이기
•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한 활동 늘리기 (산책, 계단 오르기, 청소, 텃밭 가꾸기 등)
• 야외공간이나 환기가 잘 되는 실내에서 신체활동 하기

Ⅲ. (마음 건강) 마음은 나누고, 불안은 줄이고
• 수면, 식사, 휴식, 운동 등 규칙적인 생활 유지하기
• 가족, 친구, 동료, 이웃과 전화, 온라인 등으로 소통하며 힘든 감정 나누기
• 잘못된 정보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므로 공신력 있는 기관/전문가가 제공하는 정보에 집중하기
• 잠자기 전 전자 기기 사용을 줄이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기
• 과몰입 위험이 높은 게임, SNS, 동영상 등의 이용 시간 조절하기

Ⅳ. (질환 예방) 질환은 살피고, 치료는 꾸준히
• 건강 체중 유지하기(체질량지수 참고)
• 질환 관리에 필요한 약품이 구비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처방대로 복용하기
• 흡연자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금연하기
• 고혈압, 당뇨, 심뇌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은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기
• 응급상황의 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응급 상황 또는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경우 의료진에게 연락하기
• 예방접종, 정기검진 등 주기적으로 건강관리 하기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과일과 채소, 단백질 적절하게 섭취하기, 하루 30분 운동하기, 규칙적인 수면 습관, 금연, 주기적인 검진. 익숙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아마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가져온 성인이라면 외워서도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수칙도 어찌 보면 참 평범한 것들이었습니다.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잘 씻으면 되는 거였죠. 사실 손 씻기는 현 사태 이전에도 감염 질환 예방을 위해 상시 권장되던 행위였고요.

감염병 시대라고 해서 특별한 건강 관리법이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 검진이나 진찰 시에 자주 들었던, 흘려듣기 일쑤였던 조언들을 진지하게 받아 들이고, 하나씩 실천에 옮기기만 하면 됩니다. 비법이나 특효, 출처가 불분명한 의료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성실하게 기본을 점검할 때입니다.   


○ 필요한 정보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클릭)
G-health 공공보건포털(클릭)
서울시민 건강포털(클릭)

서울시 대사증후군 오락프로젝트(클릭)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클릭)
응급의료포털 E-GEN(클릭)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클릭)
서울시 정신건강브랜드 블루터치(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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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내 몸을 이롭게 

작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에서 전화 등으로 이뤄진 비대면 원격 진료 시행 건수는 211만 건에 달합니다. 아직 정식으로 원격 진료가 허가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한시적으로 원격 진료를 허용했습니다. 

해외에서 원격 진료는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미국 내 전체 진료 건수의 0.15%에 불과했던 원격 진료 건수가 100배 가까이 증가해 올해 3월 전체 진료 건수의 13%를 기록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작년 한해 1900만 건의 원격 진료가 이뤄졌고, 한 번 이상 원격 진료를 경험한 국민이 20%에 달합니다.

원격 의료는 한국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이슈가 되어 왔습니다. 의료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에 대한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 차이 때문에 본격적인 도입은 미뤄져 왔고요.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금 원격 의료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상황입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기에, 원격 의료는 다수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관련 쟁점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선결 과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에서도 원격 의료가 보편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보다 현재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 의료는 큰 장점을 발휘합니다.

원격 의료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 분야도 코로나19 사태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다양한 IT 기술을 의료 서비스와 접목한 것인데요. 첨단 기술이나 기기를 활용하면 혈당, 혈압 등의 신체 데이터를 상시 측정해 실시간으로 몸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 역시 원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즉각 대처할 수 있고요.   

최근 TV 광고에서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로 심전도를 측정하는 모습을 본 분도 계실 텐데요.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진화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앞 다투어 건강 관리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기존 혈압계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혈압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제품도 이미 출시됐고요. 

이같은 의료 환경의 변화를 잘 활용하면, 간편하게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한발 앞선 대처로 더 큰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예방과 면역력 관리가 중요해진 시대에 코로나19가 앞당긴 변화의 흐름을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전 글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화두로 소개한 바 있는데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이참에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밴드를 하나 구입해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산책할 때 마다 심박수나 운동 거리를 측정하는 정도로만 활용해 봐도 디지털 기술의 효용을 체감할 수 있을 테니까요. 원격 의료든, AI 진료든 근미래에 도래할 새로운 의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마음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 더 읽어볼 자료 

[연속 기사] 코로나로 불붙은 원격 의료(클릭)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웹진] 환경이 건강의 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디지털 헬스케어(클릭)
[만화 / 삼성뉴스룸] 웨어러블 헬스케어(클릭)
[Q&A / 삼성뉴스룸] 웨어러블 헬스케어(클릭)  

[기사] 코로나가 쏘아올린 손목 위 주치의 전쟁..삼성·애플 격돌, 페북 가세(클릭)
[기사] 전통 혈압계 넘어 스마트워치 혈압측정 시대 눈앞(클릭)
[기사] 내년 출시 애플워치..혈당·혈압·알코올 수치 측정한다(클릭)
[한국소비자원 웹진] 스마트 밴드, 가성비냐? 고가 제품이냐?(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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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건강하기 

원격 의료나 디지털 헬스의 부상에서도 알 수 있듯, 이제 얼마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건강 관리를 하고, 때에 맞춰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큰 병을 얻기 전에,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에 미리 대비하고 충분한 면역력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죠. 통제할 수 없는 외부 환경 요인에 자신의 안위가 좌우되지 않도록요.

사는 지역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일차 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입니다. 지역 사회에서 주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주민의 건강 전반을 돌보는 주치의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동네에서 편하게 드나들 병원을 찾고, 특별한 증상이 없을 때도 찾아가 얘기를 나눌 의사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건강 관리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동네에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받고 싶은 분에게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의료사협은 지역 주민이 조합원으로서 출자금을 모아 한의원, 의원, 치과와 같은 의료 기관을 직접 설립하고 운영해가는 협동조합입니다. 

의료사협은 질환의 치료보다는 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예방 활동에 더 힘을 기울이고, 소속 의사들은 조합원들의 주치의로서 일상적인 건강 관리를 돕습니다. 조합이 조합원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다양한 소모임 활동의 베이스캠프가 되기도 하고요. 조합원으로 참여한 주민들이 직접 조합의 운영 방향을 결정하고 발전 방향도 모색합니다.  

전국에서 25개의 조합이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에는 각각 은평구, 관악구, 성북구, 노원구, 영등포구, 마포구, 성동구에 기반을 둔 7개의 조합이 있습니다(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원 조합 기준). 조합마다 운영 현황은 각기 다른데, 각 조합은 한의원, 의원, 치과, 재가장기요양센터, 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합회 회원 조합 현황(클릭) 
  
의료사협의 또 다른 존재 의의는 단순히 한 개인의 건강을 넘어서 지역 공동체의 건강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의료사협은 지역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한 돌봄 안전망을 구축하고, 지역의 보건 환경을 개선하는 과제에 능동적으로 나섭니다. 기존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는 팬데믹 상황에서는 취약 계층일수록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습니다. 이같은 의료사협의 지향점이 더욱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기본적으로 의료사협은 이웃이 건강하지 않으면 나도 건강할 수 없다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알려준 교훈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개인의 면역이 아닌 집단 면역이 화두가 된 시대. 감염병 시대의 건강 관리가 이전과는 무언가 달라야 한다면, 바로 이 점이 아닐까요.   

○ 더 읽어볼 자료 

[기사] 의료협동조합, 그것이 알고 싶다(클릭)
[기사] 의료생협이 간판을 바꾸는 이유는?(클릭)
* 2013~2017년에 작성된 기사들로 업데이트 되지 않은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재 기사] 발로 뛰는 동네 의사, 야옹 선생의 지역사회 의료일지(클릭)  
[다큐] 감염병 시대, 사회적 의료를 말하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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