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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를 읽고...

 일 시 : 2023 1 16() 16:00~21:00              장 소 : 서대문50+센터 내 회의실, 인근 식당

 참석자 : 강성자 대표강옥순 고문마정숙차은경김기수 회원

 

책 읽는 풍경 ’23 첫 도서로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상봉하였다.  

우리의 요정 지니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북 토크는 울고? 웃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편의 판타지 소설 같은 느낌, 생각해볼 여지가 많았다, 현대사의 질곡과 삶의 영역의 한계, 스릴러 코미디 영화를 보는 느낌

작가가 글로써 해방된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실제 인터뷰에서도 언급...), 사투리의 대잔치(정겹다, 재밌다..), 한 남자의 객관적인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소감이 이어졌다.

 

아버지 죽음 이후 장례식장에서의 이야기를 한국의 아픈 현대사가 함축된 듯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유머러스하고 재밌게 쓰려고 노력한,

유머 속에 작가가 하고 싶은 뼈있는 말들이 다 들어있다

 

책을 추천하고, 북 토크를 이끌어준 강성자 대표의 재미있는 진행을 소개한다.

1. 읽은 소감 간단하게 말하기- 평점 매기기(5점 만점)

2. 인상깊게 읽은 부분 소개하기 / 마음에 와닿는 부분 말하기 /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은? / 가장 중요하게 느껴진 키워드? / 

   공감하는 부분은?

3. 책을 읽은 후의 변화 말하기

4. 작가에 대해 말하기.....

 

  휴머니즘! , '오죽하면'의 한계! , 자식이 무서웠다. 죽음이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 ....

 

   강성자 대표가 인상깊게 읽은 부분을 소개한다.          

                            

여기 사람들은 자꾸만 또 온다고 한다. 한번만 와도 되는데. 한번으로는 끝내지지 않는 마음이겠지.


    미움이든 우정이든 은혜든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향후 계획

 

 

   1. 2월 책모임 : 20() 16서대문50+센터 내 톡톡 의실

      *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책

         : 기형도 시인 입 속의 검은 잎,  진은영 시인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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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정숙님이 연구해온 리포트를 소개합니다.(역쉬~~~)

 

처음엔 젊은 작가이거니 생각했다. 인근 공립 도서관 여러 군데를 검색해보았는데, 모두 대출 중이었다. 예약자만 기본이 3명이어서 예약도 불가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창비카페에서 책을 구입했다. 초판이 229. 12월에 벌써 19쇄 발행. ( 출간된지 두 달만에 10만권 이상 팔렸다고 한다.)

카페에서 몇 페이지를 읽다가 집으로 돌아와 일과를 마치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중단할 수가 없었다. 페이지가 눈보다 손에서 더 빠르게 넘어가고 있었다. 다음은? 다음은 무슨 이야기로 넘어갈까. 복잡한 관계망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곱씹을 만한 대목들을 성급하게 지나치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한 숨에 달려갔다.

 

그리고 <정지아>를 찾았다. 누구일까. 유튜브에서 몇 개의 작가 인터뷰도 찾아보고 기사도 읽어보았다. 65년생. 이혼을 했고 (자식도 있는 것 같다), 구례에서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며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젊을 때 아름다운 모습위로 지금은 편안한 중년의 아주머니같은 인상이다.

 

'한겨울에도 차가운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다. 엄마가 심장에 품어서라도 따뜻하게 녹였다. 아버지는 나만 보면 예뻐서 어쩔 줄 몰라 발이 땅에 닿지 않게 했다. ‘어디 여자가.’ 이런 말 한번 들어본 적 없다. 부모의 절대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자랐다. 가난이나 부모의 이데올로기 같은 건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 이해할 수 있다. 부모가 미성숙해 아이를 학대하고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건 다르다. 다 커서 언제까지 부모 탓을 할 거냐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는데 지나고 보니 나는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스스로 교정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거고 누구의 사랑이나 지원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그걸 극복할 힘이 없는 게 아닌가 싶더라. 그래서 어디 가서 고생했다는 말 안 한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다.

 

알릴레오 북스 유튜브에서

지아 선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신간 나올 때마다 잘 읽고 있 습니다. 대학원 때, 그대 앞에 동서양이 무릎을 꿇을 거라는 어느 점쟁이 말이 허언이 아니었네요. 더 빛나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되길 기원합니다.

 

JiA Jeong

혜원아! 연락해!”

 

---202211월 시사인 임지영 기자 인터뷰 기사 아버지의 해방일지, 빨치산 아버지를 온전히 이해하기까지

아버지의 해방일지전직 빨치산아버지의 장례식을 다룬 소설이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냐던 딸이 사람이 오죽하면 그러겠냐고 말하는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소설가 정지아에 대한 궁금증을 대략 풀어주는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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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처음엔 성급하게 읽고, 두 번째는 관계망 익히기, 3번째는 소설 속 화자 아리를 중심으로 읽어 나갔던 것 같다. 정지아의 독특한 스토리 전개 방식도 눈에 들어왔다. 솔기가 보이지 않게 짜여진 직물 같다고나 할까. 스토리와 스토리가 이어지고, 스토리 안에 또 다른 스토리가 들어가 앉아있고, 그 스토리는 먼 이야기를 다시 소환했는데 그 이음새가 느껴지지 않는거다.

예를 들면, 아버지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말년에 막역하게 지낸 박선생이 장례식장에 와서 주인공 아리에게 17만 오천원과 함께 지출내역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넨다. 치매가 시작된 아버지를 위해 한달에 용돈 20만원을 박선생에게 대신 주고 쓰도록 한 것인데 돈의 사용처가 날짜별로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작가는 이로부터 오래 전 빚보증을 서 주었던 먼 친척이 야반도주하는 바람에 고초를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버지는 오죽하면 그랬겄냐라며 그 친척을 원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20만원의 용처를 기록하고 남은 돈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박선생을 보며 죽은 아버지가 인간에 대해 가졌던 신뢰를 생각한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위암 말기인 큰집 오빠 길수의 등장이다. ‘자기 인생을 막아선 작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길수오빠가 함박눈 내린 그 겨울날처럼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78,79,80 페이지에 묘사된 함박눈 내린 그 겨울날, 10살 아리가 겪어야했던 쓰라린 냉대의 기억이 소환된다.

 

201페이지- 기다리던 작은 아버지가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의 이야기는 202페이지에서 작은 아버지와 내가 인생의 어떤 순간을 공유한 유일한 날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240페이지- 화장장 뒤쪽에서 담배를 피우는 제자들과의 에피소드...담배와 얽힌 아버지와의 추억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이어진다.

 

이와같이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죽은 아버지는 살아서의 모든 순간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자신의 부고를 듣고는 헤쳐 모여를 하듯 모여들어 거대하고도 뚜렷한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었다’(181페이지)

 

----- 문학적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목

163p, 197p, 201p, 231p.......

 

------ 2021년 정지아의 <자본주의의 적> 에 실린 정홍수(1963년생) 평론가의 글 중에 한 대목을 옮겨본다.

 

’<자본주의의 적>이나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에서 자전적 요소를 사실과 허구의 이중의 겹에 넣고 변주하는 스타일의 적극적인 실험에서도 정지아 소설의 새로운 의욕을 보게 된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 무심한듯한 (물론 의도적인 과장과 변용을 포함해서) 자전적 이야기의 개방적 형식과 만나게 되거니와, *어름이 또다른 정지아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를 품게 된다.‘

 

*어름

 

1. 두 사물의 끝이 맞닿은 자리.

눈두덩과 광대뼈 어름에 시커먼 멍이 들었다.

2. 물건과 물건 사이의 한가운데.

3. 구역과 구역의 경계점.

 

# 나에게 새로운 낱말

 

1) 놀놀하다 65p 속이 놀놀했던 나는~

 

1.노란 색깔이 더욱 짙어 보이다.

2. 싹수가 노래 보인다.

3. 의뭉한 속이 다 들여다 보인다. 전라도 사투리.

 

2) 음전하다 59p 차분하고 음전한 데다~

 

말이나 행동이 곱고 우아하다. 또는 얌전하고 점잖다.

 

3) 물색없는 69p 물색없는 동식씨는~

 

말이나 행동이 형편이나 조리에 맞는 데가 없다.

 

4) 항꾼에

 

#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단어

 

49 하염없다 박선생의 말 중애서

231 사무치게 사무치게, 라는 표현은 내게는 과하다.~

 

 

 

 

전체댓글수 (2)

  • 강성자

    후기글 감사해요 기수샘~ 이제야 읽었네요, 매월 좋은 책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감사합니다

    2023-02-18 17:50:20

  • 김기수

    무거운 주제의 책을 잘 읽힌다고 읽어내려간 마음이 편치 않은 ...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모임 후 삐삐님이 줌북토크를 들으며, 보내준 정지아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이 왠지~~~ 만나면 손을 잡아 주고싶네요... ** 후기글을 기록하는 것이 참 편치않네요. 여러분~~~ 직접 읽어보시길요~~~

    2023-01-30 16:4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