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린이 안전을 위한 어벤저스

학교안전교육단을 만나다

_ 50+보람일자리 참여자 인터뷰 <금기연 선생님>

 

"하루 종일 머리가 고생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제대로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뭐, 괜찮아요.”

 

지난번 월례회의 때 들었던 자전거 안전교육 강의가 인상 깊었다고 말씀 드리자,

어린이 안전교육에 대한 고민과 애로사항이 우르르 쏟아집니다.

어릴 때 배운 내용이 평생을 가는데 자료가 너무 오래 되었거나 잘못 되어 아쉽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노래부터 활동까지 여러 시설의 자료들을 모아서 활용해가며 스스로 만들어가고 계신다는 이 분,

학교안전교육단의 금기연 선생님 이십니다.

 

#50+보람일자리사업 <학교안전교육단>, 금기연 선생님

 

화려한 패션, 젊은 감각, 밝은 목소리 덕에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금기연 선생님은

벌써 두 해째 학교안전교육단에 참여 중이십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게 까마득한 기억인 저도 선생님의 안전교육 한 토막을 들으며

자전거 안전수칙 ‘2.4.1. 법칙’을 새롭게 알 수 있었는데요.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방법으로 안전수칙을 알려주시는 걸 보며

선생님을 만난 친구들은 제대로 안전을 배우겠구나 싶어 안심이 되었답니다.

 

따끈따끈한 금기연 선생님과의 인터뷰 한번 만나 보시죠!

 

Q. 참여하고 계신 학교안전교육단을 소개해주세요.

 

A. 학교안전교육단은 교육과 안전 관련 직업을 가져온 50+세대가

1, 2학년 저학년 학생들에게 안전에 관한 다양한 수칙을 알려주는 보람일자리사업이예요.

 

등하교길 횡단보도 건너기, 학교 시설의 안전한 사용을 옆에서 돕는 활동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더 오래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 학교안전교육단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딸이 있는데요. 저는 손주를 낳으면 제가 다 돌봐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서른네 살이 되도록 시집을 안 가더라고요.

산파산후관리 자격증, 베이비시터 자격증까지 땄는데도 말이죠.

그런 절 보고 딸아이가 ‘역사문화해설가’라는 걸 추천해줬어요.

강의도 듣고 자격증도 따서 경복궁에서 활동도 해봤는데 역사 쪽에는 지식도 없고 하니 쉽지 않더라고요.

 

이렇게 2012년부터 한 5년간을 여러 자격증을 따고 활동을 하면서

나의 인생 후반에 뭘 해야 할지를 테스트 해봤던 것 같아요.

 

그러다 2017년 서부캠퍼스에서 처음 시작한 <학교안전교육단>이 있기에 한번 또 테스트를 해봤는데,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이 제게 빨려 들어오는 경험을 하니 얼마나 놀랍고 즐겁던지요.

그렇게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Q. 참여하시며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정말 모든 아이들이 인상 깊고 다 기억에 남아요.

심폐소생술이 아직은 입에 붙기 어려운 아이들이라 저를 “심장 선생님”으로 부르는 아이도 기억에 남네요.

 

그런데 뭔가 아이러니 하달까요? 슬프다고 해야 할까요?

처음으로 했던 안전교육 수업이 식품안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아이들의 식품에 들어가는 색소와 첨가물에 대해 자주 먹는 과자를 가지고 실험을 하며 유해성을 알려주었어요.

나중에 과자에서 나오는 색소가 물에서 다 합쳐져 구정물처럼 되는 거였어요.

(Q. 아이들에게는 꽤나 충격적인 장면이었겠네요?)

네, 그렇죠. 아이들이 인공색소의 유해성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이었어요.

“이게 뱃속에 들어가면 건강에 좋지 않겠지? 엄마랑 약속해서 조금씩만 먹도록 하자”하고 강의를 마쳤어요.

 

그런데 다음 시간에 그 반 담임 선생님이 수업 전에

제게 조심히 다가오시더니 귓속말을 하시는 거예요.

반에 부모님께서 작은 슈퍼를 하시는 아이가 있는데

그 친구가 집에 돌아가서 이런 과자는 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는 거예요.

학부모는 학교로 전화해 장사를 어떻게 하냐고 항의를 하셨고요.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참 필요한 수업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그날 이후로는 단 한번도 그 강의를 하지 않았어요. 지금까지도요.

 

#그저 힐링, 안전하게만 자라다오!

Q. 생각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은 자리네요.

그래도 학교에서 만나는 어린 친구들을 보시면 참 좋으실 것 같아요. 현역 때랑 아이들을 보는 게 좀 다르신가요?

요즘 아이들 보며 어떤 생각을 하세요?

  A. 저는 33년간 고등학교에서 일본어 교사로 근무했어요.

아시죠? 제2외국어 과목을 학생들이 어떻게 대하는지요.

물론 관심이 있고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열심히 듣지만

사실 책상에 엎드려 잠만 자는 아이들도 수두룩하거든요.

 

그랬던 시간들에 회의감을 많이 안고 명예퇴직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이는 걸 보면서 정말 살아있는 걸 느껴요.

 

아이들이 집중력이 약하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열심히 수업을 준비해서 강의를 하면

아이들 눈이 제게 꼭 빨려 들어오는 것처럼 집중이 돼요.

한 눈 파는 아이 하나 없이 수업을 하고 나면 정말 뿌듯하고 감사해요. 그야말로 힐링 이죠.

이런 말하면 아이들한테 미안한데, 제가 아이들에게 기를 가득 받고 있어요.

매주 말이죠.

 

 

#나의 보람이 딸과 남편의 행복이 됩니다

Q. 정말 에너지가 넘치세요. 주변 가족이나 친구분들은 지금 하시는 활동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A. 딸은 뭐, 너무 좋아하죠. 엄마가 퇴직 후에도 계속 활동하는 게 자랑스럽다고요.

제가 만드는 PPT 자료들, 사실 딸 도움을 많이 받아요. 영상 찾고 만들고 하는 걸 많이 도와줘요.

* 금기연 선생님은 다양한 안전교육 수업자료를 제작해 같이 활동하시는 선생님들과 월례회의 때마다 수시로 공유하고 계셨습니다.

 

남편도 도와주고 응원해줘요.

무엇보다 1교시 수업이 많아서 일찍 일어나 아직 현역인 남편과 출근을 같이 할 때가 많은데 그게 그렇게 행복하대요.

 

#10년 후 안전국가 대한민국을 꿈꾸며

Q. 선생님께서 5년간의 긴 테스트 끝에 드디어 ‘내 일’을 만나신 것 같네요. 선생님께 ‘학교안전교육단은 OOO다’라고 말씀해주신다면?

A. ‘미래의 희망’이다!

 

우리나라에서 거리에 갑자기 쓰러진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10명 중 1명 꼴이래요.

일본은 6~7명, 미국은 3~4명이 할 수 있다는데 말이죠.

학교안전교육단의 ‘안전한 생활’ 교과서 수업이 계속 되면

우리나라도 10년 안에 그런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서울시에서만 ‘안전한 생활’ 교육이 이루어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확대되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구체적으로 반복학습을 하고 저학년뿐 아니라 고학년, 중고등학생들까지

안전교육이 생활화 되면 우리나라 안전도 희망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살아있음을 느껴보세요!

Q. 보람일자리 ‘학교안전교육단’을 50+세대에게 추천해주신다면요?

  A. 교단의 경력이나, 강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도전해보세요.

살아있음을 마구 느끼는 시간이 됩니다.

 

우리 나이 되면 막 갖고 싶고,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잘 없잖아요.

다 아는 거, 해본 거니까요.

그런데 정말 40분 수업을 암팡지게 하고 나면 금세 또 수업이 하고 싶어져요.

 

아이들이 배우고 성장하고, 참관하는 선생님들이 인정하는 수업을 하다보면

보수에 관계없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어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답니다.

 

 

#보람일자리의 매력, 조인하시죠!

금기연 선생님은 사진 찍는 걸 매우 수줍어하셨습니다.

그래도 “혹시 학교안전교육단, 다음번에도 계속 하실 건가요?”라고 여쭤보니

“아, 딸이 지난 3월에 결혼을 했는데 손주가 생기면....” 하며

잠시 망설이시다가 이내,

 

“그래도 해야죠. 계속 하고싶어요.”

라며 힘주어 답하셨습니다.

 

                                                                                                                                   ⒸMARVEL

금기연 선생님, 그리고 학교안전교육단 선생님들.

정말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어벤저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0+학교안전교육단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안전의 미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