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 안에 다섯 개의 궁궐을 가진 도시는 지구 상에 서울 밖에 없다고 합니다.
서울에 살면서 5개 궁궐을 모두 투어 해 본 사람도 많지 않은듯 하여
올 봄, 양천 50플러스센터에서는 [고궁의 봄, 역사 속 꽃 길 산책]을 기획했습니다.
4월 11일부터 5월 2일까지 봄 기운을 만끽하며 궁궐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조선의 법궁 경복궁부터 시작하여, 조선왕조 궁궐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창덕궁,
수많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창경궁, 마지막 대한민국의 정궁 덕수궁까지.
(경희궁은 pass~~~)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자부심을 온몸으로 느꼈던 시간이었는데요
책이나 방송 보다는 "백문이 불여일견" 역시 현장 투어가 최고입니다!!!
50플러스 센터 수강생들과 함께 고궁 산책을 시작해 볼까요?
세번째 일정 창경궁
참여자 대부분 어렸을 때 창경원의 기억 만 어렴풋하다며 이후 와보지 않은 것에 새삼 놀랐는데...
창경궁은 성종이 세 명의 대비를 위해 창건한 궁궐이라네요.
원래 창덕궁과 경계 없이 동궐로 이어져 있었고, 종묘와도 연결되는데,
주로 왕실 가족들이 생활공간으로 사용하였다 합니다.
이곳은 사도세자 이야기, 장희빈과 인현왕후 이야기 등 사극의 실제 무대였다고...
창경궁 홍화문을 시작으로 금천교 동궁 선인문 관천대 명정전 통명전 양화당을 둘러 보면서,
창경궁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언덕 길을 따라 걷다보면 그 끝에 가마솥 모양의 해시계 앙부일구가 있습니다.
세종대왕 시절 백성들이 쉽게 시간을 알 수 있도록 궁궐 뿐만 아니라 거리 곳곳에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도 둘러모여 절기와 시간을 맞춰 보았습니다.
지금 창경궁에 있는 것은 복원본 중 하나로 진품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춘당지 연못을 돌아 올라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이라는 창경궁 대온실은 통유리로 햇빛이 바로 들어오는데
느릅나무, 층층나무, 조록나무, 보리수나무 등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식물원이기도 했던 창경궁에는 경복궁, 창덕궁 보다 훨씬 많은 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회화나무, 향나무, 백당나무, 주목, 백송, 느티나무, 물푸레나무, 산벗나무, 산사나무, 황벽나무, 화살나무 등등등...
창경궁은 경복궁, 창덕궁 보다 한결 조용하고 번잡하지 않아 사색의 시간이 필요할 때 혼자, 혹은 두 셋이 와도 좋을듯 하여 누구랑 올까 또 다른 날을 기약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일정 덕수궁
덕수궁은 조선 태조가 사랑했던 신정왕후의 능인 정릉이 있던 곳으로 처음부터 궁궐로 지어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광해군 때 경운궁으로 부르다 순종 양위 이후 순종이 고종의 장수를 비는 뜻에서 덕수궁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종 때 궁궐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이 때 많은 건물이 지어졌고 석조전, 정관헌 등 일부 서양식 건물도 이 때 지어졌답니다.
원래 면적은 동화면세점에서 돈의문까지였다니 꽤 넓었지요?
일제강점기를 거쳐 대폭 축소되면서 현재는 6만 3천 제곱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는 대한문 앞에 모여 조선호텔 앞에 있는 환구단을 애써 찾아보며 마지막 4일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왜 환구단이 덕수궁이 아닌 조선호텔 자리에 생뚱맞게 서 있는지 설명도 듣고,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과 그 옆 왕족과 귀족의 교육기관이었다는 경운궁 양이재도 기웃거리고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120m의 고종의 길도 걸었습니다.
명성황후가 살해되고 신변의 위협을 느껴 꼭두새벽에 가마를 타고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했던 왕이 걸었던 '고종의 길'
설명을 듣고보니 아름답기 보다 가슴 아프고 슬픈 길이었습니다.
'아관파천' 이 아니라 '아관망명'
파천이란 용어는 노골적인 폄하의 뜻이 담겨 있다네요. 당시 외국에선 대부분 '망명'이라고 불렀다는데, 우리도 이제는 '아관망명'으로 부르지요.
이어서 찾아간 덕수궁 중명전 또한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던 아픈 역사의 현장으로
2전시실에 들어서면 놀라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깜짝 놀라게 됩니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해 놓고 있어서 늑약에 찬성한 을사 5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 대한문을 통과해 정전인 중화전 앞에서 품계석도 읽어보고
정전 내부도 살펴보고, 중화전 뒤 즉조당과 준명당, 석어당도 둘러보았는데
아쉽게도 석조전은 사전예매와 한정된 시간으로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서양 건축 양식이 혼합된 정관헌은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시며 외교 사절과 연회를 즐겼다는 곳인데 항상 관람객이 넘쳐납니다.
정관헌 앞 함녕전과 덕홍전을 둘러보며 4차에 걸친 고궁의 봄을 마무리했습니다.
이희성, 이예리 두 해설사 선생님은 매번 초콜릿, 사탕 등을 가져오셔서 지친 수강생들을 달콤하게 해주셨지요
두 선생님 감사합니다~
서울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한 껏 커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역시 양천50플러스센터지요?^^
-중장년사업지원단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