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을 보내고 조석으로 제법 선선한 9월 첫 주말, 드뎌 후반기 해설이 시작 되었다. 순번으로 제일 먼저라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 첫 테이프를 잘 끊어야 순차적으로 안심할텐데....

참으로 청명한 하늘빛을 이고 약간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일행을 기다리는 경복궁역 4번 출구는 오늘 따라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해설자 목줄을 하고 있으려니 시간 맞춰 사람들이 도착한다. 노부부, 중년의 친구들, 대구에서 서울로 갓 이사온 주부. 이렇게 3팀 6명은 인사를 나누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듯 금새 친해졌다.

첫 인사는 역시 세종마을 유래로 부터....
그 동안 해설 공백기에 지인들과 서너 차례 해설투어를 했더니 멘트가 입에 잘 익었다. 술술술. 유창한 한국어로. ^^ 세종마을을 소개하고, 통의동 백송터로 본격 투어를 시작한다.
코스 한 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족히 10~15분은 소요되는데 그만큼 해설시간이 길어졌다. 초반보다 자신감의 발로인가? 
해설가겸 찍사로, 때론 동네 주민으로 순간 순간 변모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개인적으로 세종마을은 보물상자와 같아서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영감을 받는 것 같다. 최근엔 우리 해설코스에 없는 곳을 몇 군데 가보고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박노수미술관이 휴관이어서 약간의 실망을 제외하고는 풀코스 투어를 기분좋게 했다. 수성계곡까지 2시간을 훌쩍 넘었지만 모두 체력이 남아돌아 언덕 넘어 옥인동의 윤씨 역사를 더듬기로 했다. 첩구옥을 지나면서 낯익은 일행을 만났으니 김경순 선생님이 안내하는 해설팀이었다. 마침 김선희 선생님도 함께하여 타국에서 혈육을 만난 듯 반가웠다.

그 기분으로 마지막 기운을 전부 짜내 마무리를 하고 나니 5시가 되었다. 헤어지며 B코스를 소개하고 아쉬운 작별을 나누었다.

이렇게 후반기 첫 도보투어 해설을 완수했습니다.


다음 선생님들도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