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이런 체험은 처음이지?

-체험활동 기획자 트립호스트 양성과정 /  강사박소영· 이정윤 (2nd Tomorrow 공동대표)

 

 

 

날씨 좋고, 미세먼지 좋고, 최고 기온 23도! 필수 준비물인 편한 복장과 이어폰, 그리고 봄날의 눈부신 햇살을 가릴 선글라스를 챙기고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은 ‘체험활동기획자 트립호스트 양성과정’의 10회차 강의 중 절반인 5회차 날로 현장체험’ 가는 날이다.  

현장체험은 1. 을지로 도보트립 2. 연희동 도자기트립 중 각자 원하는 트립을 사전에 신청받아 진행되었다.

 

'트립호스트’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으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만들고, 에어비앤비를 통해 여행객 대상 체험활동(트립)으로 개발해 운영하는 사람을 말한다. 

특히 50+세대의 다양한 경험과 체험활동을 연결하여 부가수익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정기획과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목적으로 강좌가 처음 서부캠퍼스에 개설되었다.

 

▲오늘 트립을 진행하는 호스트인 호기헌가이드와의 첫 만남

 

주강사인 박소영 강사님은 오늘 참여하는 현장체험을 통해 훗날 수강생들이 자신의 컨텐츠를 개발하여 호스트로 진행할 때를 생각하여

첫째, 실제 호스트가 진행하는 트립의 전반적인 사항들을 체험하고 둘째, 트립을 만든 배경과 활동 등에 대한 질의응답과

셋째, 게스트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생각해 볼 것을 주문하였다.

 

내가 참여한 ‘을지로 도보트립’은 과거 기계와 전자산업의 메카인 피맛골-세운상가-을지로를 거치며 골목에 있는 오래된 가게들, 

그곳을 지키고 있는 장인 2분을 만나 대화를 하는 일정으로 이루어졌다.

 

   ▲시각 자료를 사용하여 피맛골을 조선시대와 비교하며 알기쉽게 설명하는 호가이드님

 

    ▲서울 도심에 이런 곳이??  두 명이 나란이 걷기에도 좁은 골목 안!

 

도심인 종로통의 대로변을 아주 살짝 벗어났는데 바로 마주하는 피맛골의 골목의 낡고 오래된 가게들.!

놀라울 정도로 좁고 허름하다. 바로 몇 발자국 떨어진 종로통의 고층빌딩과 확연한 대비를 이룬다. 이곳이 바로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의 산실이었다.

 

가이드님은 모든 트립에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이 트립의 주제를 한국의 산업화,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산업화의 명암이라고 한다. 

산업화를 일군 근간이었던 가게들과 사람들은 이제는 화려하고 웅장한 도심 속에서 감추고 싶은 흉물이 되어 뒷면으로 밀려나있다... 

 

 

탱크도 만든다는 우리 세대에게는 라디오, LP판, 카셋트 플레이어 때문에 한 번쯤은 드나들던 세운상가의 현대화된 모습은 조금 낯설다. 

그럼에도 그곳 옥상에서 바라보는 서울 도심의 풍광은 전통과 현대, 종묘의 우아함과 고층빌딩이 어우러져 있어 더욱 품격이 느껴진다.

 

수강생 중 한 명이 물었다. "강남에는 트립이 안 만들어지나요?" 가이드는 "강남은 볼 게 없어요." 한다.

외국인들에게 고층빌딩과 아파트, 상업적 가게들은 세계 어디서나 만나는 흔한 것일 뿐, 역사와 전통, 이야기가 빠져있어 매력적이지 않다는 말이리라...

 

 

                         ▲50년 간 시보리 기술을 보유하신 장인 한라금속 정용식 사장님

 

을지로의 좁은 골목에서 만난 금형없이 만들 수 있는 금속성형의 장인인 정사장님과의 만남은 감동이었다.

돈과 상관없이 우리 '쟁이'들은 늘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시며 끝까지 이 일을 계속할거라 하신다.

'쟁이'라는 말에는 얼마간의 상호 비하가 들어있다. 그리고 그 분들이 그동안 사회에서 받아왔던 대우가 어떠한지도...

이제 우리는 그들을 '장인'이라고 부른다.

 


트립이 끝나고 나서도 호스트와 두 장인의 모습이 떠나지 않는다.

이래서 박소영 강사님이 트립에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했나보다.

트립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콘텐츠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심, 사랑이다!

 

오늘 트립을 통해 우리 50+ 세대들 각자가 간직한 오래된 삶의 역사들처럼, 우리 안에 오래되고 낡은 것은 버리거나 교체해야 하는 흉물이 아닌,

지키고 보존해야 할 소중한 것임을.. 그것을 세상에 내놓으려면 부지런히 갈고 닦아 '쟁이'의 수준으로 만들어야 함을 깨닫는다.

 

이날 트립호스트들에게는 그 낡고 오래된 것들, 좋아하고 잘 하는 것들을 잘 가다듬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자신만의 콘텐츠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

 

 

 

글·사진=50+학습지원단 백미경 

 

 

 

 

 

트립호스트들에게는 그 낡고 오래된 것들, 좋아하고 잘 하는 것들을 잘 가다듬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자신만의 콘텐츠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