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나이 듦, 몸, 질병, 세대, 죽음, 젠더, 시간, 공동체, 문화’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http://okeesalon.org )의 키워드이다.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의 브로슈어

  

희살롱은 성 평등, 인권, 존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연구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모여 나이 듦의 모든 과정이 존엄하고 다양한 나이대가 호혜적으로 연대하는

사회를 꿈꾸며 창립한 페미니스트 연구소. 

지난달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공유사무실에 새로 입주한 옥희살롱의 전희경 공동대표를 기대감을 안고 캠퍼스에서 만났다. 아쉽게도 김영옥 상임대표는

사무실 이사 후유증으로 아파 참석하지 못하였다.

 

"연구소 이름이 왜 옥희살롱인가요?"

 

"대한민국 사람들이 친숙하게 부르고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 옥희입니다. 옥희살롱에 모든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올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이지요."

 

내면이 단단해 보이면서도 내내 웃는 얼굴인 전 대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생애문화연구소는 노년의 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노년'에만 한정된 것으로 여겨져 온 질병과 죽음의 경험이 사실은 모든 시민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이죠.

건강한 몸과 아픈 몸이라는 이분법적 패러다임을 해체함으로써, 생애주기를 연속적인 과정이자 다양한 탐색과 성장이 가능한 장으로 이론화하여

연령 통합적 사회가 되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왜 '생애문화연구소'인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영옥, 전희경, 메이, 이지은 4명의 페미니스트 선후배가 의기투합하여 뭉친 옥희살롱 연구원들의 관심은 모두 다르다.

'젊은데 아픈 사람', '치매 돌봄', '노년', '성 평등 관점으로 본 세대 사이의 문제' 등의 각각 다른 관심은 15년 나이 차이와 함께 생의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보고

연구하는 시너지를 가져다준다. 

 

▲2016년 찾아가는 특강(인천여성가족재단)

 

옥희살롱은 2015년부터 해마다 이름도 재미있는 팀 티칭 '살롱영화제', '바깥대학원'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2017년 진행한 바깥대학원의 주제인 '시간, 나이 듦, 이야기', '아프다, 늙는다, 산다'와 2018년 살롱영화제의 주제 '아픈 사람, 돌보는 사람', '질병과 죽음이 찾아올 때,

어떻게'를 보면 이 연구소의 관심 영역을 그대로 알 수 있다. 공공기관, 공공도서관, 출판사 등과 협력하여 '찾아가는 특강'도 진행하여 새로운 지식과 문화 창출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2017년 바깥대학원(좌), 2018년 살롱영화제(우)

 

현재 회원 116명의 후원으로 연구소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는 옥희살롱은 앞으로 강좌프로그램 규모를 키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약자들의 경험을 유통시키고자 한다. 아울러 여러 세대의 역량을 함께 강화하는 배움과 토론, 상상의 장(場)이 되는 교육프로그램 및 문화행사(사진, 영화제, 워크숍, 전시 등)를 기획하고 있다.

 

사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김영옥 대표의 저서 <노년은 아름다워>를 읽었다. 배움이 많고 적으나, 돈이 좀 있고 없거나를 떠나 자신의 존재감과 주체성을 가지고

그야말로 ‘도도하게’ 살아가는 여러 노년이 소개되어 있었다. 삶에 대한 자기철학으로 이웃에게 손 내밀고 연대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살짝 부끄러웠다.

나이 듦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줄어든 것은 큰 수확이다. 노년의 삶이란 ‘서리가 피워낸 꽃을 증언’하는 삶과 같다는 말을 기억하며.. 여러분께도 추천! 

 

   

▲김영옥 상임대표의 저서 <노년은 아름다워>(좌), <노년은 아름다워> 북 콘서트(우)

 

공유사무실에 입주한 옥희살롱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생애문화연구소답게 서울혁신파크와 캠퍼스 공유사무실에 들어와 있는 다양한 연령대, 아이디어를 가진 팀들과 네트워킹 함으로써 성 평등 및 인권 관점을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또 강당, 강의실을 비롯한 여러 공간을 보니 ‘이 공간에서는 어떤 일을 해볼까?’라는 호기심과 아이디어가 샘솟아요."

 

기대감으로 눈을 반짝이며 전대표가 한 말이다. 

 

'청년'과 '노년'은 따로 떨어진 범주가 아니라 연속된 삶의 속 생애 단계의 단면들이다. 또 '아픈 사람'과 '돌보는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생애 전체에서 존엄성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년과 소외계층의 권리를 사회적, 정치적 의제로 다루고자 하는 연구소의 활동을 응원한다. 개인의 문제에 집착하고 있던 기자에게 사회를 바라보는 지평을 넓혀주는 배움의 장이 된 인터뷰였다.

 

'많이 아픈 사람이나 노년에게 편한 사회는 건강하고 젊은 사람에게도 편안한 사회이다.' 

 


▲옥희살롱의 김영옥 상임대표와 전희경 공동대표

 

 

[글/사진 : 50+시민기자단 김경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