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르신들의 살 맛 나는 우리 동네 카페,

“안동카페”를 창업한 김명옥 대표를 소개합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예요."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해질 수 있어요."

오래 걸리더라도, 같이 걷고 싶어요"오래 걸리더라도, 같이 걷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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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날부터 한센병 환자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온 김명옥 대표는

50대에 본격적으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미술 심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담을 허무는’ 일보다 ‘담 밖으로 나오고 싶은 이유를 만드는’ 일이 도시재생이라 말하는 그는

현재 동네 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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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30년째 경북 안동에 사는 안동댁 김명옥입니다. <점프업 5060>을 통해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카페 창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Q. 도시재생 창업과 <점프업 5060> 참여는 어떻게 결심하게 되셨나요?

보육시설에서 조리사로 일하다가 퇴직을 했는데, 사실 60대가 쉴 수 있는 나이는 아니잖아요.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다가 경북도청에서 진행하는 사회적기업 교육을 들었어요. 교육과정에서 중장년을 위한 취업이나 창업 정보도 알려주는데, 거기서 <점프업 5060>을 알게 됐죠.

처음에는 재취업을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취업은 오래 일하기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다 딸들이 사업계획서 쓰는 걸 도와주겠다고 해서 냉큼 기회를 잡았죠.

 

Q. 도청에서 사회적기업 교육을 들으셨다고 했는데 어떤 일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젊을 때 한센병 환자들이 있는 곳이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어요. 이후로는 애들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다가, 50대가 돼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죠.

우리나라는 아동·청소년을 위한 복지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저는 왠지 노인복지에 좀 더 마음이 가요. 흔히 어르신들을 볼 때는 노동력도 없고 국가 경제력 측면에서도 필요 없는 사람으로 여기는 시선이 느껴지거든요. 하지만 노인 빈곤율이나 자살률도 심각하고, 분명히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일이에요. 현재 노인 세대는 전쟁도 겪었고, 굉장히 힘든 시대를 지나왔잖아요. 누군가는 그분들에게 따뜻함을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제가, 그 ‘누군가’가 되어서 어르신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죠.

Q. 사업을 진행하시는 안동에도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 것 같아요.

전국적으로 노령 인구가 15~16% 정도 된다고 하던데, 여기 안동시 태화동은 24%가 넘어요. 그런데 마을 경로당은 하나뿐이고, 골목 안쪽은 아직 편의시설도 많지 않아 어르신의 대부분이 집에서 생활하세요. 그런데 ‘노인의 여가란 종일 TV만 보는 것일까?’ 의문이 들어요. 저는 이분들이 밖으로 나와 서로 즐길 거리가 있었으면 해요. 카페를 열겠다고 결심한 것도 ‘어르신들과 같이 놀자’라는 소박한 마음에서 출발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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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창업 아이템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카페’인데, 일반 카페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저도 딸들과 카페에 종종 가기는 하는데, 이상하게 우리 세대끼리는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저보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더더욱 그럴 것 같아요. 여기저기 다녀봐도 노인이 많은 카페는 잘 없잖아요. 어르신들이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무 때나 찾을 수 있는, 그런 동네 카페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의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문턱’이 사라져야 해요. 기본적으로는 노인을 위한 공간 조성부터 필요하죠. 점프업 고도화 컨설팅을 받을 때, 컨설턴트께서도 안전한 출입이 가능한 휠체어 길을 제안해주셨고요. 내용 면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에요. 공부했던 사회복지사 교육과정 안에 노인 요양보호사, 미술 심리치료사 과정도 있어서 관련 자격증을 따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런 제 경험을 활용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글쓰기, 만다라 색칠공부와 같은 수업을 하려고 해요. 공간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어르신들이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자연스레 문턱이 낮아지지 않을까요?

 

Q.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그럼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도시재생’이란 무엇인가요?

도시재생이라고 하면 담을 허물고, 길을 만들고, 도로를 닦고…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글쎄요. 사람들이 그냥 담 밖으로 나오면 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자기 집 부수는 걸 누가 좋아하겠어요. (웃음) 저는 기존에 사람들이 살아가던 생활습관이나 환경을 하루아침에 바꿔버리는 건 어렵다고 봐요. 사실 담을 허문다는 말이 나온 것도, 결국은 동네 사람들이 서로 친분을 쌓고 지역에서 활동하도록 만들겠다는 거잖아요. 그럼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담’이 아니라 ‘담 밖의 분위기’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도시재생은 사람들이 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이유를 만드는 거라고.

Q. 카페는 현재 공사 중이신 듯 보이는데, 사업은 어떻게 추진 중이신가요?

주민센터에 찾아가서 기관과 연계할 수 있는 노인 대상 사업이나 프로그램들, 지역 홍보 방안을 알아봤는데요. 태화길에 노인 거주율이 높다 보니 어르신 대상 사업들이 좀 있는가 보더라고요. 마을 행사가 있을 때 같이 협업을 해볼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싶어요.

공사는 현재 진행 중이고, 완공을 기다리는 동안 어르신들 입맛에 맞을 만한 음식들을 이것저것 개발해보고 있어요. 그래도 외식업인데, ‘이 집에 괜찮은 음식 하나 있다’ 하고 알려야 하니까 열심히 연구해야죠. (웃음) 지인들에게 맛보여주고 평가도 받으면서요. 조리사 일을 할 때 25년간 함께해왔던 친구가 있어서 같이 추진해나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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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점프업 5060>에 참여하는 동안 어떤 점이 가장 도움이 되셨나요?

사실 저는 회계 영역이나 사업계획서 쓰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차라리 말로 하라면 하겠는데, 각종 서류로 풀어내려니까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점프업 1기 선배들을 만났을 때 참 위로가 되었어요.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다 어려웠던 점이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점을 직접 들어보니 그때마다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이 생겼거든요.

고도화 컨설팅에서는 제가 잔뜩 의욕이 넘쳐서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 거다’ 늘어놓곤 했는데, 컨설턴트 분이 공사와 인테리어, 사업아이템 모두 조목조목 현실적인 조언들을 해주신 게 실전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저는 <점프업 5060>의 교육을 쭉 들으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부터 교육 운영하시는 분들이 너무 친절해서 감동도 받았고요. (웃음)

Q. 도시재생 창업을 준비하는 신중년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마냥 쉽게만 생각해서 들어오면 안 된다는 생각은 들어요. 같은 조 대표님에게도 가끔 전화가 오거든요. 아이고 힘들다, 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까지 힘든 과정인 줄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 지원을 안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 과정을 모두 지나오고 나니, 굉장한 자부심이 생겼죠. 우리는 도전하는 나이니까요. 하지만 도전은 하되, 마음은 꼭 굳게 먹고 들어왔으면 좋겠네요. (웃음) 여러분 모두와 같이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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