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기술]

웃으면서 할 말 다 하는 사람들이 쓰는 대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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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기도, 상처 입기도 싫은 사람들을 위한 맞춤 처방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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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운 건 아니지만 그냥 껄끄러운 사람이 있어요", "어제 싸웠는데 오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굴 수는 없잖아요",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면접에서 저를 어필하고 싶은데 어색해서 못해요", "연봉 협상, 세련되게 하는 방법 없을까요?", "일을 하다 크게 다툰 동료가 있어요. 일을 하려면 안 볼 수 없는데 어떻게 말을 붙여야 할지 난감합니다”

 

 

 

 

 

 

어떻게 말을 하면 왜곡 없이 소통할 수 있을까? ❰웃으면서 할 말 다 하는 사람들의 비밀❱(2018·리더북스)에는 초두 효과, 무레이븐의 실험, 라포르, 랭거의 실험, 프레이밍 효과 등 심리 대화법 전문가 오수향의 다양한 실험과 심리 법칙이 담겨 있다. 호감을 사는 대화법, 계약을 성사시키는 대화법, 틀어진 관계를 바로잡는 대화법,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법, 그리고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대화법, 일의 성과를 촉진하는 대화법 등등, 때에 맞는 심리 법칙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43가지의 구체적 사례가 들어 있다.

 

 

 

 

 

 

ㅣ말하는 순서만 바꿔도 호감을 살 수 있다

 

대화에도 첫인상이 있다. 맨 처음에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제시된 정보보다 더 잘 기억되는 효과를 초두효과라고 하는데, 대화에도 초두효과가 적용된다. 이에 대한 실험이 있다. 브라이슨의 정보를 두 가지 방식으로 전달했다. A 팀에는 “그는 똑똑하다, 근면하다, 상냥하다, 예의 바르다, 질투심이 많다”라고 정보를 전달하고, B 팀에는 “질투심이 많다, 예의 바르다, 상냥하다, 근면하다, 똑똑하다”라고 정보를 전달했다. 브라이슨은 어느 팀에 호감을 샀을까. A 팀이었다. 초두효과의 영향 때문이다. 대화의 첫인상이 브라이슨에 대한 호감도에 영향을 주었다. 장점을 먼저 말하고 단점을 나중에 말하는 대화법은 일상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공통점이 있는 사람에게 먼저 호감이 간다. 이에 대한 실험이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이게 하고 그들에게 본명이 아닌 여러 가지 이름이 적힌 뱃지를 달게 했다. 그중에는 같은 이름이 적힌 뱃지도 있었다. 결과 같은 이름이 적힌 뱃지를 단 사람끼리 더 친근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다. 일종의 끼리끼리 효과라고 볼 수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유사성 효과라고 한다. 집단 워크숍을 갔을 때의 일이다. MBTI 검사를 하고 같은 성향의 사람들끼리 모이게 했다. 물론 그들은 그날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다만 BMTI 성향이 같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화기애애 떠들썩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유사성 효과를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비슷한 복장의 사람에게 부탁했을 때 성공 확률이 높다고 한다.

 

칭찬에도 순서가 있다. 무조건 좋은 말을 한다고 그게 다 칭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학생 80명을 대상으로 4회에 걸쳐 남이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게 했다. 그리고 그의 호감도를 평가했다. 1차는 칭찬으로 시작해서 칭찬으로 끝나게, 2차는 비난으로 시작해서 비난으로 끝나게, 3차는 비난으로 시작해서 칭찬으로 끝나게, 4차는 칭찬으로 시작해서 비난으로 끝나게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3차 전달자가 가장 높은 호감도를 샀다. 칭찬은 좋은 말이지만 칭찬만 한다면 칭찬의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 칭찬의 본래 의도도 퇴색된다. 그러나 비난에서 시작해서 칭찬으로 끝난 경우는 객관적인 평가를 받은 느낌을 준다.

 

 

 

 

 

 

ㅣ사이가 틀어진 사람과는 어떻게 대화를 할까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에는 정적을 자기 편으로 만든 일화가 있다.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한 의원이 있었다. 프랭클린은 그와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싶었다. ‘나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보다 내게 작은 도움을 준 사람이 이후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는 격언을 실행했다. 정적이었던 의원이 소장한 귀한 책을 빌려달라고 했다. 의원은 흔쾌히 책을 빌려줬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됐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이를 프랭클린 현상이라고 부른다.

 

김찬배 교수는 그의 저서 ❰요청의 힘❱(2014·올림)에서 ‘성공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남이 시켜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계를 알고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은 기꺼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무능하다는 평가보다는 오히려 겸손한 사람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관계가 어려운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거나 도움을 청하는 일을 미리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패나 거절의 두려움 때문이다. 많이 배우고 똑똑하다는 평을 듣는 사람일수록 도움을 요청을 꺼린다. 한 번도 거절당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을까. 사람은 거절을 당하면서 성장한다.

 

 

 

 

 

 

ㅣ말 잘하는 사람은 스몰토크에 강하다

 

사람들은 유창하게, 멋진 한 마디로 이목을 끄는 대화법보다 일상의 소소한 스몰토크를 더 어려워한다. 진정 말 잘하는 사람은 스몰토크를 잘하는 사람이다. ‘팀장님 말투가 너무 기분 나빠요. 제가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까요?’ ‘제가 한 말 때문에 친구가 큰 상처를 받은 거 같습니다. 어떡하죠?’ 이런 식이다. 나답게 살고 싶은 요즘 사람들은 자신들이 상처를 받고 싶지 않은 만큼 다른 사람들이 받는 상처에도 민감하다. 왜냐하면 스스로가 그 상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월드컵 스타 기성용 선수의 부인인 배우 한혜진은 “부부가 떨어져 살고 있는데 사이좋은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말로 상처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대답을 했다. 관계의 불화를 일으키는 첫째는 돈도, 무엇도 아닌 ‘말’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관계를 돈독히 하는 대화법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웃으면서 할 말 다 하는 사람들의 비밀❱은 ‘할 말 다 하는 사람들의 비밀’을 풀어보는 내용이라기보다는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대화법’에 관한 내용에 가깝다. 제목과 내용의 포커스가 조금 다르다. 부모님과의 대화, 친구와의 대화, 사랑하는 연인과의 대화, 직장에서의 대화, 자녀와의 대화 등 갈수록 대화의 대상과 범위가 커지고 그만큼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읽어보기 좋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