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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모비딕(Moby-Dick , 허먼 멜빌, 저.)를 읽고....

■ 활동명 : 12월의 도서를 함께 만나다
■ 일시 : 2023.12.4(월) 16:00 ~21:00         ■ 장소 : 강성자 대표 자택        ■ 참가자 :강성자  대표 외 회원 5명, 회원
■ 주요내용 
   - 모비딕을 이야기하다
   - 차기년도 대표 및 임원 추대
   - 2023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독서모임의 발전 방안 모색
■ 평가 및 향후 계획
   - 2024년 1월 모임 확정 : 1월1일(월) 16시,  명와 고문댁

     * 신간 도서 『 인공지능시대의 인간 · 윤리·사상, 강병오 저자와의 만남 

 

* 도서 선정, 연구, 오늘도 감상문을 정성껏 전달해준 엘리님^^ 오늘도 ~~♡

 

 

2023년 12월 4일 책 읽는 풍경_엘리

 

        선정 도서 : 모비딕 Moby-Dick; or, The Whale (H. 멜빌)

 

  모비 딕은 <리어 왕>, <폭풍의 언덕>에 이은, 영어로 쓰인 3대 비극 작품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51년에 쓰인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장편 소설에 바로 다가가기는 쉽지 않았다. 우선, 소설의 첫 문장, “Call me Ismael”에서 일단 멈추어 작중 화자인 ‘이스마엘’을 성서 속에서 찾아보며 그를 내 앞으로 소환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그다음으로, 최근에 본 영화 <더 웨일>에서는 멜빌의 <모비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았다. 특히, 딸 엘리가 15살 무렵에 쓴 소설 <모비딕>에 관한 에세이에 주목했다. 거기서 <모비딕>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고래 묘사만 잔뜩 있는 챕터들이 유독 슬펐다.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배려인 걸 아니까.’ 엘리의 말대로 ‘유독 슬펐다’는 말에 이끌려 고래 묘사가 있는 챕터부터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모비 딕은 흰 고래라는 뜻이다. 작가는 흰색에 대해 유별나다. 흰색이 갖고 있는 마법을 알아내기 위해 모비 딕을 광적으로 추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떻든, 이제, 시간이 더 주어지면 본격적으로 <모비 딕>을 읽는 데 속도가 붙겠지....   

 

 

1. 성서 속 이스마엘에 대하여 

 

* 이스마엘(Ishmael) = 방랑자. 세상에서 추방당한 자

 

 “Call me Ismael.” <모비 딕>의 첫 문장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던 아들이 이복동생이 생기고 난 후 어느 날 갑자기 광야로 내쫓긴다. 광야에서 이스마엘은 능숙한 활잡이가 되어 결혼도 하고 후손을 낳고 137세까지 살다 죽는다, 

광야라는 척박한 환경이 오히려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이스마엘을 더 강인하게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소설 속에서 이스마엘은 어떤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지를 따라가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창세기 요약; 

13세 때 하나님과의 언약의 표징인 할례를 받았다(창세기 17:11, 26). 

이복동생 이삭(이사악)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아버지 아브라함의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창세기 21:11). 

실제로 아브라함은 한때 이스마엘을 유일한 상속자로 생각했다(창세기 17:18).

이스마엘은 이삭이 젖 뗄 무렵 이삭을 못살게 군일로 사라의 미움을 사서 어머니 하갈과 함께 쫓겨났다(창세기 21:8-10, 14). 아브라함은 몹시 괴로워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조언을 구하고 이에 하나님은 하갈의 아들도 너의 자식이니 한 민족이 되게 하겠다 약속하였다. 하나님의 조언에 따라 아브라함은 빵과 물 한 가죽 부대를 하갈에게 주고 이스마엘과 함께 내보냈다고 한다. 하갈 모자는 아브라함의 곁을 떠나 브엘세바 광야에서 헤매게 되었고, 물이 떨어지자 하갈은 하나님께 아들을 살려달라고 목 놓아 울었다. 그러자 천사가 하갈의 앞에서 나타나 그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말하며 하갈의 눈을 열어 주었고 덕분에 우물을 보게 된 하갈은 가죽 부대에 물을 담아 이스마엘에게 주었다. 이후 하나님께서는 그와 함께 계셨고 광야에서 자란 이스마엘은 성인이 되자 활잡이가 되어 파란 광야에서 살았는데, 하갈은 이집트 땅에서 그의 아내를 얻어 주었다. 완전히 연을 끊고 지낸건 아닌지, 아브라함이 죽자 이삭과 이스마엘이 같이 아브라함을 장사지냈다고 나온다. 또한 이삭의 장자였던 에서를 받아준 인물도 이스마엘이었다.

 

광야에 거하며 활 쏘는 데 능숙한 자가 되었다(창세기 21:20). 이후 바란 광야에 사는 동안 애굽 여인과 결혼하였다(창세기 21:21).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하고 죽은 후(창세기 25:5) 이스마엘은 이삭과 함께 부친의 장례를 치렀다(창세기 25:8). 후손은 12명으로, 장남 느바욧, 게달, 앗브엘, 밉삼, 미스마, 두마, 맛사, 하닷, 데마, 여둘, 나비스, 게드마다(창세기 25:13-16). 이스마엘은 137세를 향수하고 죽었다(창세기 25:17).

 


2. 영화 속 <모비 딕> 

 1851년에 나온 소설 <모비 딕>은 100여년이 지난 후 원작에 충실한 영화로 만들어진다. 

 

 1) 영화 Moby Dick ; 모비딕의 이야기를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 (1956년 영국)

상영시간 : 116분

감독 : 존 휴스턴

출연 : 그레고리 펙(Gregory Peck)

 

2) 영화 The Whale (2022년 미국)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 브렌든 프레이저

 

-미국의 극작가 사무엘 D.헌터가 쓴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은 몸무게 272kg의 초고도비만 은둔형 외톨이 찰리. 건강 악화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찰리가 연락을 끊었던 딸 엘리와 생의 마지막 남은 순간을 보내며 ‘구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사무엘 D.헌터는 자전적 경험을 살려 이 작품을 썼다. 실제로 내면의 괴로움으로 섭식에 문제를 겪었고, 살이 찌며 경험했던 일들이 작품에 녹아 있다.

 

 -<블랙 스완>을 끝내고 새로운 작품을 구상 중이던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 또한 제목에 이끌려 운명처럼 공연장을 찾았다. 그리고 곧 이 연극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은 연극을 쓴 사무엘 D. 헌터와 만나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두 사람 모두 각색 작업을 사무엘 D. 헌터가 직접 맡아야 한다는데 동의했고 영화 작업이 처음이었던 헌터는 의욕적으로 각색에 필요한 공부를 시작했다. 

각색 과정은 사무엘 D. 헌터가 자신의 가장 어두웠던 과거를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더 웨일]은 대학 시절, 헌터 자신의 비만 경험에서 시작되었기 때문. 당시 헌터는 찰리와 같은 사람들이 어떤 신체적, 사회적 일들을 겪는지 직접 경험했다. 

사무엘 D. 헌터는 “저는 저의 성적 정체성을 추하게 여기는 근본주의 기독교 학교에 다녔고, 때문에 여러 해결되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습니다.”고 말한다. 

 

* 영화 속 대사 

 

ELLIE

I wrote this in eighth grade for English, why do you have this?

CHARLIE

Your mother. She sent it to me. Four years ago. I wanted to know how you were doing in school. So she sent it. And it’s the best essay I’ve ever read.

 

* 딸 엘리가 8학년 때 쓴 에세이

 

 “In the amazing book Moby Dick by the author Herman Melville, the author recounts his story of being at sea. In the first part of his book, the author, calling himself Ishmael, is in a small sea-side town and he is sharing a bed with a man named Queequeg.”

 “The author and Queequeg go to church and later set out on a ship captained by the pirate named Ahab, who is missing a leg, and very much wants to kill the whale which is named Moby Dick, and which is white.”

 “In the course of the book, the pirate Ahab encounters many hardships. His entire life is set around trying to kill a certain whale.”

 “I think this is sad because this whale doesn’t have any emotions, and doesn’t know how bad Ahab wants to kill him.”

 “He’s just a poor big animal. And I feel bad for Ahab as well, because he thinks that his life will be better if he can kill this whale, but in reality it won’t help him at all.”

 “I was very saddened by this book, and I felt many emotions for the characters.”

 “And I felt saddest of all when I read the boring chapters that were only descriptions of whales, because I knew that the author was just trying to save us from his own sad story, just for a little while.”

“This book made me think about my own life, and then it made me feel

glad for my--”

↓ 

 

 

 ‘허먼 멜빌의 쓴 걸작 "모비 딕"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작중 화자인 이스마일이 작은 어촌에서 퀴쿼크라는 남자와 누워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스마엘은 퀴쿼크와 교회에 갔다가 배를 타고 출항하는데 선장은 해적인 애이해브이다. 그는 다리 하나가 없고 어떤 고래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고래의 이름은 모비 딕, 백고래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애이해브는 많은 난관에 직면한다. 그는 평생을 그 고래를 죽이는 데 바친다. 안타까운 일이다. 고래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자길 죽이려는 애이해브의 집착도 모른다. 그저 불쌍하고 큰 짐승일 뿐. 애이해브도 참 가엽다. 그 고래만 죽이면 삶이 나아지리라 믿지만 실상은 그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될 테니까.

 난 이 책이 너무 슬펐고 인물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고래 묘사만 잔뜩 있는 챕터들이 유독 슬펐다.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한 배려인 걸 아니까.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 ......

 

3. 고래 묘사가 있는 챕터 찾아 읽기 

 

 ....하지만 초자연적인 의견을 무시한다 하더라도, 그 괴물의 육체적 생김새와 명쾌한 특징은 보기 드문 힘으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모비 딕을 다른 향유 고래와 구별해주는 것은 보기 드물게 거대한 덩치라기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눈처럼 새하얗고 주름이 잡혀 있는 이마와 피라미드처럼 높이 솟은 하얀이다. .....(모비 딕 p.240) 

 

 ----- 고래의 흰색에 대하여


*제 42 장 고래의 흰색 

 

 모비 딕에게는 이따금 모든 사람의 영혼 속에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두드러진 특징이 몇 가지 있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막연한 공포가 존재했는데. 이 공포는 이따금 그 강렬함으로 나머지 특징을 완전히 압도해버리곤 했다. 하지만 너무 신비롭고 거의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남들이 이해할 수 있게 기록하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를 몸서리치게 한 것은 고래의 색깔이 희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내 말뜻을 정확히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이 책 전체가 아무 의미도 없어질 테니, 막연하게나마 생각나는 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자연계의 수많은 물체에서 흰색은 대리석이나 동백나무나 진주의 경우처럼 1)자신의 특별한 장점을 남에게 나누어주어 그 아름다움을 더욱 세련되고 우아하게 높여준다. 

 

 그리고 다양한 민족이 이 색깔에서 2)어떤 고귀한 자질을 인정했다. 저 옛날 오랑캐 나라 페구의 위대한 왕들도 그들의 지배를 형용하는 온갖 수식어 가운데 ‘흰 코끼리의 주인’이라는 칭호를 맨 위에 놓았다. 근대 시암의 왕들은 왕실 깃발에 눈처럼 하얀 코끼리를 집어넣었다. 하노버 왕가의 깃발에는 눈처럼 하얀 군마가 그려져 있고, 로마 제국을 계승한 오스트리아 제국도 이 고귀한 색을 황제의 색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흰색의 존귀함은 인류 자체에도 적용되어 백색 인종은 이상적인 인간으로서 다른 모든 유색 인종보다 우위에 서게 되었다. 

 게다가 흰색은 기쁨도 의미하게 되었는데, 로마인들은 축제일을 하얀 돌로 나타냈기 때문이다. 

  3)또한 흰색은 인간의 동정심이나 그 밖의 감동적이고 고결한 것ㅡ신부의 순결. 노인의 인자함ㅡ을 상징하는 데에도 쓰이게 되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 사이에서는 하얀 조가비를 엮어 만든 허리띠를 주는 것이 최대의 명예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했고, 많은 나라에서 판사가 걸치는 담비 모피의 흰색은 정의의 위엄을 상징하고, 왕과 왕비가 백마가 끄는 마차를 타는 것은 일상의 위엄을 지키는 데 이바지한다.

 

 4)가장 장엄한 종교 의식에서도 흰색은 신의 무구함과 권위의 상징이 되었다. 불을 숭배하는 페르시아의 배화교도들은 두 갈래로 갈라진 하얀 불꽃을 제단 위에서 가장 신성한 것으로 떠받들었으며,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신 제우스는 눈처럼 하얀 황소로 변신한다. 고귀한 이로퀴이족 인디언에게는 한겨울에 흰 개를 바치는 것이 가장 성스러운 제사였으며, 얼룩 하나 없고 충직한 그 짐슴이야말로 이로쿼이족이 ‘위대한 정령’에게 여전히 충성스럽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해마다 파견할 수 있는 가장 순결한 전령이었던 것이다. 또 모든 기독교 성직자들은 검은 사제복 안에 ‘앨브’나 ‘튜니클’을 입는데. 이 명칭을 흰색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화려한 장식으로 신성한 위엄을 과시하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흰색은 주님의 수난을 찬양할 때 특별히 사용된다. (..................)

 

 또한 인류가 공동으로 물려받은 경험에서도 5)흰색의 초자연성을 말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람의 시체에서 무엇이 보는 사람을 가장 오싹하게 만드느냐 하면, 당연히 그것은 송장에 떠 있는 대리석처럼 창백한 색이다. 그 창백한 색은 이승에서는 격렬한 공포의 상징이지만 저세상에서는 경악의 상징인 것 같다. 시체를 싸는 수의 또한 의미심장한 흰색이고. 그것은 죽은자의 그 창백한 색에서 빌려 온 것이다. 미신에서도 우리는 유령에게 눈처럼 새하얀 망토를 입히며, 모든 유령은 젖빛 안개 속에서 나타난다. 이런 공포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동안에 덧붙이자면.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에 의해 묘사된 공포의 왕도 하얀 말을 타고 있다.

 따라서 인간은 다른 기분일 때는 흰색으로 고결하거나 우아한 것을 상징하지만. 흰색이 가장 심오한 관념적 의미를 짊어질 때에는 인간의 영혼에 특별한 요괴를 불러낸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북극의 흰곰과 열대 지방의 백상아를 보라. 매끄럽고 유별난 흰색 외에 또 무엇이 그들을 유별난 공포의 대상으로 만드는가? 말없이 만족스럽게 바라볼 만한 그들의 생김새를 무섭다기보다 역겹고 혐오스럽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 송장처럼 창백한 흰색이다. 그래서 독특한 무늬가 새겨진 모피로 몸을 감싸고 사나운 엄니를 가진 호랑이도 하얀 수의를 입은 곰이나 상어만큼 우리의 용기를 꺽지는 못하는 것이다.

 

**알바트로스(신천옹)를 처음 목격한 사건


강풍이 오래 계속되던, 남극해 부근의 바다에서였다. 나는 오전 당직을 마친 뒤 잔뜩 흐려진 갑판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중앙 해치에 내동댕이쳐진 새 한 마리를 보았다. 얼룩 하나 없이 새하얀 깃털로 덮여 있고 매부리코처럼 구부러진 기품있는 부리를 가진 당당한 새였다. (.......)새는 몸을 다치지 않았는데도 초자연적인 고통에 사로잡힌 어떤 왕의 유령처럼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를 냈다. 나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기묘한 새의 눈을 통해 신만이 가지고 있는 비밀을 엿본 것 같았다. 나는 천사들 앞에 선 아브라함처럼 허리를 구부렸다. 새는 너무 하얗고 날개는 너무 넓었다. 영원히 추방당한 그 바다에서 나는 전통과 도시에 대한 기억, 비참하게 일그러진 기억을 잃었다. 나는 깃털로 뒤덮힌 그 경이롭고 이상한 새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때 내 마음을 뚫고 지나간 것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다. 그저 암시를 줄 수 있을 뿐이다. (........)  그 매력의 비밀은 주로 새의 온몸을 뒤덮은 경이로운 흰색 속에 숨어 있다고 나는 단언한다. (.....)   *콜리지의 <노수부의 노래>가 언급됨

 

 하지만 이 점이 이의 없이 확정된다 해도.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것을 분석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흰색을 무언가 무서운 것과 결부 짓는 직접적인 연상을 모두 또는 대부분 제거해도 여전히 흰색이 우리에게 똑같은 마력을 행사하는 사례를 인용하면, 우리가 찾는 수수께끼의 원인으로 우리를 안내해줄 실마리를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 ‘흰색’의 마법을 풀지 못했고, 왜 흰색이 인간의 영혼에 그처럼 강력한 호소력을 갖는 것인지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그런데 더욱 이상하고 훨씬 놀라운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것처럼 6)흰색이란 영적인 것의 가장 의미심장한 상징, 아니 기독교 신이 쓰고 있는 베일 그 자체인 동시에, 인류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에 내재하면서 그것의 속성을 더욱 강화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하얀 은하수의 심연을 쳐다보고 있을 때, 우주의 무정한 공허함과 광막함을 넌지시 보여주어 무서운 절멸감으로 우리의 등을 찌르는 것은 그 색깔의 막연한 불확정성이 아닐까? 

 

 7)흰색은 본질적으로 색깔이라기보다 눈에 보이는 색깔이 없는 상태인 동시에 모든 색깔이 응집된 상태가 아닐까? 넓은 설경이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공백이지만 그렇게 의미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까? 무색이면서도 모든 색깔이 함축된 무신론 같아서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는 것일까? 

 

 자연철학자, 즉 물리학자들의 이론에 따르면, 이 지상의 모든 색채, 감미롭고 장엄한 모든 광채. 이를테면 해질녘의 하늘과 숲의 감미로운 색깔이나 금박 올린 벨벳 같은 나비의 날개, 소녀들의 나비 같은 뺨, 이 모든 것은 교묘한 속임수일 뿐이어서 그 물질에 실제로 내재해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래서 신격화된 ‘자연’은 매춘부처럼 진한 화장으로 우리를 매혹하지만, 그 매력은 속에 있는 납골당을 가리고 있을 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자. 자연물의 온갖 색채를 만들어내는 그 신비로운 화장품. 즉 빛의 원리도 본질적으로는 영원히 흰색이나 무색이어서. 매개물 없이 직접 물질에 작용하면 튤립이나 장미도 그 자체의 공허한 색조로 물들게 할 뿐이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우주는 수족이 마비된 나병 환자처럼 무력하게 우리 앞에 누워 있다. 눈과 얼음에 덮인 라플란드를 여행하면서 색안경을 쓰기를 거부하는 고집쟁이 여행자처럼, 저주받을 이단자는 주위의 모든 경치를 뒤덮고 있는 그 엄청나게 큰 하얀 수의 앞에서 장님처럼 멍해질 뿐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상징이 바로 흰 고래인 것이다. 그래도 여러분은 이 광적인 추적을 의아하게 생각하겠는가.

 

 

* 함께 이야기 나누기

 

1)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을 소개해 주세요.

 

발췌 (p.     )

발췌 이유 

 

 

2) 영화 <더 웨일>의 라스트 신에서 거구 찰리가 흰 고래로 변신하여 바다로 떠난다고 생각한다. 

 

공감  

공감하기 어렵다

 

 

3) 흰색의 상징성 ; 흰색은 어떤 느낌을 주나. 흰색이 연상시키는 경험이나 스토리 나누기

 위의 인용문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가. 

 

 

4) 멜빌이 선상에서 알바트로스(신천옹)를 처음 목격한 이야기 속에 “그때 내 마음을 뚫고 지나간 것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다. 그저 암시를 줄 수 있을 뿐이다.” 라는 말이 나온다.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I cannot tell, can only hint, the things that darted through me t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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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비딕의  시간이 지나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책봉투로  만난 반가운 우리 모비딕...

 

전체댓글수 (1)

  • 김기수

    대표님의 컨디션이 걱정된 날이었다. 힘드신데도 불구하고 정성껏 준비하신 음식과 벗들에게 하사하신 선물! 분위기! 최최고였다.고문님이 직접 마련해오신 해물전은 접시에 담아내는 동시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우리는 1월 모임에도 '부탁함'을 잊지않았다. 대표님! 고문님! 감사합니다. 책 읽는 풍경의 격조있는 품격을 보여주는 엘리님! 최고~ & 열정과 재능을 겸비한 삐삐님! 존경해요. 오늘의 최고 인기였던 먹태와 황금 소스의 주인공 지니님! 지금처럼 늘 멋진 모습 유지를 부탁해요~ 이렇게 이렇게..... 2023년 마무리 북모임은 행복하기만 했지요~~~~~ 2024년도 함께 시작해요~~~

    2023-12-14 13: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