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들은 자연 속의 식물의 힘에 의해 만들어지고 태어나고 성장을 하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혹자들은 인간도 본래 숲에서 왔다고까지 표현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 관계로 삶에 있어서 사람과 숲과의 관계는 밀접하다. 숲을 이루는 대부분의 요소는 나무이고 그 비중은 절대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숲과 나무로부터 멀리 떨어져 버린 상태가 되었다. 현실에서 주어진 삶에 열중해야 하고 나름의 역할에 분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자기가 생활하는 근거지 주변에서, 나무를 만지면서 자연과 가까이 있는 듯 분위기를 느끼고자 하는 것이다.

 

마침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교육 현장이 있어 찾게 되었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는 목공 교육이 바로 그것이었다. 마치 사막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오가는 목마른 이들에게 물과 그늘을 제공해주는 오아시스의 역할이라고나 할까. 이 과정은 나무, 목공에 관심 있는 누구나가 도전할 수 있도록 학습의 장을 만들어 주고, 단계별·수준별로 계속 접근해서 능력을 향상하도록 운영이 되고 있었다.

 

달려가 보니 교육 현장의 분위기는 진지했다. 목공교육활동가 양성을 위한 2단계 전문 과정으로 오전반에 이어, 막 오후반 수업이 막 시작될 무렵이어서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목공 관련 도구들이 가득한 강의실에서 소수의 수강생들이 강사의 말과 손동작 하나하나를 주시하면서, 어떻게 하면 나무를 잘 자르고 갈고 닦고 매만지면서 나무와 친해지고 거기에다 새 생명을 불어넣을지 골똘히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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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목공 교육은 50+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3단계 교육과정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먼저 목공 활동에 대한 진로를 탐색하는 1단계와 전문 과정으로 목공 교육 활동가 양성을 위한 2단계, 목공을 기초로 사회 참여 및 비즈니스까지 모색할 수 있는 3단계로 구분하여 운영된다. 이에 수강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게 보조를 맞추면서, 체계적으로 한 단계씩 발전하고자 적응을 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지금 시대, 소품이나 가구 시장을 보면 범용제품이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어렵게 힘을 들이면서, 투박한 나무토막들을 잡고 씨름을 하는 것일까?’ 하는 평범한 의문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그렇다. 나 자신도 교육 현장을 찾기 이전에는 목공에 대한 약간의 의아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구심은 교육 현장에서 수강생들의 진지한 태도와 그들의 학습 모습을 보게 되면서 금방 해소가 되었다.

 

목공의 남다른 매력은 무엇일까. 나무들 중에는 제 수명을 다할 때까지 꿋꿋이 자라난 나무도 있고, 더러는 성장 도중에 죽어버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만지고 다듬어서 자신만의 얘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가치가 있는 일일 것이다. 때로는 삶의 여정까지 모양과 무늬, 색감으로 표현하면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보람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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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해설가를 오랫동안 하고 지금은 나무장난감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강사 김지현은 “나무가 주는 온기와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나만의 작은 소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느끼게 되는 즐거움은 매우 특별하다”라고 했다. 그는 또 “앞으로 치매 환자들의 인지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방법을 개발하고, 관련 도구나 소품들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사업운영팀 양민정 PM은 이미 준비되어 있는 목선반이나 탁상드릴 머신 등 수백 종의 각종 장비와 공구류를 잘 관리해서 수강생들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공을 하고 싶어 하는 가운데, 막상 관련 기술이나 시설 접근 자체를 거창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 접근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분위기를 살려 나가겠다”라며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센터가 지속되도록 앞으로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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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소망처럼 이미 맺어진 목재문화진흥회와의 협약 정신을 살려서, 김지현 강사와 양민정 PM이 합심해 목공에 대한 새로운 분야로의 발전을 계속 추진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지금 연구하고 있는 치매 환자들을 위한 목재 교구도 제도적 뒷받침과 지원 아래 성공적으로 개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게 해서 치매 환자들이 개발된 나무 퍼즐로 짝을 맞추며 칠교놀이를 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인지 능력도 키우는 날이 빨리 오기를 응원하는 마음이다. 취재를 마치고 교육장을 나서니 왠지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50+시민기자단 추대식 기자 (choopr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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