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책 읽는 풍경 회원 7명이 모두 참석한 6월 책 모임은 서로의 근황을 나누며 시작했다. 

이번 달에 함께 토론할 책은 추상미술에 우리의 정서를 접목시켜 세계 화단에 당당히 내놓은 김환기 화백의 에세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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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환기미술관에서.


우리는 환기 미술관 개관 30주년 전시회를 관람하고, 조선백자에서 평범한 위대함'을 발견하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한 화가를 그의 글에서 만났다수필과 일기, 드로잉화로 구성된 모음집이었다

화가 김환기의 예술세계와 지난 시대 우리 사회의 문화 예술 세계다양한 그 시대의 면면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렸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눌러 담아 점을 찍은 그의 점화 작품은 미술사적으로 선구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상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의 세계를 모색해온 천재 화가의 인간미와 앞선 사고는 그의 또 다른 면의 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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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미술관 개관 30주년 전시회에서.

 

우리는 그의 동반자이자 뮤즈였던 부인 김향안 여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대를 앞서가고 명민했던 그녀의 헌신적인 내조에 모두들 놀라워하고 감탄했다작고 여린 몸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 천재 화가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사랑 덕분이었으리라.

더구나 화가 사후, 그녀는 환기재단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미술관를 건립해 그 활동을 영구히 이어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녀의 담대함, 후세에 대한 애정, 선구자적인 열정이 놀랍고 존경스러웠다. 여러 면에서 그녀의 높은 지성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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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50플러스센터 강의실에서 열린 책 읽는 풍경의 북 클럽 모습. 

 

화가의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는 삐삐님, 책의 편집에 대해 지적해준 역시 전문가의 매의 눈을 가진 명와샘, 미술을 전공한 딸에게 더 많은 공부를 은근 권했다는 목화님, 김향안 여사의 성북동 이야기가 잔잔해서 더 좋았다는 yj님, 300호가 넘는 작품을 실제로 마주하고 감동받았다는 엘리님우리는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내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천재 화가의 글을 통해 예술 세계에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고 그가 살았던 시대에 들어가 함께 그 시간을 누렸다

 

다음달에 토론할 책은 김서령의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가 선정됐다. yj님의 진행이 기대된다. 배추적을 만들어 먹으며 책 이야기를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나오자 함께 미리 즐거워했다음식으로 또 어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우리는 함께 책을 읽으며 서서히 여물어간다


글 사진 강성자 책 읽는 풍경 커뮤니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