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자산 평균금액은 4억 3천만 원, 가구당 평균부채액은 8천만 원, 가용 순자산은 3억 5천만 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거주용 부동산 평가액 평균 3억2천만 원을 빼면 순 가용자산은 3천만 원 밖에 안 된다. 3천만 원으로 노후 30∼40년의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절대 부족하다. 한편으로 고령층 가운데 연금을 한 푼도 못 받는 비율이 54.7% 나 된다. 다행히 연금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 달 평균 52만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10명 중 6명이 일하고 싶어 한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생계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에 불안하기만 하다. 지금이라도 대비하여야 한다. 수입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운 50+의 입장에서 소득과 자산의 효율적인 배분과 활용 및 소비의 합리적인 실천이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이다.

 

 

소득의 효율적인 배분

노후 적정생활비의 마련은 3층 연금제도를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최저 생활비 정도는 국민연금을 통해 준비할 수 있도록 소득을 배분하여야 한다. 만약 과거에 국민연금의 납부유예기간이 있거나, 일시금을 받은 적이 있다면 이를 상환하거나 추가 납입을 통해 최대한 연금 수령액을 늘여야 한다. 가입기간이 짧다면 60세 이후에도 임의 계속 가입을 통해 가입기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자영업자나 전문직 종사자들은 노란우산공제제도 등을 통해 최저 생활비 정도는 강제적이라도 마련되는 것이 좋다. 퇴직연금은 중도인출을 최대한 자제하여야 하며, 55세 이후로 늦게 인출하도록 한다. 개인연금도 인출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퇴직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가급적 재취업 등을 통해 연금 수령 시까지 소득 단절기간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 이는 길어진 수명에 대비하여 소득의 연금화를 통해 노후자금의 인출시기와 자산의 고갈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길어진 평균수명이 축복이 되지 못할지언정 악몽이 되지 않도록 결정짓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

 

비상예비자금

다른 어떤 저축보다 먼저 비상예비자금용 통장을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예기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여 월 지출액의 3~6개월분 정도를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저축해서 관리하는 것이다. 만약 비상시 사용하게 되더라도 즉시 보충해서 항상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 자금 마련이 어렵다면 마이너스 한도를 유지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재무적인 융통성은 불필요한 손실을 예방하고, 생활을 계획적으로 꾸리게 되며,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주어 재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상환

부채는 퇴직하기 전에 부채가 남아 있다면 부채상환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국민연금 말고는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이자까지 내야 한다면 괴롭다. 퇴직금의 일부라도 원금 상환하여 이자부담을 줄이면 좋다. 퇴직연금을 활용하여 상환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부동산투자 때문에 부채가 발생하였다면 차입 금리와 투자수익률의 관계를 따져서 냉정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부채는 반드시 본인의 상황에 적합하게 운용되어야 한다.

 

안정적인 투자

투자의 기본원칙을 세워야 한다. 자산운용에서 얻는 목표이익을 ‘안정성’ 위주로 하여야 한다. 자산 내역표를 작성한 후 운용할 자산을 구분하고 어느 정도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지 계획한다. 대개 운용자산의 1/3 정도를 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되, 최종 결정은 스스로 해야 한다. 선택은 당연히 ‘안정형’으로 하되, 반드시 두 곳 이상의 전문가 자문을 받아 소액으로 나누어 분산하는 것이 좋다. 투자하다 보면 그럴듯하게 포장된 투자에 주의하여야 한다.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당한다. 반드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며, 나한테만 주는 특별한 정보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다.

 

자산의 운용과 관리

누울 자리를 보고 발 뻗으라고 한다.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자립기반 조성과 관리능력 향상 등의 기초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자신들의 필요 노후자금을 구체적으로 계산해 본 다음, 보유자산은 자신의 노후자금으로 먼저 활용하여야 하며, 그래도 여유가 있다면 지원하면 된다. 기존 자산을 가지고 노후자금을 활용하는 방법은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산으로 나뉜다. 금융자산은 길어진 노후를 감안해 인출과 동시에 자산운용을 추구해야 한다. 부동산 자산에 대해서는 주택 다운사이징이나 주택연금을 활용해 부동산을 현금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70세가 3억 원의 아파트를 이용하여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사망 시까지 월 91만9천 원을 받을 수 있다. 주1)

 

장기 간병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거동이 불편해 지면 어디에서 거주할지, 누가 돌볼지에 대해 미리 검토해야 한다. 장기요양보험에 대한 기본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대한 정보도 수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속 및 증여에 대한 준비이다. 사후에 일어날 수 있는 가족 간의 분쟁이나 자녀의 세금까지 고려해야 한다. 홀로 남게 될 배우자는 어떻게 돌볼 것인지, 재산을 어떤 방식으로 공정하게 분배할 것인지, 사회에 기부할 생각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

 

비재무적 투자

지인은 수입의 10% 정도를 자기 개발과 사회적 관계 등의 유지를 위해 지출한다. 그리고 직장을 다닐 때나 퇴직 후에나 이 원칙은 지키고 있다고 한다. 각자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다르겠지만,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시사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대부분 퇴직 이후 비재무적 요인들도 급격히 저하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지만, 특히 베이비부머들에게 사회적 관계 유지가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가까운 거리에서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퇴직 후 30~40년 가까운 노후생활을 하여야 한다. 생활비는 물론 비상예비자금, 의료․간병비용 등의 마련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소득과 자산을 디자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잘 마련된 경제적 준비는 노후생활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과 활용, 소득의 합리적 지출과 배분 관리,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비, 안정적인 투자와 자산 보호 등 많은 부분에서의 준비와 노력이 만족스러운 노후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건강, 일, 가족관계, 사회적 관계 등의 비재무적 요소들도 중요한 부분이다. 배우자, 자녀, 친구, 이웃 등과의 친밀한 관계는 노후생활 만족도를 올리는데 긴요하다. 아내와 함께 사는 남성, 친구들의 존재 등은 은퇴생활을 덜 외롭게 하고, 생물학적 두뇌활동과 면역체계가 활성화되며 스트레스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소한의 경제력을 가지고 좋은 아내와 친구, 이웃 등과 잘 어울리면서 어느 정도 품위는 유지하면서 고독하지 않게 살다 가면 좋겠다.

 

1) 20183월 기준,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참조.(https://www.hf.go.kr/hf/sub03/sub01_05.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