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더함플러스협동조합 www.facebook.com/thehampluscoop 

 

공동체주거가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들은 일단 주변의 가까운 사람을 찾는다.

아무래도 모르는 타인과는 지레 어렵겠다고 생각하여 가까운 친구나 친인척 중에 가능할 만한 사람들을 찾는다.

 

그런데 의외로 이렇게 가까운 사람들과 시작한 공동체주거가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실패는 단순히 주거통합의 실패에 그치지 않고 좋았던 관계마저 손상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왜일까?

 

공동체주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모두가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모르는 타인과 시작하는 경우 이것은 자연스럽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알게되고정 안 맞을 것 같으면 빠지기도 하고 하면서 가치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규약을 만들기도 하게 된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들과 시작하는 경우는 이런 것에 앞서 구성원부터 확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서로가 친하고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동체형성 과정을 소홀히 하고 바로 주거를 마련하는 일부터 시작한다그러나 막상 현실에 부딪치면 여러가지 크고 작은 의견차이와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들은 민주적 의사결정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으며,

상호 신뢰할 만한 중재자도 없다갈등이 반복되고 감정이 상하기 시작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많은 경우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

특히 시니어 그룹은 종교에 민감하다.

다음으로 경제적 수준학력 등 외적인 기준에 따른 동질그룹을 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것을 나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외적기준에 따라 구성원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경계하여야 한다.

그러한 집단의 경우 자연스럽게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그룹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공동체주거는 소수의 그룹이 이웃과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구성원으로 다른 이웃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선진일류기업들은 성별전공국적 등에 상관없이 역량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제도 및 인프라 구축에 보다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인력의 다양성이야말로 성과창출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공동체주거도 마찬가지다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와 개성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어 어울려 살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확장되고 풍요로워 질 수 있다.

 

공동체주거를 생각하면서 나는 신영복 선생의 말씀이 떠 올랐다.

 

"저는 변화를 ''의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나무가 숲 속에 서듯이 변화는 숲을 이룸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낙락장송이나 명목이 나무의 최고 형태가 아니라 나무의 완성은 숲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개인의 경우도 같습니다사람들의 관계 속에 설 때 비로소 개인이 완성되는 것이지요.

변화의 키워드는 변방성(邊方性)입니다변방과 마이너리티가 변화의 공간이라는 사실입니다.

중심부는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중심의 논리는 동()의 논리입니다변방만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자유롭기 때문입니다얼마든지 새롭고 창의적인 구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변화변방성숲의 이야기를 정리한다면 한 마디로 "변방에 숲을 만들자."입니다그것은 그람시의 '진지'일 수도 있고 또 하나의 공격 거점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변방에 창조적 숲을탈문맥의 숲을 만들어 내는 것그것을 여러분이 해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변방에서 더불어 함께 만드는 숲그것이 바로 시니어 공동체주거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