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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하루 │ 강릉중앙시장에서 돌아본 인생 제 2막 

 

강릉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경포대 해변이다.

 

 

휴가철 교통 체증이 심한 것을 무릅쓰고 찾아온 동해안 바다는 출렁이는 파도와 백사장 피서 인파로 붐비는 가운데서도 언제나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을 선물해주었다. 동해 바다가 줄 수 있는 선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불꼬불 대관령 고개를 넘어 내리막길로 들어서면 고진감래라고 했듯이 환하게 동해바다가 펼쳐지는 광경이 감동적이었는데 이제는 터널화된 영동고속도로 때문에 대관령을 넘는다는 의미는 크지 않다. 편해진 만큼 잃는 것도 있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세상사 이치일지도. 그렇게 찾아온 강릉 그리고 유명관광지 오죽헌, 초당순두부촌 등에 비해 강릉 중앙시장은 어떠한 매력을 갖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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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다는 것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리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 일수도.

즉 누구나 찾는 강릉의 매력을 기본적으로 느껴보기 위해서는 누구나 찾는 장소를 찾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랄까. 그렇게 타지역이라면 한번쯤 들러보았을 법한 중앙시장을 50+ 멤버들과 함께 첫 방문을 하게 되었다. 왜 이곳을 와볼 생각을 못했지. 깔끔하게 정돈된 골목길, 온화한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미소를 통해 정감있는 도시 강릉의 이미지를 추가하게 되었다.

나이들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꼰대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50+세대는 인생 제2막을 왜 열어야 할까? 또는 왜 열고 싶어하는 것일까?

 

!!!

그렇구나. 코로나로 지친 심신 탓에 낯선 도시와 사람들이 주는 설렘이 반감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에 마련된 즉석 콘서트 공연과 가지런히 나열된 카페거리는 저녁이 내리는 때에 맞춰 맘껏 한적함과 사랑이 움틀 수 있는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광경이었음에도 내 마음의 많이 지쳤구나.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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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을 감싸 도는 물길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멀리 풍력발전기와 구름, 그리고 노을을 바라보았다. 다리를 장식하고 있는 꽃은 다소 인위적이었지만 대관령의 상징인 풍력발전기와 노을은 아마도 강릉만이 보여줄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즉석 콘서트를 하고있는 가수의 가창력과 밴드 실력은 별개로 좀 더 젊은 공연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혹 요일별로 내용이 달랐을 텐데 하필이면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도시가 젊어진다는 것은 젊은이들이 많이 올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어느 도시나 있을 법한 강릉 유명 빵집에서 쇼핑도 하고 중앙시장 월화거리를 수놓고 있는 작은 공방에서 아이쇼핑도 하고는 언덕 위 계단에 앉아 수제 맥주와 쥐포로 잠시 상념에 빠져 월화거리를 오가는 젊은이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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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두는 50+세대의 인생 2막을 연다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세대 이기주의 아닐까 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에 많은 반감을 갖고 있으면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며 희망이 없기에 한탕주의 투기적 코인투자에 몰두한다는 뉴스를 많이 접한다.

단지 지금 이 시기에 20대라는 이유로 겪는 여러 난관이야 50+세대 또한 지나온 과정이기에 라떼는 말이야. 라고 접근한다면 아마 꼰대가 되어가는 길이겠고. 사회 각계 각 층에서 나름 성과있는 삶을 살아온 이들이 그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또다시 새로운 사회의 중요 동력층 세대를 구성하고자 한다면 젊은이들은 어디로 진로를 찾아 나서야 할지, 그 진입로가 점점 더 좁아지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세대 이기주의를 넘어서는 상생과 화합의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게 50+세대의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TV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유느님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유재석 1인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물론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타 프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재미와 시사, 그리고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절대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유불급. 이후 엔터테이너 세대의 몰락과 개그 프로그램의 소멸을 보며 현명한 1인자 유재석이라면, 그리고 그 또한 50+ 세대의 초입에 든 사람으로서 물러남도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장기집권의 폐해는 알게 모르게 쌓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조금이라도 더 개방해주기 위해서라도. 한세대를 주름잡았던 각종 스포츠 스타들로 어느 순간 이후에는 은퇴하기도, 전업하기도, 종종 후학양성의 길을 가듯이.

 

50+세대의 인생2막은 그런 의미에서 회사에서의 퇴직, 자영업의 실패 등등 시작은 수동적이었을 지라도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세대갈등을 포용하고 줄일 수 있는 능동적 활동이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강릉의 하루를 통해 전환하게 되었다.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기득권을, 예를 들면 전관예우, 헤드헌팅에 의한 재취업 등, 내려놓기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고령화 사회로 바뀌고 있는 시대상에 비춰 볼 때, 그래도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아온 50+ 세대임을 인정하고 청년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 줄 아는 성숙한 모습을 기대하고 싶다.

 

이미 그러한 영역으로 50+의 삶을 진행시켜 가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활동을 교훈삼아서 세대의 이기적 태도를 벗어나 공감하고 소통하는 공동체를 향한 50+ 세대의 삶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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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차관병(50+남원에서 살아보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