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최성수는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쁜 것만은 아니야라고 노래했고, 

영화 은교에서는 나의 늙음이 내 잘못으로 받는 벌이 아니다라는 대사를 노 시인 이적요가 말했다. 그럼에도 나이를 먹는 게 반갑지만은 않다.

 

어르신 낙상 사고를 당하는 숫자가 자그마치 연간 125만 명이란다. 놀라운 통계 아닌가? 사망하는 어르신 중 13%가 낙상 사고에 기인한다는 2017년 질병관리청의 노인실태조사는 경각심을 갖게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자는 나이가 들면서도 이 분야에 무심했다.

 

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6초당 1명꼴로 추락하거나 넘어져서 손상 사망자가 나온다. 이는 AIDS, 결핵, 말라리아 사망자의 1.7배에 달하는 숫자다.”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낙상 예방 활동가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해피에이징 권경혁 대표가 경각심을 주며 말했다. 아울러 최근 대한노인재활의학회에서 열린 낙상 예방 심포지엄에서 , 혈압, 당뇨병을 아무리 잘 관리해도 한번 넘어져 입원하게 되면 멀쩡하던 노인이 불과 몇 달 안에 사망한다라며 노인들에게 암, 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보다 더 무서운 게 낙상이다라고 발표했다라고 전했다.

단지 다리가 골절되었을 뿐인데 두세 달 만에 돌아가실 정도로 상태가 악화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으면서 충격이라 귀를 쫑긋하고 집중했다.

 

 

1.jpg

 ▲ 낙상 예방 활동가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권경혁 대표 ⓒ 홍보서포터즈 김인수 

 

 

낙상으로 고관절 골절을 당해 수술을 하게 되면 침상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뒤척이는 것도 어렵고 가만히 누워있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근육이 주당 10~20%씩 감소하게 되지요. , 한 달이면 입원 전에 비해 근육이 약 50%나 감소하게 됩니다. 문제는 팔다리로 가야 할 혈액이나 체액이 몸통으로 모이게 되고,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많아져 심장에 무리가 오며, 혈압 상승, 호흡 곤란 등의 심부전 증세로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해주는 권 대표 말에 그야말로 간담이 서늘해졌다.

 

  2.jpg

 ▲ 낙상예방 수업중 수강생들에게 근력 측정 예를 설명하는 권경혁 대표 ⓒ 홍보서포터즈 김인수

 

 

호흡근에 문제가 생기면 기침하지 못하여 가래를 뱉을 수가 없다. 그로 인해 폐렴에 걸리거나 침상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절대 안정을 취하다 보니 피부에 압박이 가해져 혈액 순환이 원활치 못하게 되는 건 당연해지는 일이다. 그로 인해 피부 욕창, 염증, 감염 등 결국 패혈증으로 인해 2개월 이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아는 만큼 두렵기도 하지만 낙상 사고의 심각성을 아는 만큼 조심하게 된다. 이처럼 수치로 본 낙상 사고나 그로 인한 사망은 절대 간과해서는 아니 될 사안이다. 무조건 낙상 조심!!

 

 

3.jpg

▲ 역지사지를 설명하는 행복의 집최현 원장 특강 ⓒ 홍보서포터즈 김인수

 

 

지난 514일부터 시작된 강서50플러스센터의 낙상 예방 활동가 양성과정에 참가 중인 홍은희 수강생의 말을 듣게 되었다.

비누 공예로 양천구 중학교와 문화원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어르신들을 접할 기회를 얻었어요. 그러다 양천구 노인회 지회 연락으로 경로당에 가서 수업을 진행하며 노인분들과 친분을 쌓았고요. 코로나로 인해 오래도록 출입 못 하다가 양천구 양로원에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친하게 지내던 노인이 안 보이셔서 어찌 된 일인가 알아봤더니, 집에서 넘어지셨는데 이후에 돌아가셨다는 거예요. 충격이었지요. 집에서 넘어지셨는데 사망하셨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알아보다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낙상 예방 활동가 양성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더 알려고 참가하게 되었어요. 물론 일자리와 연계 확률도 높은 과정이구요

 

낙상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분들은 넘어지면 골절되기 쉽고 활동력을 떨어트려 근 손실을 초래하여 치명적이다. 낙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하겠다.

 

 

4.jpg

▲ 발목관절 유연성을 확인하는 수강생들 ⓒ 홍보서포터즈 김인수

 

 

528일과 30, 양일간 강서50플러스센터 낙상 예방 활동가 양성 과정을 참관했다.

낙상 예방 활동가 양성 과정답게 단단한 프로그램임을 알게 한다.

교육과정 참가자 전원이 그날 학습한 것을 복습하는데 실전에서 어르신을 상대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또 전문가로서 지식을 쌓기 위해 팀 단위로 나눠 학습할 논문을 선정하고, 요약 발표토록 한다. 그리고 해피에이징과 MOU를 체결한 강북 나눔 돌봄센터에서 그동안 배운 내용으로 낙상 예방을 위한 보행 능력, 균형감각, 근력 등을 점검하는 체험 시간도 갖는다. 이 프로그램은 낙상 예방이 필요한 낙상 고위험군 어르신을 대상으로 쉽고 정확하게 낙상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실제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었다.

 

특히 낙상 예방 운동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는 송미선 강사의 이력이 새롭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전업주부로 지내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며 어르신에 관심을 갖고 인생2모작을 위한 낙상 안전 지도사 교육을 받고 나누리 사회적 협동조합 낙상 예방 시니어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인지 교육 참가자들이 몸에 익힐 수 있도록 동작 이유와 주의점을 차분히 설명하며 진행해 인상 깊었다.

 

 

5.jpg

▲ 균형 증진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송미선 강사 ⓒ 홍보서포터즈 김인수

 

 

송미선 강사는 허리 수술 후 거동이 힘들어하시던 분이 규칙적인 운동 프로그램으로 다리에 근육이 생기게 되면서 활기찬 생활을 하시게 된 어르신 사례가 인상적이라고 들려준다.

 

 

6.jpg

▲ 규칙적인 운동프로그램을 해야 한다며 상체 굽히기를 하는 송미선 강사 ⓒ 홍보서포터즈 김인수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손상 발생 현황 2021'에 의하면 손상 경험자는 연간 371만 명(2019)이다. 손상 환자가 절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는 75세 이상 고령층이다. 2018년 손상으로 입원한 14세 이하 환자는 1,549명이었던 반면, 75세 이상은 12943명이다. 고령층 손상 입원환자가 어린이 환자보다 8배 이상 많다.

 

특히나 손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집(41.0%)이다.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다치는 일이 많다. 손상 발생 시 하고 있던 활동은 일상생활(48.0%), 여가활동(17.4%) 순이었다. 집이 노인들에게 위험한 곳이 되지 않도록 실리콘 안전손잡이, 미끄러움으로 인한 넘어짐 방지용 욕실 매트, 가스 누출을 방지용 가스안전 타이머(차단기) 등을 미리 설치하는 안전 예방 노력을 기울이며 조심하면 낙상으로 인한 사회적 의료비용 13천억 원(국회입법기획처, 2017)을 생산적인 교육활동지원에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7.jpg

▲ 낙상 관련 석사학위 등의 전문 사례 논문을 교육생들은 팀으로 나눠 학습하고 발표한다 ⓒ 홍보서포터즈 김인수

 

 

 

홍보서포터즈 김인수(kisworl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