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홍의 민화 교실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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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혀 전시까지 한 우리 곁의 50플러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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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정서에 맞아 쉽게 배우는 민화 그리기

 

정조는 김홍도의 그림을 통해 백성들의 삶의 모습을 보았다. 김홍도가 그린 그림은 풍속화다.
김홍도는 산수화, 인물화도 잘 그린 궁중 화가였지만, 풍속 화가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아마도 삶의 향기가 직접 묻어나는 풍속화가 사람들 정서에는 더 가까웠던 모양이다.

 

김홍도의 풍속화 일부

 

풍속화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는 그림 중에 민화가 있다.
풍속화는 삶의 모습을 표현한다. 반면, 민화는 주로 자연을 소재로 삶의 바램을 담는다. 언뜻 범접하기 어려워 보이는 민화다.

그런 민화를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워 작품전시까지 한 50플러스 세대가 우리 곁에 있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하니홍의 민화」 수강생들이다.

 

민화 그리기를 통해 사람들은 삶의 바램을 담는다.

 

 

■ 기본이 충실하면 심화 과정도 쉽다

 

하니홍의 민화 교실은 지난 6월 1일 개강했다. 수업은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2층 강의실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됐다.

7월 20일 종강까지 모두 8차례 강의와 실습을 받고 그날 작품전시까지 마쳤다. 짧은 기간에 한 가지 의미 있는 일을 해낼 수 있었다는 성취감에

수강생의 얼굴은 모두 행복한 표정이다. 50플러스 세대에게 이것이 가능한 비결은 민화 배우기가 갖는 특성 때문이다.

수강생 김봉옥씨의 말처럼 민화 그리기는 “쉽게 배울 수 있고, 집중력을 키울 수 있어 50플러스 세대에게 적합한 활동”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민화 그리기에 50플러스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개설된 하니홍의 민화 교실은 초급반으로 선 그리기, 채색하기 등 기본에 충실했다.

무릇, 기본이 충실하면 심화 과정도 문제없이 적응할 수 있다. 하니홍의 민화 교실 수강생들은 이러한 자신감 속에 민화를 더 배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수강생들의 중지를 모아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 수강생들이 완성한 민화 그리기 작품 일부 정식 커뮤니티 등록을 추진 중이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민화의 더 깊은 속뜻을 배워볼 요량이다. 

 

수강생들이 완성한 민화 그리기 작품 일부

 

 

■ 민화 그리기의 저변 확대를 기대하면서

 

민화를 보면 어디선가 한번 본 듯한 느낌이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민화의 소재가 많고 그 소재들이 우리 생활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보니

친근해서 그런 모양이다. 민화 그리기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 하니홍 대표를 만났다. 하니홍 대표가 전해주는 민화 그리기의 속 얘기를 들어 보자.

 

▲공방 「아트 스튜디오 하니홍」 홍한이 대표( 유튜브/Hanny Hong )

 

 

○ 민화가 우리에게 친숙한 이유는?

민화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마음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보면 낯설지 않고 친숙한 느낌이 온다.


○ 민화는 사람들의 바람을 표현하고 있다는데?

민화에 많이 등장하는 「연화」는 자손이 번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낸다. 「석류」는 다산을 상징한다. 「모란」은 부귀영화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그리고, 「호랑이」와「까치」가 함께 있는 호작도는 액을 물리친다는 속설을 담고 있다.


○ 민화 그리기가 50플러스에 좋은 이유는?
젊은 나이에 민화를 보면 그림만 보인다. 하지만 50플러스 세대가 되면, 민화가 보여주는 그림 이상의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수강생들의 표정도 진지하고 모두 행복해 보인다.

 

▲하니홍 민화 교실 수업 장면

 

 

○ 민화를 잘 그리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가?

재능이 있다 해도 노력이 필요하다. 1년이면 남들에게 가르칠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민화 그리기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많아지는데,

사실 가르칠 인력은 절대 부족이다. 복지관, 주민센터, 양로원, 장애 시설 등에서 수요가 많다. 일자리 측면에서도 전망이 밝은 분야다.

 

○ 민화 그리기의 저변 확대를 위해 특별히 생각하는 부분은?

민화의 형태는 주로 세로 그림이라, 병풍을 제작하는데 그동안 많이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민화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양화처럼 가로 그림 형태가 필요하다. 가로로 그리는 민화 보급 확대도 추진 중에 있다.

 

▲작품전시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50플러스 수강생들

 

 


■ 민화 그리기로 느낀 행복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기를

 

하니홍 대표의 말처럼 수업을 마친 수강생들의 표정이 모두 밝고 행복해 보인다면 민화그리기를 배우는 수업시간도 부담스럽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수강생이었던 이연우씨는 “민화그리기는 소질이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아울러 “민화를 보면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감성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있어, 민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미술이라는 장벽의 높이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수강생들 반장을 맡았던 박정준씨는, “함께한 동료들의 만족도가 높아

민화 그리기의 심화과정을 더 배우고 싶고, 그 일환으로 정식 커뮤니티를 결성해서 활동을 지속해 보고 싶다”고 한다. 

 

인생 후반을 준비하는 50플러스세대는 하고 싶은 것은 많아도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자기계발을 위한 프로그램이던지,

일자리를 위한 과정이던지 체감적으로 적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다소 제한적이다. 50플러스센터는 그러한 50플러스 세대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민화 그리기가 50플러스 세대에게 최선은 아니더라도 하나의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50플러스 세대의 정서에 맞고, 접근이 용이해서

소질을 묻지 않는다는 점이 하나의 이유라면,  쉽게 배우고, 즐겁게 익혀 남에게도 행복을 전해줄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이유다.

 

▲그동안 만들었던 작품으로 전시회를 가졌다. 이른바 졸업작품전시회 자리가 수강생들에게는 기념의 장소라 인증샷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