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찬 어느날 오후, 4층 큰마루교실에서는 발걸음 소리로 가득 찼는데요,

바로 시니어 모델 지망생들, 런웨이 마이웨이 커뮤니티의 '신나는 워킹교실'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신나는 워킹교실>은 서부캠퍼스의 커뮤니티 <런웨이 마이웨이>에서 진행하는 수업으로,

커뮤니티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N개의 아카데미>에 당당히 선정되었다고 해요.

단순히 걷는 방법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불어넣는 자세, 마음가짐도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이죠.

수업 전부터 벽에 기대어 자세 교정 연습을 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정말 말그대로 신이 나는 워킹수업이 다 끝난 후, <런웨이 마이웨이> 커뮤니티 선생님들을 만나보았습니다 :)

 

Q. 신나는 워킹교실과 <런웨이 마이웨이>를 소개해 주세요!

런웨이 마이웨이는 서부캠퍼스의 정규강좌 <모델반>을 수료한 분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입니다.

18년도 1~2학기 특강까지 들었던 회원들이 모여서 커뮤니티를 구성했어요. 그후 꾸준히 연습을 하고 모임을 갖으면서

커뮤니티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N개의 아카데미>에 신청을 하게 됐죠. 운 좋게도 강좌로 선정되어 4주간 강의를 하게 되었어요.

 

 

Q. 특별히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있나요?

여태껏 바쁘게 살다가 50+가 돼서 뒤돌아보니 나 자신을 위해 활력을 줄 수 있는 게 걷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걷기는 의상, 패션 등 모든 걸 아울러 자기계발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캠퍼스에 와보니 50+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은 인문학, 가치관같이 비활동적인 편이라는 걸 느꼈어요.

정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육체적인 면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물론 요가나 체조도 있지만 바른 걸음걸이를 통한 자세 교정을 생각했어요.

실제로 신나는 워킹 교실의 수요도 높고 수업 참석률도 높은 편이에요.

매체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모델이 예전엔 되게 특이한 것처럼 신격화되어서 접하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매체로 자주 보니까 친근감을 느끼곤 해요.

한 번은 배정남이 런웨이 걷는 모습을 TV로 봤는데 너무 멋있더라고요. 모델이라는 직업에 호감을 가지게 되었죠.

혹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ㅎㅎ 이때가 계기가 되었죠.

 

 

Q. ‘걷기’를 커뮤니티로 승화시키기까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이나 각자 다른 일을 하다가 오신 선생님이 많아요.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사회 공헌을 도모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던 차에 모두의 뜻이 맞아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만 커뮤니티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지속시키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열정이 부족한 부분도 있죠. 우리 세대같은 경우는 워킹반을 하면서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올 수 있는 분위기다 보니까 욕망이나 열정이 더 커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시니어 모델이 워킹뿐만 아니라 콘티도 짜고 그룹별로 구성하는 연습도 해야 하는데 그러는 분이 많지는 않은게 사실이에요. 또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만 남게 되더라고요. 4년째 모델 활동을 하면서 1년에도 수십 편씩 공연을 하고 있는반면 금전적인 문제로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요.

 

Q. 몸의 체형 교정과 보폭 조절 등 생각보다 상세한 팁에 놀랐습니다. 수강생들이 따라 하기 힘들어 하지는 않았나요?

ㅎㅎ아니에요. 오히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잘 따라오는 것 같아요.

우리가 수학을 배우고 한글을 배울 때 처음엔 힘들지만 익혀나가는 과정이 재밌잖아요. 워킹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하느라 힘들겠지만 알면서 느끼는 재미가 있거든요. 습관이라는 게 있어서 어려울 텐데 대견해요.

 

단기 코스이기 때문에 어떤 디테일한 것을 요할 수는 없어요. 다만 이 수업을 통해 모델에 대한 동기가 부여되고,

시니어 모델 존재에 대한 인식을 하고 또 유사 프로그램이 있으면 참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저희의 취지예요.

시니어 모델에 대한 인식이 허망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투자로 바뀌고 있는 것이 좋아요.

 

 

Q. 수업을 보니 선생님들의 실력이 수준급인 것 같아요. 실제로 패션쇼에 올라간 선례가 있었나요~?

아직 어려워요. ㅎㅎ 그냥 즐겁고 행복하니까 하는 거에요. 주변에서 제가 패션쇼 준비하는 거 보면서 '뭐 하는 거야'라고 할 정도로 시니어 모델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죠.

거의 재능기부 혹은 자비로 진행돼요. 우선은 무대에 서고 싶으니까 서죠. 커뮤니티 존속의 이유를 결과로서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은 조금 아쉬워요.

의상 같은 것도 다 사비로 진행돼요. 보통 보면 한 무대를 서려고 하면 4~50명이 필요해요.

한 시간 정도의 공연을 봤을 때 캐주얼, 드레스, 세미 정장, 정장 등 두 스테이지 정도 서요. 돈이 꽤 많이 들죠. 돈을 들여서라도 설 자리가 부족한 게 현실이지만

, 언젠가 서울시에서 주최한 행사만큼은 서고 싶은 것이 소원이에요. 50플러스재단에서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Q. 커뮤니티가 지향하는 점은 아마추어, 프로 중 어느 쪽에 더 가깝나요 ?

그 경계에 있는 것 같아요. <N개의 아카데미> 수업이 신선하다고 느낀 점은 가르치는 사람과 학생의 구분이 없는 거에요.

서부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었던 우리가 이제는 직접 수업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건 신선했죠.

커뮤니티에서 정규수업으로 정식으로 오픈해서 50+세대에게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Q.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느낀 변했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을까요? ㅎㅎ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넘어가서 좋았어요(웃음).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끼리 친밀감을 느끼고, 돈독해지고,

개인적인 고민도 서로 공유하고 전문적으로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물론 모델로서 전문적인 면을 보면 아직은 초기 단계라 부족한 점이 많아요. 그래도 수동적인 자세에서 능동적인 자세로 변화했다는 것은 굉장히 큰, 긍정적인 변화였죠.

소속감이 생겨서 좋았어요. 런웨이 마이웨이 식구들을 초등학교 동창보다 자주 보기도 해요.

서로 관심사도 맞고, 취미도 맞아서 인생 후반의 진정한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와, 인생후반에 동반자라니! 정말 부러운걸요 ㅎㅎ <런웨이 마이웨이>의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서부캠퍼스에서 출발을 해서 하나의 모델단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일반 시민들과 콜라보도 해보고 싶어요.

모델은 키 큰, 어떤 특정한 사람을 위하는 것이 아니에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열정이 가득하다면 저희와 함께 도전했으면 합니다.​

 

 

 

인터뷰 내내 50+세대들의 모델 활동에 대한 풋풋한 설렘이 느껴졌답니다.

인생 제2막이라 칭했던 시니어 모델로 거듭날 50+세대, 이 포스팅을 읽고 있는 잠재적 50+세대 모델들의 앞길을 모두 모두 응원합니다~~!!!

 

 

글·사진=이현지(서울시정 대학생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