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 만드는 더 좋은 세상

서울시50플러스재단 창립 1주년 기념 50+정책포럼 후기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개발실

 

 

돌. 어린아이가 태어난 날로부터 한 해가 되는 날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의 첫돌을 즐겨 여러 가지 먹을 것과 물건을 차려놓고 앞날이 번영하길 바라며 잔치를 한다. 첫돌을 맞아 기념한다는 건 열 두 달이 한 바퀴 돌아 지나온 시간만큼 소중한 의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4월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게도 의미가 있는 달이었다. 창립 1주년을 맞이한 것이다. 재단은 2016년 4월에 서울시 50+세대의 새로운 인생 비전 창조를 모토로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아 설립되었다. 재단 설립과 동시에 같은 해 5월, 1호 캠퍼스인 서부캠퍼스가 문을 열었으며, 2017년 3월에는 2호 캠퍼스인 중부캠퍼스가 개관하여 운영 중에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3호 캠퍼스가 50+세대를 만나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듯 점차 확장하며 성장하고 있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지난 1년간의 행보는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첫돌을 맞이하여 그간 재단이 일구어낸 성과와 사례들을 공유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17년 5월 26일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1층 50+의 서재에서 50+정책포럼을 개최하였다.

 

50+의 가능성을 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의 50+세대에게 성공적인 인생 재설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수행하는 기관이다. 재단은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다양한 시도와 크고 작은 성공,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서울시 50+세대와 함께 여러 스토리를 만들어왔다. 이날 포럼에서는 50+세대의 가치를 희망적으로 담아낸 ‘50+의 가능성을 열다’라는 재단의 새로운 슬로건도 발표되었다.

 

포럼 부제인 ‘50+가 만드는 더 좋은 세상’을 선포한 이경희 대표이사의 개회선언에 이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50+세대를 위한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서울시의회 박양숙 보건복지위원장과 김선갑 운영위원장의 축사도 있었다. (이날 참석이 예정되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세안 특사 해외 일정으로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

 

서울시의회 박양숙 보건복지위원장은 서울시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앞서서 50+세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요한 정책들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으며, 특별히 서울시50+재단이 직접 50+세대와 밀착해 정책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전국적으로 50+정책이 확산되는 데 좋은 롤모델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의회 김선갑 운영위원장 역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50+세대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개발되고 수행되어야 한다며, 시 차원에서의 성실한 지원과 재단의 열정적인 수행을 통해서 서울시의 50+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제1부: 서울시 50+정책의 현재와 미래

 

포럼의 첫 번째 세션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고선주 관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서울시에서 추진해온 50+정책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발제가 이루어졌다.

<발제하고 있는 서형수 국회의원> 

 

첫 번째 발제자인 서형수 국회의원은 『‘잉여세대’에서 ‘주역세대’로 ‘스트레스 사회’를 ‘성숙한 사회’』라는 주제로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산업구조·인구구조의 변화 속에서 50+세대가 가지는 가치를 재정의 했다. ‘잉여 세대’는 일이 필요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삶을 즐기고 싶은 욕구를 가진 50대 중반~70대 중반을 의미하며, 이들은 실제 노동시장에서는 일자리에서 밀려나 남아도는 세대가 되었다. 또한 자기가 사는 땅에서 쫓겨났지만 갈 곳이 없는 ‘난민 세대’로도 불리고 있다. 서형수 의원은 실제 대한민국에서 한 해 출생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1955-1974년에 비해 1/2 수준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가 이미 사회적 경험이 출중한 이들 세대를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서 정부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질 수가 없다며 시민사회에서 스스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것을 강조했다. 그는 주역 세대가 되는 일,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이 50+세대의 신뢰와 협동, 자발성에서 비롯된다며 적극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수행하는 활동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이어서 두 번째 발제자인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이성은 과장은 서울시 혁신정책, 50+정책의 발자취-서울의 힘 50+라는 제목으로 강단에 올랐다. 서울시가 50+세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정책의 컨트롤 타워이자 싱크탱크인 재단을 설립하고, 권역별 캠퍼스와 자치구 단위의 센터로 확장해온 과정을 소개했다.

 

이성은 과장은 총 세 가지로 서울시 50+정책의 방향과 미래를 전달했다. 첫째, 인생의 방향을 주는 정책이다. 그 예로 재단 출범 이후, 서부 캠퍼스에서 처음 개강한 인생학교를 소개했다. ‘쉰 즈음에 다시 가고 싶은 학교’를 콘셉트로 한 인생학교는 은퇴 후 자신이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 졸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50+컨설턴트를 통한 종합상담을 제공하는 50+상담센터도 서울시 50+정책의 자랑거리다. 실제 삶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컨설턴트들의 맞춤 상담은 내담자들의 인생재설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체계화해나갈 예정이다.

 

둘째, 일과 참여에 관한 정책이다. 서울시는 50+세대가 존재가치를 찾고 사회에 기여하는 앙코르 커리어를 발굴할 수 있도록, 5년간 1만 2천 개의 ‘보람일자리’를 창출하는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관광, 농촌, 중소기업과 연결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50+세대는 물론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수행하고 있다.

 

셋째, 문화를 만드는 정책이다. 서울형 U3A(University of the Third Age) 문화를 선도하는 숨은 50+세대를 발굴하고, 50+롤모델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캠퍼스와 센터의 중심축 역할을 하며, 각 권역별 6개의 캠퍼스는 50+세대의 인생2막을 위한 꿈의 플랫폼이 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은 과장은 50+정책을 추진하며 자주 제기 되었던 문제들이 기존의 어르신 복지와의 중복되는 점임을 지적하고, 차별화된 접근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개선해가겠다고 전했다. 또한 50+세대가 강력하게 원하는 것은 일자리임에도 교육, 문화 등에 정책의 비중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일자리와 연계하는 방법을 통해서 해결해가겠다며 지원체계 내에서 기관들이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50+세대가 개인적으로는 은퇴의 재정의를 통해 사회 내에서 자신의 좌표를 확인하고 공헌하는 일을 위해 스스로를 정비해야 하며, 사회적으로는 50+라는 거대한 저수지에서 사회의 메마름을 적시는 물길을 내도록 정책이 수반되어야 한다며 함께 물길을 만들어내자고 참석자들에게 제안했다.

<약180명의 시민이 포럼에 참여했다>

 

다음으로는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의 남경아 관장이 50+와 함께한 실험과 성과라는 제목으로 재단과 함께 출범한 캠퍼스의 지난 1년의 경험을 공유했다. 서부 캠퍼스는 1년간 총 198개의 과정을 개설하고 7000여 명 등록생을 받았으며, 캠퍼스 이용객은 7만 7천여 명에 달했다. 캠퍼스에서는 스타트업이나 단체에 공유 사무실를 제공하며 네트워크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당사자 주도 운동방식을 채택해 실천하고 있다. 남경아 관장은 2017년에는 당사자 주도 운동의 실체를 좀 더 구체화하고, 50+세대의 활동 무대를 확장해 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자리에 있어서도 여러 기관들과의 협약을 통해 경계를 넘는 협력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50+학생회관을 만들어서 이곳에 모인 50+세대들이 꿈을 만들고 이루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1부의 마지막 발제에서는 서울시50+재단 일자리사업본부의 김만희 본부장이 일을 통한 50+세대와 사회의 공유가치 창출이라는 제목으로 50+일자리사업의 미션과 추진방향, 과제 등을 소개했다. 50+일자리사업은 1)공헌형, 혼합형 중심 50+일자리, 2)파트너십 기반 일자리 발굴 무대와 채널 확장, 3)일자리까지의 촘촘한 디딤돌 제공, 4)50+세대 인재풀 DB 및 매칭 인프라 구축을 추진방향으로 삼는다. 아울러 5대 중점 추진과제로 1)50+세대와 사회 모두를 위한 한국형 앙코르 커리어 모델 발굴, 2)보람일자리를 통한 공헌형 일자리 발굴 및 확산, 3)수익과 공헌 모두를 만족하는 혼합형 일자리 모델 창출, 4)앙코르커리어 전환 교육 확대 및 일자리 교육 연계성 강화, 5)50+일자리 지원을 위한 온/오프라인 체계 구축을 제시하였다. 한편, 새로 출범한 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맞춰 50+일자리 발굴 무대는 제1섹터, 제2섹터, 제3섹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에 따른 미국 앙코르커리어 유망 6대 분야(제1섹터: 연방, 주 공공영역, 사회서비스 카운슬링, 코칭/ 제2섹터: 의료, 돌봄, 환경 및 지속가능분야/ 제3섹터: 비영리 사회적경제, 교육)에 관한 소개도 이루어졌다. 공헌형 일자리로서 서울시 50+보람일자리 사업을 소개하고 그 성과 및 의의를 제시하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제2부: 내가 꿈꾸는 50+

 

포럼의 2부 세션은 ‘내가 꿈꾸는 50+’의 주제로 허남철 교수(경기대)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50+당사자 및 관계자를 통해 실제적인 사례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첫 번째 발제자는 베이비부머 문제를 해결하며 인생 2막의 원스톱 서비스를 추구하는 ASK(Age Solution of Korea)의 김성애 대표로 베이비부머 문제, ASK에 문의하세요란 제목으로 사례를 공유했다. 코리아헤럴드의 기자로 자신이 경험한 50+관련 콘텐츠와 지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ASK를 창업한 김성애 대표는 올해 서부캠퍼스에 사무실 입주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협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인생 2막의 원스톱 서비스 제공하는 커리어 사이트를 구축하는 핵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50+세대에게 인생 재설계에 관한 상담을 제공하며, 이에 관한 전문강의, 커리어코칭, 커리어사이트, 생생뉴스 등의 콘텐츠를 가지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표 브랜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 번째는 서울의 녹색을 가꾸는 인생학교 커뮤니티라는 주제로 발표한 드림가드닝의 박수덕 대표가 사례를 공유하였다. 박수덕 대표는 서부 캠퍼스의 인생학교 2기 졸업생으로, 과정 중에 관심 있는 분야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과제를 위해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멤버들과 함께 인생 황금기 2막을 꽃 피우겠다는 드림가드닝은 지금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사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친구들을 만난 것이 무엇보다 큰 보람이자 행운이라 자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 발제는 50+세대는 아니지만 그들과의 협력을 이루어가고 있는 청년벤처기업 세이(SAY, Senior and Youth)의 조연정 대표가 진행했다. 세이50+캠퍼스 프로젝트 오버뷰: 청년소셜벤처와 50+튜터의 만남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세이가 이룬 성과를 소개해주었다. 세이는 국내 시니어와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를 연결해주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시니어에게는 삶의 활력과 의미 있는 사회활동 기회를 드리고, 학생에게는 좋은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어 프린스턴, 예일대학교와 MOU를 맺고, 이익을 창출하는 창업활동으로도 이어졌다고 한다. 조연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시니어들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당사자들이 서울시50+재단, 캠퍼스와 함께 실천해 온 다양한 사례들을 나누고 난 이후,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이 이루어졌다.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전에 취합된 질문들이 1부와 2부의 발표자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갔다.

 

 

[질의응답]

 

Q. 정부의 일자리 창출 방안에서 우리 50+세대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서형수 국회의원: 1980년대 신자유주의 도입 이후, 고령자의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막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유럽에서는 이 때문에 퇴직연령을 당기는 정책이 수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와 장년 일자리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다. 이것은 학술적으로도 밝혀진 바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는 소득 주도의 성장을 주장하고 있다. 청년, 장년 가리지 않는 일자리 정책이 실천되어야 소득이 늘고, 소득이 늘어야 매출이 늘며 일자리 자체도 늘어날 수 있다. 나는 장년 일자리, 청년 일자리를 연계해서 새로운 일자리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보며, 이것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중장년층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모든 국민은 일할 능력이 있고 의사가 있으면 나이와 관계없이 일자리를 요구할 수 있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헌법 32조 제1항). 당당하게 일자리를 요구하자. 아무리 예산이 투입되어도 일자리 창출의 효과가 없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50+세대들의 적극적인 목소리 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Q.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50+정책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많이 부러워한다.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해주었으면 좋겠다.

 

A. 서형수 국회의원: 전적으로 동의한다. 서울시가 중앙정부보다 선도적으로 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 50+사업 자체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충분한 동력이 있다고 본다.

50+정책의 확산을 위해서는 도농 관련 정책이 개발되는 등 장년층과 지역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 계신 분들이 자원이 부족한 농촌으로 가서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공동체의 힘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지금 캠퍼스에도 개인 단위로 교육을 받는 분들이 많으신데, 서로 간의 신뢰관계, 혈연관계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집단 교육을 통해 새로운 힘을 만들어야 한다. 이들 공동체가 공동의 자산을 활용해서 새로운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Q. 50+캠퍼스는 아지트 같다. 이런 공간에 감사한 마음이다. 지금까지 50+정책에 대한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며, 향후 방향은 어떻게 되는가?

 

A. 이성은 과장: 가장 큰 성과는 50+세대의 잠재력을 확인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방향성도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방향으로 하고자 한다. 앞으로 누구나 7세가 되면 초등학교에 가듯이 50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인생학교에 들어가도록 했으면 좋겠다.

대학생들은 홍대, 어르신들은 파고다 공원과 같은 세대별 상징적인 공간이 있다. 50+세대에게도 상징적인 공간이나 문화 근거지가 있으면 좋겠다.

이성은 과장: 우리가 정책을 수립할 때도, 50+세대에게 세대 문화가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50+세대의 문화는 다른 세대에 본이 되는 문화이다. 이러한 문화는 공간을 넘어서 다른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본다.

 

Q. 당사자 운동에서 50+세대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무엇인가?

 

남경아 관장: 시민참여, 시민주도 운동에 대해서는 우리가 많이 들어왔다. 당사자 운동은 최근 청년 운동 등에서 구체화 되고 있다. 핵심은 거대담론이 아닌, 당사자들이 느끼는 아주 구체적인 의제를 밀착적으로 연구한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베이비부머가 마을에서 어떻게 먹고 살까에 관한 이야기,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독립하고 번성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 예이다.

50+세대들은 청년 세대와 달리 조직을 만들면 일단 크기를 키우고 회장, 부회장, 총무를 뽑는다. 150개의 커뮤니티가 있다면 150명의 회장님이 있다는 소리다. 이러한 위계질서가 가장 힘든 부분이다. 당사자 운동의 요지는 유연함과 작은 성공의 경험을 축적해 가는 것인데, 50+세대는 조급하고 성급하게 결과를 추구해서 운동하는 데 걸림돌이 될 때가 있다. 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김만희 본부장: 이건 일자리하고도 관련되는 부분이 있다. 창업활동에서는 어떤 사람과 조직을 이룰지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실제 연구결과들을 보면, 창업활동 시에 과거 같은 직장에서 일했던 동료들이 모여서 하는 모임이 가장 성공률이 높았다. 이들의 경우 시행착오도 적었다. 이런 부분에서 보람 일자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사회 공헌을 하며 작은 수입도 얻고, 같이 일을 하면서 서로의 패턴과 방식을 알아가며 맞추어나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Q. 보람 일자리를 위한 노력을 잘 알고 있다. 더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A. 김만희 본부장: 오전에 앙코르50+포럼에서 앙코르닷오르그의 벳시 월리가 강연한 내용과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겠다.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사회에서 50+세대로 인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실질적으로 많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아까 발표한 세이(SAY)의 사례처럼 시니어들이 더 열정적이고 노력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사례들이 늘어가야 한다. 현재 청년들이 중소기업과 매칭했을 때 못 버티고 나오는 사례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에 시니어들이 개입하여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협업하며 돕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잘 안될 것 같다는 우려들을 불식하고 추진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Q. 실질적인 세대통합 프로그램의 사례가 흥미로웠다. 세이(SAY)의 꿈은?

 

A. 조연정 대표: 세계에서 가장 큰 청년과 시니어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화상채팅으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며 시니어와 학생들을 매칭 해왔는데, 다른 언어를 추가하거나, 한국의 문화 등을 교육 콘텐츠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Q. 창립한지 얼마 안 된 ASK는 팀원들 사이에 어려운 점이 없었나? 극복 방법은?

 

A. 김성애 대표: 우리 팀원이 10명인데, 이들을 한 데로 묶는 게 어려웠다. 50+세대인 팀원들이 너무 바빠서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짜기가 어려웠다. 바로 어제(25일) 서부 캠퍼스의 공유 사무실에 입주하게 되면서 이제 좋은 기회를 가진 것 같다. 서로 머리를 맞댈 것이다.

 

Q. 드림가드닝은 소득이 없이 지속적인 봉사활동만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박수덕 대표: 우리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자체를 감사한다. 우리가 할 일이 있고, 현재 주어진 역할에 감사하자고 서로를 다독이며 격려한다. 인생 2막은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비우고 버리고 배우고 나누며 살자고 생각하며 봉사한다. 다들 공감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혁신이다(정건화 교수 마무리 발언)

 

질의응답까지 2부 순서를 모두 마친 뒤, 폐회를 앞두고 정건화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의 마무리 발언이 있었다. 정건화 교수는 포럼의 모든 메시지들을 다 외우고 싶을 정도로 신선하고 알찼다고 평하며, 앙코르닷오르그의 설립자 마크 프리드먼(Marc Freedman)의 “이건 일종의 혁신이다”라는 말을 빌려 서울시50+재단의 지난 일 년을 혁신의 관점에서 되짚어보았다.

 

정건화 교수가 말하는 재단의 첫 번째 혁신은 부정적인 의견들을 긍정으로 전환한 생각의 혁신이다. 재단의 설립이 제기된 당시, 기존의 노인 복지 및 일자리 정책이 존재하기에 이와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1년간 재단이 이루어낸 성과를 보며 의회의 우려는 긍정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두 번째는 이분법적 경계를 넘은 정책의 혁신이다. 정건화 교수는 서울시50+재단이 교육과 일자리 사이에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계곡)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인정하고 만들어낸 정책들, 자원봉사와 일자리를 연결한 사례들은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이라고 평했다. 그 외에도 지역을 넘나들고 민간과 공공의 영역을 넘나든 혁신적인 협력 또한 칭찬했다.

 

세 번째 혁신은 연구자가 아닌 현장에서 당사자들이 주도하는 성공사례들에서 발견했다. 지난 1년간 서울시50+재단이 실시한 다양한 정책과 캠퍼스, 센터의 사례들을 다른 지자체, 기관들이 와서 배워가려고 한다. 연구자가 아닌 현장에서 만들어졌으며, 당사자들의 주도 하에 성공모델이 만들어졌기에 혁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소셜 임팩트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다며, 정건화 교수는 이제 거꾸로 이런 사례들을 연구자들이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 미국의 사례들만이 혁신적인 것이 아니라 오늘 발표한 SAY, ASK, 드림가드닝의 사례가 모두 혁신적이라고 평했다.

[마무리 발언 중인 정건화 교수] 

 

정건화 교수는 인사를 마무리하며 미국 은퇴자 협회(AARP)의 “Life Reimagined”라는 온라인 프로그램의 개발자 에밀리야 팔도의 말을 인용했다. “은퇴 후에 베이비 부머들이 새로운 삶을 시도하는 것은 서커스의 공중그네 갈아타기와 같은 모험적 과정이다”라는 말을 빌려, 그렇게 겁나고 떨리는 상황에서 그들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것이 50+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부분에서 일자리를 만들기는 굉장히 어렵지만, 지금은 공공부문이 하는 것이 필요하고 당연하다고 말한 정건화 교수는 그러나 언제까지 공공부문이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민간 기업들과 함께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들의 공익성을 끌어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비록 지금에서야 이러한 50+관련 정책의 필요성이 인식되며 시작하는 단계에 있지만, 대부분이 공공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며 세금을 통해 수행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더 많은 곳에서 이렇게 사례를 공유하고 알려서 엄밀하게 성과를 지원하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치며

 

50+세대를 위한 정책의 개발과 수행은 혁신이 아니고서는 이끌어가기 어렵다. 같은 고민과 관심으로 이 자리에 모인 참석자들의 진지한 얼굴을 보니 지금까지 이루어온 혁신의 동력이 바로 이들로부터 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필요한 혁신의 희망 또한 이들, 이곳에서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서울시50+재단이 걸어온 지난 1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내다보는 50+정책개발포럼은 이렇게 혁신의 희망 속에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