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년 시대에 평생 현역을!”이란 말은 듣기는 좋지만 중장년을 둘러싼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중장년 재취업희망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지식과 경험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재취업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에서 50대기자가 재취업 현실을 체험한 사례를 소개한다.

 

 

체력측정ㆍ산수 문제 풀기 등

일본의 리크루트 회사는 2017년 여름에 ‘몸 측정’을 개발했다. 중장년이 얼마나 일할 수 있는 여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체력, 일 처리 능력, 개성의 3가지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측정한다. 50세를 넘으면 머리도 몸도 어딘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다만 기력의 쇠퇴는 개인적인 차이가 크다. 취업 능력을 각각 측정하여 그 결과를 중장년기의 일하는 방식이나 직장에서의 역할에 반영하려는 게 측정의 목적이다.

 

​체험하는 기자 자신도 올해 55세로 정년 60세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알기 위해 "몸 측정"을 해보았다. 악력과 다리 힘 등의 기초적인 체력 측정부터 초등학교 때 배운 산수 문제 풀기 같은 계산 테스트까지 하였다. 또 성격 진단 테스트를 통하여 친화력이나 협조성, 감정조절 능력 등을 본다. 측정시간은 약 30분이며, 마지막으로 측정 결과를 분석하고 앞으로 재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조언을 해주었다.

 

​기자의 측정 결과는 대체로 양호하였다. 체력은 또래 평균을 웃돌아 문제가 없었고, 업무 처리 능력도 "지금 걱정스러운 부분은 없습니다. 독해력이 높은 편이므로 대화가 많은 직장이나 많은 매뉴얼을 읽을 필요가 있는 일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는 담당자의 말을 듣고 일단 안심했다.

 

다만 우려할 부분은 기자의 개성에 있었다. 감정이 직설적으로 나오기 쉬운 면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강점인 동시에 주위 사람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하였다. "나이가 젊은 관리자나 동료들은 자기 주장이 강한 중장년을 어려워합니다. 겸허한 자세를 취하도록 유의하세요"라고 조언을 들었다.

 

​전직 상담과 현실은......

"몸 측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기분이 좋아진 기자는 전직 지원 회사에 전직 알선을 의뢰한 후, 전직 컨설턴트와의 면담에 임했다. ​조직을 통솔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관리직은 사양하고, 근무지는 전국 어디라도 상관 없으며, 연봉은 지금보다 40% 줄어도 괜찮다고 답했다. 약 30분간 취업 조건과 희망 사항을 주고받은 후 경력 컨설턴트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만, 원하는 조건에 맞는 직장을 소개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희망 연봉이었다. 중장년 채용에 적극적인 곳은 인재 육성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회사 규모가 작은 만큼 많은 보수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연봉 40%를 줄이는 수준이라면 나름대로 본인은 꽤 과감한 양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냉혹했다.

 

중장년의 경험, 어디서 어떻게 살릴까?

정년 후 같은 기업에서 계속 근무하는 직원의 급여 수준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정년 시의 70% 수준 이하로 내려간다. 그만큼 역할과 책임이 가벼워지는데, 그럼에도 보람을 찾을 수 있는지 여부는 각자의 가치관에 달려있다.

 

전직 지원서비스회사에서는 중장년에게 새로운 일 스타일을 제안한다. 즉, 오랜 기간 축적된 전문성을 살려서 중소기업과 벤처 기업과 업무 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고문"으로 활약하는 방법이다.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고정 인건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업은 채용을 주저한다. 하지만 상근이 아닌 프로젝트 단위의 업무 위탁이라면 중장년의 지혜와 경험을 사고 싶은 기업이 많이 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전문성 살리는 고문의 길, 자존심 버릴 수 있는가?

기자 자신도 고문으로 취업할 수 있는지 면담했다. 경력 등 개인 프로필을 1시간 정도 대답한 뒤 자리 하나를 소개받을 수 있었다. 소비재 제조업체가 운영하는 여성을 위한 사이트의 컨설팅이다. 기자가 신문사에서 취재하고 기사를 쓴 경험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업무는 월 1회, 2시간 회의에 참석하여 사이트 운영자에게 조언하는 것이다. 물론 적절한 조언을 위한 예비조사와 준비도 필요하다. 이런 것을 모두 포함한 보수는 월 50만 원이다.

 

​1개 회사하고만 고문 계약을 해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원래 일하던 회사에서 재고용 되면서 빈 시간에 몇 곳의 고문을 겸임하면 수입 감소분은 보충할 수 있다. 이러한 일 방식을 선택하는 중장년이 늘어나고 있다. 고문직을 알선하는 어느 전문 회사에 등록한 사람은 약 5,000명에 이른다. 해외 시장 개척 경험과 IT 분야의 기술자 등 전문 분야가 있는 사람일수록 고문 계약에 성공하기 쉽다.

 

그러나 전문성이 높아도 기피되는 중장년 인재도 많다고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과거의 성공과 자존심을 버릴 수 없다는 점이다. 그들의 전문 지식과 지혜는 사고 싶지만, 인화와 조직관리에 문제가 있어 채용을 꺼린다고 한다. 그 회사의 눈높이에 맞춰 다가가는 겸허함이 필수적이다. ​
 

기업은 전문성뿐만 아니라 주위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중장년을 원한다. 주위에 녹아 들어갈 수 있는 친화성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가 70세까지 일하는 중요한 자질이다. 영화 ‘인턴’의 로버트 드 니로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일본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