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대의 ‘여가’를 통한 삶의 질 제안 :

여가경력(leisure career) 키우기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여가정책연구실장)

 

 

나이듦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사회적인 압박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가활동이 제안된다. 그러나 여가는 시간이 있고 경제적으로 여력이 있다고 해서 모두 다 잘 보내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하지 않은 활동을 나이 들어서 새로이 하거나 활동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한마디로 여가도 경력이 필요하다.’ 여가경력을 키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 들어가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당연한 과정인데, 사람들은 나이 들어감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나이듦(aging)’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은 고령자의 이미지나 사회적인 역할 기대에 영향을 주며, 고령자들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나 소외현상을 초래하는 데 영향을 주게 된다. 고령자들과 관련된 일반적인 사회적인 부담이나 경제적인 문제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여가’를 통한 신체적·정신적·사회적인 활동이 제안된다.

 

즉 여가활동이 연령차별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여가는 연령차별(ageism)을 극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고령자들의 충분히 사용되지 않은 신체적, 정신적인 능력을 예언하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다. 그리고 여가는 고령자들이 신체적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여가를 통한 신체적인 활동에 대한 저항은 개인적일 수도 집단적일 수도 있으며,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의 역량과 집단적인 사회의 변화에 대한 잠재력을 가진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Active aging Model을 제시하고 노화에 대해 6가지 요인(개인적 요인, 사회 환경, 행동요인, 건강과 사회서비스 접근성, 신체적 환경, 경제적 조건 등)을 설명하였다. 즉 ‘개인적 선택, 독립성, 참여, 신체적 활동, 자기 효능감, 사회적 지지, 커뮤니티 참여’ 등을 통해 활기차고 건강한 노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들이 고령자들의 삶의 질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며, 이는 또 여가활동이나 문화적 경험과 관련된 일반적인 특성으로 인식된다.

 

결국, 수명이 연장되는 장수사회에서 개인 고령자들은 높은 삶의 질과 연결되었을 때에만 바람직하며, 따라서 고령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장수사회 연구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요인으로는 ‘규칙적이지만 강도가 높지 않은 활동 수행하기’, ‘목적 있는 삶을 살아가기’, ‘천천히 살기’, ‘더 넓은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다는 소속감’, ‘자신의 가족과 깊이 관계함’ 등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여가활동이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한다는 증거로도 인식된다.

 

<그림 1> 은퇴 후 시도해볼만한 10가지 라이프 스타일

 

 

그러나 고령자들의 여가활동이 갑자기 삶의 영역에서 질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개인이 청년기나 중장년기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은퇴 후 또는 노년기에 여유 있는 삶이 보장될 때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이나 ‘원하는 여가생활’을 하고 싶다고 희망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이전 생애주기에 하지 않은 활동을 나이 들어서 새로이 하거나 활동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한마디로 ‘여가도 경력이 필요하다’(여가경력: Leisure Career)는 것이다. 생애주기 후반에 갈수록 사람들은 과거에 자신이 했던 역할과 비슷한 형태의 역할을 대치시키려 하며, 노화 과정에 따른 여러 가지 변화들은 자신의 과거의 성격이나 경험과 연관 지어서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즉 개인이 생애의 초기 및 중년의 기간에 활동적이었다면 생애의 노년의 단계에서도 활동적이기 쉽다. 예를 들어 노년기에 사회봉사 조직에 가입된 사람이나 사람들과의 교제 범위가 넓은 사람, 지적ㆍ예술적 흥미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들이 젊었을 때 그러한 활동들을 해왔던 사람들이며, 이와는 반대로 은퇴 이후에 여가활동이 감소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들이 젊었을 때 여가 관심의 범위가 한정되었던 사람들이라 하여, 한 개인의 여가는 강력한 지속성으로 나타난다.

 

<그림 2> 여가경력 개발과 여가활동 지속의 기제

 

<그림 3> 여가경력 개발의 단계


그런데 지금 50대 이상의 베이비부머나 노인 세대는 과거 자신의 경험 속에서 여가활동을 적극적으로 경험하거나 교육을 통해 참여한 경우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청년기나 장년기 동안 특별히 참여한 여가활동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가 각각 88.2%, 76.0%로 나타났다(윤소영, 2008). 특히 현재 50대가 지금의 60대 이상의 노인세대와는 차별화된 안정된 경제력과 라이프스타일을 갖춘 새로운 세대(The New Age)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삶의 중심이 ‘일’(work)이었다는 점에서 여가생활에서 세대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생명 연장으로 100세 시대가 예견되는 현시점에서 일 중심적 생활에서 일 이외의 삶, 구체적으로는 여가적 삶에 대해 관심이 많게 됨에 따라 중고령층의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은퇴한 이후에 새로이 여가활동에 진입하기 위해 무엇을 새로 시작할 것인가의 문제가 쉽지 않다고 할 때 50대 이후의 여가적 삶의 문제는 생애주기 초반부터 지속할 수 있도록 인식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과거의 경력이 부족하더라도 50대 이상은 100세까지 살면서 지금부터 ‘나만의 여가 나이테’를 몸속에 쌓고 저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가를 통한 만족과 경험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러한 경험과 활동이 있어야만 그다음의 경력으로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현재 50대 이상의 중고령층이 여가활동에 대한 경험이 적다고 볼 때,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여가’활동이라는 인식의 변화도 중요하다. 삶의 기본적인 생활 유지와 함께 자유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며 남은 생을 보낼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문제가 중요하다. 특히 현재까지 이러한 훈련이 안 된 이들에게는 교육이나 홍보를 통해 생각을 바꿀 기회를 제공하고, 필요하다면 교육기회나 경험 기회를 제공하여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활동들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윤소영. (2016). “고령화시대 문화의 역할과 과제-고령자를 중심으로-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영금·윤소영. (2014). “베이비부머 세대의 여가활동 특성과 여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가족자원경영학회 18(3). 61-77.

윤소영. (2012). 「100세 시대 대비 지역 여가향유 확대를 위한 전달체계 모델 구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윤소영. (2011). 「100세 시대 대비 여가 및 문화활동 활성화 방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보고서.

윤소영. (2010). 「행복의 본질적 요소로서 여가경험에 대한 접근」, 여가학연구 8(1), 45~60.

윤소영. (2009). 「노인 여가문화 활성화를 위한 실태조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