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섹터 앙코르 펠로우십(Encore Fellowship)

 

앙코르브라보노 협동조합

 

1. 서론

 

과거 평균수명이 70년 정도에 머물고, 퇴직 연령이 60~65세이던 시절에는 퇴직은 곧 경제활동만이 아니라 사회활동으로부터 은퇴(retirement)를 뜻했다. 퇴직 후 채 10여년이 남지 않은 생애를 여가와 자유로운 시간으로 보내는 것, 말 그대로 조용히 여생(餘生)을 보내는 것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고, 개개인들의 건강 상태 역시 크게 개선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1차 경제활동에서의 정년과 퇴직이 매우 빨라져, 우리 사회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이제 1차 경제활동에서 물러난 이후에 주어지는 기간이 30~40년에 이른다는 얘기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대략 8만~10만 시간에 이른다. 게다가 대한민국 경제활동의 주축이었던 베이비부머 1세대들의 퇴직이 2010년부터 본격화되었다. 1955년~1963년생에 해당하는 이들은 약 713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14.6%에 해당한다. 이들의 퇴직 행렬이 이미 시작되어 2018년까지 이어질 것이다.

 

이쯤 되면 여생이나 은퇴에 대한 인식을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 모두에서 근본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30여 년 간 활동한 노동시장에서 1차로 퇴직한 시니어들은 이제 나머지 인생으로서의 ‘여생(餘生)’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할 제2의 인생기를 만나게 된다. 제2의 인생 기간을 그냥 남겨진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시니어 (55세~65세) 세대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체계적으로 그들의 생활실태와 욕구를 파악, 분석하여 시니어들이 은퇴 이후 의미 있는 인생 2막을 위한 대안으로 사회 공헌과 제3섹터 영역에서의 일자리 또는 일거리의 의미를 알아보고, 제3섹터로 전환하기 위한 Mind-set을 제시하고자 한다.

 

2. 한국 베이비부머의 현황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15~64세)가 줄어들면서 인구 절벽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인 ‘초저출산’을 경험한 나라는 11개 국가인데, 한국만 15년째 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구 구조는 본격적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선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65세 이상 고령자가 14세 이하 어린이와 유아보다 28만 명 더 많아진다. 2018년에는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가 시작되며, 앞으로 14년 뒤인 2031년부터는 총인구가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지난 60년간 누려온 ‘인구보너스(인구 증가로 인한 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인구오너스1)(인구 감소로 인해 성장이 위축)’ 시대로 본격 진입하게 된다.

 

3. 시니어의 주요 특징 및 욕구

 

고령화는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는 글로벌한 주제이나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 노인계층과 상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도시화의 진행 결과 8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또한 교육수준이 높아 약 70%가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갖고 있다.

 

둘째, 가족관계에 있어 핵가족의 보편화, 방위가족2)과 생식가족3)의 규모에 있어서의 큰 차이, 콩깍지 가족으로의 경향성이 발견되었다. 총 자녀수는 1.9명이나 자신의 형제, 자매 수는 5.1명이고, 약 61.2%는 부모가 생존해있으며, 11.8%가 손·자녀를 두고 있다. 한편 변화의 와중에 있는 가족관계도 있는데, 바로 양계제4)로의 변화이다. 양계제로의 변화가 발견되기는 하지만, 아직 남자 부모 중심의 세대관계와 부양의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셋째, 부모에게 도움을 제공함과 동시에 자녀에게도 경제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 시니어가 상당수 있다. 대다수가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비정기적인 현금 지원이 주된 지원이다. 또한 약 절반 정도가 성인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넷째, 핵가족화 및 가족 주기의 변화에 따라 배우자와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 있어 배우자를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어 부부관계 중심으로의 변화가 발생했음을 볼 수 있다.

 

다섯째, 건강 상태 및 건강 활동을 살펴보면 고학력 및 취업 중인 세대에서 흡연율이나 음주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들이 직장에서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시니어들의 68.5%가 운동을 하고 있으며 다양하게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음식을 통한 건강 유지에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한국 베이비부머들은 고학력화 1세대로 경제 성장과 변혁의 주력부대 역할을 해왔으며 농업 세대와 IT 세대, 근대화와 현대 사이를 잇는 가교 세대이다. 이들은 중산층의 뿌리이나 98년 외환위기로 급격히 양극화가 되었다.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경제활동의 절정기인 동시에 종료기이며, 자녀의 취업, 결혼 등으로 가구구조와 생활 패턴에 급격한 변화를 겪는 등 생애 주기에 가장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 시기는 자녀 부양을 위한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 임에도 퇴직연령은 50대인데 연금 수급은 60대 중반에나 가능하므로 퇴직 후 소득 감소로 인하여 노후준비가 미흡한 상황으로 사회보장의 새로운 사각지대로 등장하고 있다.

 

4. 결론

 

1) 바람직한 앙코르 커리어 방향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국가적으로 공적 보장 제도나 정책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을 느끼며, 일하지 못하고, 갈 곳을 찾지 못하며 외로움과 소외감 속에 인생 후반전에 돌입한 장년층의 미래가 안 보이는 게 현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맞이하는 은퇴 모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인생 2막(Second Life)을 설계함에 있어서, 어떤 항목에 가중치를 둘 것인가는 서로 다른 조건에 놓여 있는 각 개인들의 선택의 몫이다. 퇴직 이후에도 여전히 경제적 소득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많은 베이비부머들은 곧바로 제2의 직장을 찾아 전직 서비스를 알아보거나 창업의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제적 활동 이상으로 사회적 공익이나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사회적 경제활동을 하고자 하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 후자의 의지를 갖고 있는 퇴직자와 시니어들에게 우리는 사회공헌활동·일자리라는 새로운 가능성과 영역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시니어 사회공헌활동 및 일자리

 

사회공헌활동과 일자리는 정부가 제공하는 범위로 국한되지 않는다. 자원봉사와 사회적 여가 활동뿐 아니라 비영리 민간단체(NPO), 사회적 기업,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 협동조합 등의 활동은 이미 우리가 미처 알고 있지 못한 사이에 시니어들을 포함한 많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대안적 활동과 일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더구나 그 가능성과 기회는 계속해서 확장되는 추세이다. 우리는 이러한 영역들을 제3섹터(sector)라고 부른다.

 

① 비영리 민간단체 (NPO)

비영리 기구 또는 조직(Non-Profit Organization)의 약자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회 각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각종 시민단체를 뜻한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많은 나라에서 종종 비정부 조직(Non-Governmental Organization)과 혼동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용어는 다르지만, 이 둘은 국가(제1Sector)와 시장(제2Sector)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적 영역의 조직화된 집단을 지칭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한국에서는 2000년 4월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이 제정되면서부터 ‘비영리 민간단체’라는 용어가 공식화되었다. 관계 법률과 이론에 따르면, 한국의 비영리기구들의 활동 영역은 의료/보건 단체, 교육/연구 단체, 복지서비스 단체, 예술/문화 단체, 시민단체, 종교단체, 직능단체, 친목단체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넓다. 한국에는 대략 25,000~30,000개의 비영리기구가 존재하는데, 이는 인구비례를 감안한다고 할지라도 약 18만 개의 NPO가 등록되어 있는 일본과 비교해서 아직 매우 부족한 수치이다. 미국에는 약 200만 개의 NPO가 활동하고 있으며, NPO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전체 취업인구의 약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NPO에서 활동하는 방법 또는 형태는 100% 무보수 자원봉사에서부터 여러 수준의 보수와 활동비를 받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또한 비영리분야에서의 일자리들은 다양한 근무형태, 탄력적 업무적용이 가능하다는 점, 즉 상대적으로 업무에 대한 압박이 적어서 시니어와 베이비부머들에게 적절하다.

 

② 사회적 경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가져온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장의 논리가 아니라, 호혜성·나눔·연대를 특징하는 경제 활동과 영역을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라 한다. 또는 공유경제·연대경제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20세기 초 협동조합(Co-operative), 상호공제조합(Mutual Insurance), 민간결사체(Association)로 대표되던 사회적 경제는, 21세기 현재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협동조합,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③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영리적인 기업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정의된다. 한국에서는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발달하기 시작했는데, 2013년 4월 말 현재 828개의 사회적 기업이 노동부 인증을 받고 활동 중이다. 사회적 기업에서 시니어들은 경영 컨설팅, 상담,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 및 새로운 시장 개척, 경영 노하우 전수 등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④ 커뮤니티 비즈니스

지역의 문제를 지역의 자산을 가지고 비즈니스의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활동을 우리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기업과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종종 중첩되기도 한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일본의 단신세대(身世)5)들은 일찍이 이러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에서는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시니어/퇴직자들을 지역사회로 유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쳤으며, 한국에서도 지역사회 중 고령자를 위한 소규모 창업형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 몇몇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 또는 ‘마을공동체 사업’ 역시 이러한 활동의 범주에 속한다.

 

3) 시니어에게 필요한 일자리 정책 및 제안

 

시니어들이 사회참여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이나 사회적인 차원 모두에 있어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삶에 대한 만족도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부족한 경제활동인구가 보충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이 확장될 수 있다. 또한 고령화로 인한 사회갈등이 완화될 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 문제들이 개선되기도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가족을 포함해서 지역사회·공동체로부터 단절된 이들의 불행한 생활과 죽음을 뜻하는 ‘무연사회6)(無緣社會)’나 고독사(孤獨死)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수도 있다

 

시니어의 노년기 진입을 앞두고 정비되어야 할 일자리 정책 및 제안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맞춤형의 다양한 일자리 개발

은퇴 후 일하기를 원하는 시니어를 위한 일자리의 적극적인 창출이 요구된다. 일자리 개발은 다양성을 반영하여 저임금의 단순한 일자리뿐만 아니라 그들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은퇴 이후 제2의 커리어에 대한 정책 개발 시 계층적 특성에 대해 차별화된 정책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분석 결과 희망하는 노후 일자리 유형, 노후 일자리에 대한 인식 (중요도) 등에 있어 저학력 저소득 계층과 고학력 고소득 계층의 욕구는 수렴되는 반면 중간 학력 중간 소득 계층이 이질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는 지금까지의 정책적 초점이 저소득·저학력 층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던 것으로부터 향후 이들과 이질적인 노후 경제 활동관을 가지고 있는 중간 학력 중간 소득층의 욕구 분석에 보다 주목해야 함을 시사한다.

 

② 효과적인 직업교육 및 평생교육 시스템의 확립

은퇴에 대비한 적극적인 고용정책이 필요하다. 은퇴 후에도 노동시장에 재진입을 시도할 것이므로 베이비부머의 지속적인 자기계발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직업교육 및 평생교육 시스템의 확립이 필요하다. 분석 결과 노후에 희망하는 일자리로서 이전에 해왔던 일과 전혀 다른 일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약 30%로 나타났다. 전혀 다른 일을 희망하는 경우 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욕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직업 및 평생교육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③ 전 생애주기에 걸친 자원봉사활동의 활성화

고령화가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하기 않기 위해서는 이들의 다양한 사회적 기여가 요구되며, 이러한 사회적 기여는 노동시장 참여뿐 만 아니라 자원봉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원봉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활발히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지금부터 시니어들을 자원봉사의 장으로 이끄는 정책적 개입이 요구된다.

 

④ 제3섹터로의 앙코르커리어 전환을 위한 앙코르 펠로우십 활성화

앙코르 펠로우십(Encore Fellowship)의 새로운 추세로서 미국에서는 시니어를 ‘펠로우십(Fellowship)’으로서 비영리단체 등이 고용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펠로우(Fellow)”라는 일 방식은 정식의 고용은 아니지만,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일정 기간을 직원으로서 또는 프로젝트 교육기관 단위의 일에 유급으로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Encore.org에서는 자기의 지식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는 고령자에 대해 펠로우십의 일을 소개하는 ‘앙코르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2009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 작업이나 가벼운 작업의 일을 중개하는 것은 아니고, 사회적으로 의의가 있는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를 성장시켜 가는데 필요한 경영 인재를, 현역에서 물러난 시니어 가운데서 조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앙코르 펠로우십은 중요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에 새로운 재능 인력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유급의 단기 펠로우십은 숙련되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커다란 임팩트를 가진 사회적 목적 기구에 매칭이 가능하도록 한다. 펠로우십 기간 동안 (하프 타임 또는 풀타임 근무를 하되, 일반적으로 6~12개월 동안) 펠로우는 소속 조직에 상당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들이 일하는 동안, 펠로우는 급여를 받고 사회적 목적의 업무에 대해 배우고, 미래를 위한 네트워크 및 자원을 개발할 수 있다.

 

4) 한국에서 앙코르 펠로우십 적용시 문제점과 과제

 

현재 앙코르 브라보노 협동조합에서 시도 중인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신나는 조합을 통한 20시간 교육 후 국내 제3섹터 등에 인턴십 매칭 시범 사업으로 2015년에 6명, 2016년에도 7명의 펠로우들이 인턴을 거쳐 사회적 기업에서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는 앙코르 펠로우십의 흉내만 낸 정도에 불과하다. 이 모델을 한국에 도입하고 보급하는데 따르는 각종 여건과 해결하여야 할 문제점과 그에 따른 과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앙코르 펠로우십 개념의 재정립

- 펠로우: 앙코르 펠로우십 연수에 참가하여 인턴 활동을 계획 중인 퇴직자

- 펠로우십 기간: 6~12개월

- 주요 활동: 각종 사회단체나 사회적 기업 조직 등에서의 적응을 위한 교육 및 실습

- 보수: 펠로우들이 활동 중에 지급받는 급여

- 수요기관: 펠로우십을 마친 펠로우들을 채용하는 단체 및 기업

- 교육기관: 펠로우십 중 교육을 수행하는 주체

- 네트웍스: 전국적으로 펠로우십과 관련한 교육, 실습 및 매칭을 지원하는 단체

 

② 앙코르 펠로우십을 위한 세 가지 과제

제3섹터 또는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일하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 3가지는 다음과 같다.

 

먼저, 소통이 중요하다. 세대 차이가 있는 나이 어린 상사나 동료라도 직책과 역할에 걸맞은 소통의 기술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나 중심의 지시나 가르치는 수직적 소통 방식에서 너 중심(우리의 중심)의 수평적 소통 방식으로 섹터 간, 세대 간 효과적으로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위한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인식의 전환이다. 전체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인식의 확산과 개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의 변화이다. 마음가짐의 변화 부분은 이 연구 뒷장에서 서술하기로 하고 이 장에서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즉, 국가적으로 사회적 경제 영역을 적극 육성하고, 베이비붐 세대는 퇴직 후 이런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봉사하고 경륜을 발휘할 기회를 찾는 것이 개인에게도 유익하고 보람되며 국가 사회적으로도 유용하다는 인식을 확산하고, 그에 따른 각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의 The Purpose Prize와 같은 한국의 목적상 제정도 적극 추천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자기 완결적 일처리이다.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이 중소 규모의 기관이나 조직임을 고려할 때 스스로 실무를 완결적으로 처리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이들 기관이 장년층에게 요구하는 기대 역량은 마케팅, 기획/전략, 재무/회계 등 전문성과 장년층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마케팅 지원이다. 또한 인생 후반 일자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보검색 및 자료 작성을 위한 IT 역량이 필수적이며, 사용 용도에 맞는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 활용도 필수적이다. 자기 완결적 일처리를 위하여 1인 사회적 기업가처럼 사고하고 실행해야 한다. 의지와 끈기, 리더십 및 실행력, 경영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구성원과 공감과 열정을 같이 나눌 수 있도록 사회적 기업가 정신에 기반을 두어 자기 완결적 일처리를 해야 한다.

 

 5) 철학적 사고, 새로운 Mind-set의 준비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제3섹터로의 일자리 전환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을 꼽는다면 첫째, 앙코르 펠로우십에 대한 개념 정립이 선결되어야 하며, 둘째, 사회보장체제 재설정(시장에서 펠로우를 매칭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활동주체의 변화 및 예산 확보)등이 필요하고, 셋째, 50+세대 및 그 이상 세대까지 Mind set(제3섹터 대표 포함)이 선결 과제 일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및 인프라가 과다하게 요구되는 사회보장체제의 재설정 문제와 사회적 기업 제도 조정에 대한 문제점보다는, 50+세대와 제3섹터에 대한 Mind–set 변화에 방점을 찍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성이 있다고 하겠다.

 

우리의 시간이 후반부 인생에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질문들이 우리의 뇌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크거나 사소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질문들이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고령화로 말미암아 노동시장의 노동인력이 부족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고령 노동인구는 빠르게 은퇴하고 저출산으로 젊은 노동인구 부족 및 경제 불황으로 채용인원이 급감하여 노동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될 것이다. 가족 차원에서는 주거 및 가족제도의 변화가 제일 떠오르는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처럼 한 가구에 여러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이제는 노인 가구조차도 1인 가구, 2인 가구가 보편화된 가구가 되었다. 개인 차원에서는 자신의 건강 약화 문제를 비롯하여 노후생활에 따른 경제적 문제 및 배우자 등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과 독거, 고독 및 소외 등의 질문이 먼저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이 일어나며, 나는 내가 발견한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떠한 삶의 지혜와 교훈들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줄 것인가? 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미래를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사고(새로운 Mind-set)에 눈을 뜨는 것이다.

 

우리는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주 상실과 마주하고, 죽음을 인식하며, 새로운 사랑을 포용하고, 직장으로부터 은퇴하는 등의 일을 겪으며 에너지나 능력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 등이 우리로 하여금 인간 내면 깊숙이 수면 바로 아래에 드리우고 있던 질문들을 강력하게 깨닫게 해준다. 우리가 후반부 인생을 외부적으로 정의된 성공(직장에서의 승진, 더 높은 보수, 명예를 날림, 많은 퇴직금 및 풍족한 연금 등)으로부터 내부적으로 정의된 의미 또는 보람으로 이동시키면 목적 간의 연결성, 남길 유산은 더욱 선명해진다. 우리가 진정성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마음의 유산을 남기게 될 것이다. 스위스계 미국인 정신과 의사이자 인생 말기의 고민들에 대한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7)의 “인생 말기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질문”으로 앙코르를 위한 새로운 Mind- set의 준비를 해보고자 한다.

 

인생 말기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질문

 

- 하나, 나는 사랑을 주고받았는가?

- 둘,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의 삶을 살았는가?

- 셋, 내가 보았던 세상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었는가?

 

위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 내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다음 세대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지, 내가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유산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좀 더 나은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주고픈 희망 또는 욕구를 발견했다면, 봉사를 포함한 사회적 공헌을 위한 다양한 일들이 시니어들을 기다리고 있음을 또한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나 세상에 내가 그간 받은 것을 되돌려주는 것은 좋은 삶을 사는 비법이다. 그 출발점으로 사람들이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들과 단체들을 살펴보라. 앙코르 커리어는 열정, 목적의식, 그리고 어떤 경우 급료까지도 함께 결합된 일이다.

 

자원봉사, 시민활동가, 마을활동가. 이러한 활동들은 새로운 커리어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이것을 통해 당신은 현재의 위치에서부터 시작해 본인의 흥미와 헌신, 명분, 변화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이다. 다른 일을 찾으면서 비영리 단체에 무료로 도움을 주었던 자원봉사자들은 제3섹터에서 앙코르 커리어의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 인구보너스와 인구오너스 : 인구보너스는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생산연령 인구(15~64세)의 비중이 증가하여 노동력과 소비가 늘면서 경제성장을 이끄는 것을 말하며, 인구오너스는 생산연령 인구의 비중이 하락하면서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2) 방위가족 : 자기가 자라온 가족으로서 즉 출생하여 부모 밑에서 형제자매와 같이 자라며 생활하는 가족

3) 생식가족 : 자기가 새로 형성하는 가족

4) 양계제 : 부계 혈연 중심의 가족으로부터 양계제(부계·모계 균형 잡힌 친족 제도)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가치로 전환

5) 단카이세대 :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1949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를 말한다.

6) 무연사회 : 독신 가정의 증가, 장기화된 경기 침체, 대규모 청년 실직,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약해져 가는 사회를 말한다. 1990년 이후 직업을 구하지 못한 청년층의 증가, 경제력을 갖춘 여성의 미혼, 비혼 등으로 1인 가구가 일본 사회에 서서히 증가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청년 실직자의 증가와 미혼율의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무연사회는 2010년, 일본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같은 해 일본 NHK 방송에서 공식 발표 하였다.

7)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zabeth Kubler-Ross, 1926~2004.8.24.)는 인간의 죽음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선정하였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192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쌍둥이 중 첫째로 태어났다.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다른 두 자매를 바라보며 일찍부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 그녀는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평생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