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자, 비전공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다

7월의 어느날, 센터 내에서 같이 근무 중이던 지원단 이○○ 선생님이
'블록 코딩' 방식을 이용해서 직접 만드신 폰게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사용자의 입력을 받아서 장애물을 피해 점수를 올리는 간단한 게임이긴해도,
프로그래밍 교육을 꾸준히 받으신 것도 아니시고 전공자도 아니신 분이,
IT 활용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논리적 구조에 대한 다소의 고찰만으로 게임을 만드신 것이죠.

"저를 제자로 받아주세요!",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면서
간청을 하는 제게 지원단 선생님은 대답하셨습니다.
"귀찮게 하지 말고 제발 저를 좀 내버려두시겠어요?!"
"네..."하고 자리로 돌아왔지만, 좀처럼 충격이 가시지를 않습니다.

충격을 받은 이유는 제자 요청을 거절당해서도 아니고,
지원단 선생님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대사를 인용해서 대답을 하셨기 때문도 아닙니다.

아득한 학부 시절, 출석일보다 결석일이 더 많아서, 동기들이 전문가가 되어갈때 저는 도태되어버리긴 했어도,
졸업을 위해 꾸역꾸역 캠퍼스를 오가면서 줍줍한 소소한 전공 지식으로
나름 무늬는 소프트웨어 전공자인 저도 만들어 본 적 없는 게임 프로그램을,
비전공자분이 유튜브 설명만 보고 뚝딱 만들어 내신 것에 내심 놀랐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프로그래밍 정규 교육 과정을 밟지 않아도 비전공자여도
앱개발에 대한 진입장벽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블록 코딩이 갖는 장점입니다.

⊙ 앱을 조립하다, '블록 코딩'

일반적인 코딩 방식으로 앱 또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경우, 아래의 왼쪽 화면 하나와
그 안에 포함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그래밍 코드는 수백줄이 넘고, 프로그래밍 언어별 문법도 숙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블록 코딩 방식에서는 제작자가 코드를 직접 써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직접 작성해야하던 프로그램 구성 요소들이 개별적인 블록 형태로 제공되므로,
사용자는 블록들을 선택해서 화면에 배치하고 설정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조립하듯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
합니다.

블록 코딩 방식 중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개발 도구들로는
'스크래치 / 앱인벤터 / 스마트메이커'가 있습니다.

처음에 소개드린 지원단 선생님이 만드신 게임은 '스크래치'로 제작된 것이며,
스크래치는 프로그래밍 교육용으로 많이 쓰이는 개발 도구입니다.

'앱인벤터'의 경우에는, 강동50플러스센터에서 관련 교육 과정을
2021년 가을 학기와 2022년 가을 학기 및 2023년 봄학기에 각각 개설한 적이 있습니다.

아래의 앱들이 2021년 교육 과정에 참석하셨던 수강생분들이 앱인벤터를 이용해서 만드신 결과물들입니다.



앱인벤터 교육 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소개는 (구)학습지원단 김은옥 선생님이 작성하신
2022년 가을학기 프로그램 후기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50+ 앱크리에이터 양성 강좌 후기 (새창에서 보기)

그리고, 올 해 여름학기 사람품학교에서는 이기성 강사님의 당사자기획으로
'스마트메이커' 강의가 개설되었습니다.


⊙ 스마트메이커

앱인벤터가 안드로이드폰용 앱만 개발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스마트메이커로 개발한 앱은 iOS가 탑재된 아이폰 및 PC 상에서도 실행이 가능합니다.

또한, 스마트메이커는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갖는 앱 개발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창업 성공 사례를 통해,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서비스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면,

'○○ 한달살기'가 점차 유행하기 시작할 즈음, '제주도 한달살기'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분이 계십니다.

제주도의 다양한 숙박 업소들과의 협의를 통해 한달살기 숙박 상품들을 기획 및 계약을 하고,
이렇게 확보된 숙박 업체 리스트를 관리자 툴을 이용해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후,

이용자들이 제주도 한달살기 숙박 업소들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쉽게 조회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제주도 한달살기 예약 앱을 제작해서 앱스토어를 통해 배포하였습니다.

새로운 여행 트렌드 시장에서의 초기 참여라는 시기적 호재 및
팬데믹으로 국외로의 하늘길이 막힌 환경적 호재까지 맞물려서
이 사업은 매우 성공적으로 성장하였다고 합니다.

이 제주도 한달살기 앱이 스마트메이커를 포함해서 어떠한 개발 도구로 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서비스와 앱이 무엇인지 설명드리기 위해 예를 들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관리자는 데이터베이스에 정보와 자료를 등록하고
이용자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와 자료를 조회하는 방식이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서비스이며,
스마트메이커는 이러한 스타일의 앱 개발에 좀 더 적합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 강좌 '나만의 스마트폰 앱 만들기'는 이러한 스마트메이커의 특징을 살려서
'맛집을 등록하고 조회하는 앱'과 '여행 상품을 등록하고 조회 및 예약하는 앱'을 6회의 수업을 통해 제작하면서,
'블록 코딩'에 대한 이해와 '스마트메이커' 사용법을 익혀보는 과정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앱인벤터 교육 과정이 강동50플러스센터에서 개설되었던 수많은 강좌들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수업으로 꼽히는만큼,
본 사람품학교 여름학기 스마트메이커 교육 과정도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지니고 있을 것임에도,

강사님의 차분하고도 친절한 설명을 따라서, 수강생분들은 차근차근 화면을 구성하고 기능을 구현해 나가셨고,
아래와 같이 '맛집 앱'과 '여행 상품 앱' 제작을 완료하셨습니다.

smp.jpg

⊙ 전공자, 비전공자분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다 #2

"저를 제자로 받아주세요!",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하신 분들이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앱 두 종류의 제작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것에 이번에도 놀라서
종강일에 또 머리를 조아리면서 간청을 하고 있는 제가 눈에 들지 않으시는 듯,
수강생분들은 강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강사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수강생분들이 귀가하시고 빈 강의실에는 저의 혼잣말만이 남겨져서 동동 메아리치고 있었습니다.
'저를 제자로... 제자... 제...'

한창 무더운 여름 주말의 수업임에도, 수강생분들의 배움을 향한 열정 온도가 너무 뜨거워서
한여름의 바깥 날씨가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였던 사람품학교 주말 강좌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 중장년사업지원단 - 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