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배우였다. 이제 꿈은 그만 꿔야지 하고 직장에 들어왔는데 직장에서 50플러스 연극팀과 함께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서대문50플러스 연극팀의 이름은 두 가지다. 극단 시절인연과 서대문유랑극단.  2018년 연극 수업이 끝난 후부터 시작된 커뮤니티 극단 시절인연이 올해는 고용노동부 사회공헌활동가들의 모임인 서대문유랑극단으로 변신한 것이다.

사실 코로나19 감영병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지기 전, 서대문유랑극단은 알토란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서대문 지역 요양원이나 복지관 곳곳을 유랑하며 연극 공연을 하는 것. 하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코로나로 인해 지켜지지 못했고,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어떻게 관객들을 만날 것인가? 답은 온라인밖에 없었다.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유튜브 온라인 생중계를 준비하기로 했다.

50플러스 쌤들은 참 바쁘다. 연극 연습만 하시는 게 아니다. 집안 대소사도 챙겨야하고, 이리저리 부르는 곳도 많고, 짬짬이 일도 하셔야 하고, 교육 들어야할 것도 많고. 아무튼 참 바쁘다. 모두가 그 바쁜 시간을 쪼개 매주 수요일, 목요일 3시간 이상씩 연습을 하셨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뒹굴뒹굴마루방에서 온라인 생방송 연극 공연을 준비 중인 스태프들

 

그 여자의 소설>은 작은할머니를 소재로 한 연극이다. 부잣집에서 대를 이를 아들을 낳기 위해 따로 첩을 들이는 이야기다. 연극은 일제 강점기 말부터 현재까지 담담하게 우리 역사를 보여준다. 시대를 넘나드는 극이어서 소품과 의상을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는데 나다움님이 큰 역할을 해주셨다. 매의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매번 뭐가 소품으로 좋을까 늘 생각하셨다고 한다. 심지어 시댁에서까지 소품을 공수해오셨으니 말 다 했다. 또 재봉틀을 다룰 수 있는 귀한 인재 패티님이 있어서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옛날 앞치마와 포대기를 만들 수 있었다. 어쩜 이렇게 찰떡같이 궁합이 맞는 분들이 한자리에 모였을까!

 

 

 

연극 <그 여자의 소설> 공연 장면

 

2020122일 수요일, 공연 당일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뽀얗게 분장도 하고 연출 장군과 함께 꼼꼼히 리허설도 다시 하고, 카메라 3대와 음향기기까지 착착 준비 완료되었다.  나는 카메라 한 대를 맡아 공연 내내 움직이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박수를치고, 울고 웃으며 함께 하고 싶은 걸 꾹 참아가며 뜨거운 눈빛으로만 응원했다.

하이디, 루루, 루비, 아침햇살, 창문너머, 나다움, 패티, 우전, 진달래꽃!  모두 한 시간여 동안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그 여자의 소설>을 공연을 마치고 ​​​​​​서대문유랑극단 배우와 스태프들

 

내년에도 지역에서 이어질 서대문유랑극단의 공연 활동을 응원한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물론 쉽지 않겠지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계속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길 바란다.  우리 또 만나요!

 
글_ 한나 서대문50플러스센터 교육사업팀 PM / 사진_ 김승한 서대문50플러스센터 사진영상단 사회공헌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