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일, 선택이 아니라 필수죠, 중소기업 전문인력 김주홍 님

제안서 작성부터 계약 체결까지 일당백의 50+인턴 활동기

 

2021년 서울 50+인턴십 참여자 인터뷰

중소기업 전문인력 세븐포인트원 김주홍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를 잃어가잖아요.

누구 엄마, 아내 혹은 누구 딸과 같은 1차원적인 타이틀이 나를 대변하죠.

하지만 직장에서는 로써 존재할 수 있어요.

내가 나로서 일하고 인정받으며 타인과 유대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 자체가 그냥 즐거워요.“

 

 

 *본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안전하게 진행하였습니다.

 

직접 본인소개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세븐포인트원(대표: 이현준)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김주홍입니다. 대학생인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부모님의 딸이기도 해요. 스스로를 소개하자면 성실하게 일하는 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131H5497.jpg 

 

현재 근무 중이신 인턴십 업체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근무하는 세븐포인트원은 치매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이에요.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치매 고위험군을 진단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가상현실(VR) 기술로 치매 노인의 기억력을 자극하는 회상요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치매 예방 및 진단, 개선을 위한 케어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비전으로 고령화 사회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개발해나가고 있습니다.

 

인턴으로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오프라인 마케팅을 담당해요. 기업의 서비스를 특정 대상에게 알려 판매로 연계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B2G, 기업과 기업, 기업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B2C 마케팅을 기획하여 직접 추진해요. 업무는 크게 제안서 작업과 협업 기관과의 미팅 두 가지로 나누어요. 주로 오전에는 제안서 작성, 관련 자료 서치 등의 데스크 업무를 하고, 오후에는 협업기관(구청 , 시청 등)을 방문하여 담당자 미팅을 하며 인턴 업무를 수행 중이에요.

 

일전에도 마케팅 업무 경력이 있으신가요? 이전 경력이 궁금합니다.

마케팅 전문가는 아니에요. 한 조직에서 정년퇴직한 경우도 아니고요. 사업과 부도를 모두 경험했고, 이후 솔루션 회사 취직하여 기획 업무를 담당했어요. 50+인턴십에 참여하기 전에는 창업을 준비했죠. 지금 다니는 기업과 비슷한 서비스의 창업을 계획 중이었고 특허 등록도 마쳤지만, 생각만큼 잘 진행되지 않았어요. 서울50+인턴십 사업에는 올해 중소기업 전문인력 사업 참여 전에 2020공유고용 전문인력 사업을 통해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근무하면서 연속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마케팅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동일업계의 경력 및 창업 준비 경험, 공공일자리 경력 모두가 현재의 업무와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50+인턴십의 지원 계기가 있으신가요? 특별히 지금 일하고 계신 업체에 지원하신 이유도 궁금해요.

저는 올해 대학교를 입학한 아들이 있고 또 아버지도 계세요. 사회생활뿐 아니라 경제적 수익이 나는 활동을 희망하고 있었기에 50+인턴십에 지원했어요. 현재 일하는 업체에 지원한 이유는 회사에 비전에 공감하고 지난 저의 경험과 경력들을 잘 연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예요. 솔직한 이유를 하나 덧붙이자면, 출퇴근이 용이해서죠(웃음). 집에서 회사까지 도보로 20분이 채 안 걸려요. 출퇴근에 큰 체력을 허비하지 않고 회사에서 가정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 생각했어요.

131H5431.jpg 

50+인턴십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요. 직접 창업을 준비한 경험이 있으셨는데, 그 경험은 재취업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합니다.

50+인턴십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계속 일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그 중 50플러스재단에서 주관하는 디지털 마케팅 교육(전문가 과정), SNS 전문 강사 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하고 있는 마케팅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창업 준비의 과정으로는 창업진흥원에서 창업성공패키지 교육을 이수하고, 창업보육전문매니저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정부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알아보고 직접 지원하기도 했고요. 결론적으로 창업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창업은 기획부터 실행 전 과정의 모든 업무를 알아야 해요. 덕분에 창업을 준비하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사업에 대한 입체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었죠. 당시 경험이 현 직장의 업무(제안서 작성, 미팅 등)를 수행하는 데 실제로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인턴으로서 가장 애착을 갖는 업무 혹은 기억나는 순간이 있으신지요?

현재 하고 있는 마케팅 업무는 가시적인 성과가 직접 나타나는 업무이기에 더 책임감을 느끼려 노력해요. 그래서인지 최근 제가 기획한 마케팅 제안이 성과로 이어졌을 때 굉장히 기뻤어요. 저희 서비스의 협업 기관을 만들기 위해선 공공기관과 사업비를 조율하여 예산을 잡는 선행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예산을 잡기로 한 기관을 구축한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더운 여름에 출장이 많아 체력적으로 지쳤는데 회사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만들어내서 보람찼죠.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직원분들 연령대가 다양한 편이에요. 저 포함 50+인턴십 참가자도 세 분이고요. 회사 동료들과의 관계는 정말 회사 동료같아요. 전체 회의 혹은 협업이 필요한 경우 서로 예의를 갖춰 소통하지만, 각자 업무가 바빠 직장 내에서 자주 마주치지 못해요. 일하는 연령대가 제법 다양하다보니 구성원 모두 기본 예의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게 느껴져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기본 예의를 지킨다면 나이, 성별의 구분 없이 서로에게 좋은 동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50+인턴십 참여로 느끼는 가장 큰 성취는 무엇인가요?

소속감이 생겼다는 거죠. 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를 잃어가잖아요. 누구 엄마, 아내 혹은 누구 딸과 같은 1차원적인 관계를 떠나, ‘내가 나로서 일하고, 인정받으며 타인과 유대관계를 갖는 것이 회사에서는 가능해요. 소속감이라는 것이 애사심 혹은 회사 동료들의 끈끈한 유대감으로만 설명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라는 사람으로서 한 집단에 소속되어 활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좋아요.

 

일하는 노년을 꿈꾸는 청장년층에게 해주고 싶은 선생님만의 조언은 무엇인가요?

포트폴리오를 잘 준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대방에게 자신이 가진 경력과 경험을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줄 수 있다면 이직 및 재취업이 더 수월하겠죠. 다양한 자료를 목차에 맞게 정리하여 포트폴리오 문서로 만드는 것은 추후 작업이라도, 현재 직장 혹은 참여 중인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잘 수집하는 것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어요. 기록이 쌓여야 자신을 어필하는 포트폴리오가 나오는 것이니까요. 덧붙여, 끊임없는 배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회를 얻으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해요.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서 나홀로 정지 상태를 경험하지 않도록 취미든 공부든 뭐든 적극적으로 배워 스스로 도전의 영역을 넓혀간다면 좋겠어요.

 

선생님이 생각하는 양질의 중장년 일자리는 무엇인가요? 또 우리 사회는 그것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요?

좋은 시니어 일자리에 대한 고민 이전에 시니어와 일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해도를 넓히고 인식을 공감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시니어가 일하는 것은 이제 너무 당연한 시대인 것 같아요. 이런 사회적인 변화를 시니어 세대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시니어가 사회적 약자나 공경의 대상, 또는 지원대상으로만 어필되지 않도록 50+세대 인력의 높은 활용도와 필요성, 또 현재 시니어 세대들이 사회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베이비부머의 시대적 배경 등) 등 일하는 시니어에 대한 교육과 공감대 확산이 선행된다면 다양한 범주의 시니어 일자리 또한 창출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하는 시니어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씀이 인상 깊네요. 그렇다면 50+가 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일한다는 것은 타인과 함께 사회생활을 한다는 뜻이잖아요. 남들이 평가하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의 50+세대들은 제2의 직장생활이 필수다보니 퇴직 전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소위 말하는 꼰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요. 업무 수행능력, 동료관계 등 제2의 사회생활을 위한 업무 능력과 태도를 배우고 그를 실행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그것을 느끼는지 돌아보는 게 필요해요. 특히 자신도 모르게 지난 세월에 배운 지식과 경험만을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새로운 경험에 배타적인지 않은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해보는 것은 시니어들이 더 현명하게 일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131H5521+복사.jpg

 

마지막으로, 인턴십 이후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가요? 선생님의 제2인생의 최종 목표가 궁금해요.

인턴십 이후에도 꾸준히 일할 예정이에요. 늘 기회를 찾고 적극적으로 도전해야죠. 많은 분이 공감하시겠지만, 저절로 오는 기회는 없잖아요. 시니어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살펴보고 지원해 볼 계획입니다. 최종 목표를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매 순간의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추상적으로는 어느 순간 저 자신을 돌아봤을 때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때 도전해볼걸’, ‘그때 더 잘할 걸이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매 순간을 성실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인터뷰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

인터뷰· 윤혜성

사진 정지훈

 

* 서울50+인턴십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해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50+(뉴딜)인턴십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 기업에는 50+세대 전문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파트타임형과 풀타임형으로 운영되며, 2021년에는 9개 세부사업에 300여 명의 50+인턴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업 소개(클릭)

 

 

<연재 순서>

50+이기에 더 잘할 수 있어요

스마트하게 준비한다면 인생은 50+부터죠

50+인턴십? 기회의 장()이죠

도전할 수 있기에 즐겁습니다

시니어의 일, 선택이 아니라 필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