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혼례의 멋

 

요즘 젊은이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결혼식도 마찬가지인 듯 싶다. 주례 없는 결혼식, 신랑신부 동시입장 등 다양한 이벤트가 담긴 이색적인 결혼식이 유행하고 있다. 어찌 보면 전통혼례도 요즘 이색적인 결혼식의 하나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진행, 하객들과 다함께 어울리는 식순 등이 요즘 인기인 스몰웨딩과도 닮아있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전통혼례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대부분 사회자가 식 진행을 원만하게 도맡아 식순을 알기 쉽게 설명하며 진행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신랑이나 신부가 외국인일 경우, 외국에서 온 가족과 하객들을 위해 한국어와 외국어로 동시 진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하객들에겐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이 되고 있다. 

 

▲전통혼례 모습, 출처: 한국의 집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혼례는 남녀가 일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맞이하여 성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출발하는 것이라 여긴 만큼 대례(大禮)로 불리며 소중하고 엄숙하게 치러왔다. 전통혼례는 절차에 따라 의혼(議婚), 납채(納采), 납폐(納幣), 친영(親迎) 등으로 진행되며 순서나 이에 따른 부수적인 절차가 복잡하고 격식이 많다. 하지만 요즘에는 전통의례 기준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간소화되고 신랑·신부나 혼주들의 요구에 의해 축가, 편지읽기 등을 추가로 넣어서 진행하기도 한다.

 


▲남산골 한옥마을 전통혼례가 진행되는 민씨 가옥

 

전통혼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국제결혼으로 인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해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은혼식이나 재혼식 또는 10주년, 20주년 등 각종 기념일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혼례의 기본비용에는 주례, 사회 및 기본 국악 서비스가 제공된다. 보통 혼례복(개별 한복위에 착용하는 예식용 겉옷 / 신랑 : 관복, 관모, 관대, 목화 / 신부 : 녹원삼, 족두리, 비녀, 댕기, 절수건 등), 초례상차림, 혼구용품, 진행인력 등이 제공되며, 예식시간도 기본 30분 내지 40분, 폐백을 포함하면 1시간 정도의 시간으로 충분하다. 일반 예식에 식상함을 느끼는 요즘 사람들이 특별하면서도 허례허식이 없고 비용면에서도 가성비가 높은 전통혼례를 찾는 이유가 이것이다.

 

 

전통혼례를 할 수 있는 곳은 의외로 많다. 서울시 관할 기관에서 위탁 운영하는 곳이 여러 곳이 있고, 일반 호텔에서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 관할 기관에서 전통혼례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혼례 담당 매니저는 홍보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그동안 전통혼례는 페이스북 등의 SNS나 지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는 정도가 전부였단다. 때문에 서울시나 전통문화를 담당하는 곳에서 전통혼례의 영역을 현대화시키고 넓히기 위해서는 전통혼례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전통혼례 영산재, 출처: 신부넷

 

남산골 한옥마을의 경우 성수기전인 1월부터 6월까지 매주 목요일 15시~16시에 전통혼례에 관한 정기 설명회를 실시하고 있다.

세한 내용은 www.hanokmaeul.or.kr (T.02-2263-0854)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보는 걸 추천한다.


[글/사진 : 50+시민기자단 고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