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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개인전 - 여름 협주곡

'북포레' 행사 중 하나로 북포레 회원들이 각자 편리한 시간에 이수지 그림책 작가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아래는 8월 25일에 다녀온 한 회원의 관람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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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의 한적한 골목에 있는 알부스 갤러리에서 열린 그림책 작가 '이수지' 개인전에 다녀 왔습니다.

 

이수지 작가는 그림의 힘이 이끌고 가는 이야기를 책이라는 그릇에 담아 내는 작가로, 책의 물질성을 이용한 독특한 그림책을 만들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그림책 작가이지요. 

 

알부스 갤러리 B1~2층까지 전시가 준비되어 있고 입구가 있는 1층에는 이수지 작가의 데뷔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벽난로 무대가 한 벽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독자는 앨리스와 함께 무대 속 무대로 빠져들었다가 그 무대가 벽난로였고 벽난로 무대밖에 서 바라보는 커다란 손을 만나게 되지요. 인생은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작가의 인생 철학도 엿보면서 이수지 작가는 ‘천재' 라고 느끼고 표현하기에 아깝지 않았습니다. 

 

B1에는  <물이 되는 꿈> 노래와 함께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파도야 놀자>와 <물이 되는 꿈 원화>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파도를 만났을 때의 두려움, 한발 내딛는 용기, 물에 흠뻑 젖는 어린이들의 놀이를 책의 제본선을 경계로 하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게 표현한 <파도야 놀자>는 이수지 작가의 대표작이 되었지요. 작품을 감상할 때 잔잔히 흐르는 <물이 되는 꿈> 음악도 한몫하여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물처럼 자유로운 내가 되는 상상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2층에서 드디어 신간 <여름 협주곡>을 만났습니다. 아직 그림책을 읽지 않은 채로 신간 원화를 만나는 일은 무척이나 설레는 일이었지요.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에 꼭 들어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인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1,2,3악장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책 작업을 했다는 사전 지식만 가지고 있었기에 음악을 그림책으로 어떻게 해석하여 만드셨을까 매우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림책의 장면과 음악을 엮어 만드신 애니메이션이 눈길을 끌어 먼저 감상을 하고 고개를 돌리자 생동감 넘치는 색감의 그림들이 눈앞에 펼쳐져 감탄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눈을 호강하게 하는 원화를 미리 만나고 천천히 그림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책은 생각보다 크고 페이지가 많았습니다. 무대 위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시작하고 시원하게 물놀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물방울과 물줄기가 음표를 대신 하여 악보 위를 자유롭게 장식하고, 아이들의 물놀이가 물풍선, 물총, 물호스, 물조리개에 양동이까지 확장되면서 자유롭고 신나는 표정과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달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장면에서는 잠시 비에 홀딱 젖어 위축되지만 다시 <곰 사냥을 떠나자>의 가족처럼 용감하게 비바람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나고 책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물놀이 하던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함께 인사를 합니다. 

 

아니 이런! 역시 이수지 작가는 경계의 작가입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무대와 그림책의 경계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로 안내했었네요. 그림책이 끝나고 나서야 깨닫고는 정말 그림의 힘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책의 물질성을 마음껏 활용하는 천재적인 작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북포레' 회원님들과 함께 이수지 작가전에 방문한 시기는 비록 처서가 지나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선

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었지만, 다시 여름이 시작하는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자유롭고 시원한 물놀이를 선물할 여름이 다시 오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라도 손만 뻗으면 느낄 수 있는 여름을 선물해준 이수지 작가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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