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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의 인구구조 변화로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23년 기준 약 3,637만 명에서 2050년 2,419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장년(40~59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45.5%에서 2050년 49.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의 하락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장년의 역할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중장년기는 근로 생애 중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는 때이다. 최근 중장년층 노동시장의 특성 변화를 경제활동인구조사와 고령층 부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중장년(40~59세) 취업자는 2018년 13,075천 명에서 2022년 13,048천 명으로 연평균 0.1%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장년의 취업자 감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장년은 타 연령대보다 경제활동 참여 성향이 강하며 생산성이 가장 높은 세대로, 중장년의 고용 감소는 경제에 전반적인 생산성 저하라는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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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중장년 여성 취업자는 중장년 남성보다 빠르게 증가하였는데, 이를 통해 여성 경제활동 참여 특징인 M자형 곡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자녀 출산과 양육에서 벗어나는 시점에 해당하는 중장년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초대졸(전문대 졸업) 이상의 고학력 중장년층 비중도 2018년 43.4%에서 20222년 51.6%로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중장년의 고학력화는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반영되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업 유형에도 반영되어, 관리자 및 전문가·사무직의 비중은 지난 5년간 증가하였고 서비스·판매직과 단순직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근로자 상태1인 중장년에게 이전 직장 경험을 물어본 결과, 직장 경험이 있는 비중은 2018년 93.3%에서 2022년 94.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그만둔 지 1년 미만인 비중은 2018년 26.7%에서 2022년 23.7%로 지난 5년간 감소했다. 이는 비근로자 상태에서 1년 이상 구직활동 기간이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으로, 중장년의 일자리 환경이 열악해졌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전 직장에서 했던 일을 보면 단순직의 비중이 2018년 26.7%에서 2022년 29.9%로 증가했고, 일을 그만둔 사유도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 비중이 동 기간 13.5%에서 22.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단순직에 종사하는 저숙련 중장년은 다른 직종과 달리 잦은 이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명예퇴직, 조기퇴직, 정리해고’의 사유로 이전 직장을 그만둔 중장년의 비중은 2018년 8.4%에서 2022년 8.9%로 높아져, 법정 정년 60세 이전 퇴직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질적인 은퇴 나이는 OECD(2022)에 따르면 남성은 72.9세, 여성 70.6세로 주된 일자리를 그만두고 나서도 남성은 평균적으로 16.3년, 여성은 20.8년을 더 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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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년층(55~64세)의 일자리 이동2에 대한 분석을 통해 향후 중장년 노동시장의 일자리 이동 특징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우선 근로 생애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이직을 경험한 이는 2018년 2,329천 명에서 2022년 2,847천 명, 장년층 취업자에서 이직자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44.7%에서 49.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자 인적 속성에서 주목할 부분은 여성 이직자의 비중이 2018년 40.1%에서 2022년 43.6%로 증가했고, 고학력자 비중도 2018년 22.7%에서 2022년 27.0%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향후 남성보다는 여성이, 저학력자보다는 고학력자가 중심이 되어 중장년 노동시장에서 이직이 더 활발할 것으로 예

측된다.

 

또한 일자리 이동을 살펴볼 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된 일자리 업무와 이직 후 업무의 지속성이다. 주된 일자리에서 하던 일의 지속성이 결여되면, 개인의 인적 자본 축적에도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생산성 저하와 경쟁력 하락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장년 노동시장의 일자리 이동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문제점은 단순직으로의 하향취업에 따른 경력 단절이다. 장년층의 일자리 이동을 살펴보면, 2018년 주된 일자리에서는 단순직으로 16.4%가 근무하였으나 이직 후에는 33.8%까지 증가하였고, 2022년에는 주된 일자리에서 15.8%가 단순직으로 근무하였는데 이직 후 33.3%로 증가하였다. 이직 후 단순직으로 근무하는 비중이 지난 5년간 미비하지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이직 후 단순직으로 근무하는 장년층이 많아 단순직으로 하향취업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장년 개인으로서는 인적 자본 축적의 기회 상실과 임금 하락을 경험하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는 경쟁력 하락이 발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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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령자 고용률은 OECD 가입국 중 상위권임에도 불구하고 고령자의 빈곤율 또한 높은 수준이다. 즉 많은 고령자들이 생계를 위해 일을 하지만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잦은 이직과 경력의 단절로 노동시장에서 불안정한 지위를 차지하던 중장년층은 계속 일을 하지만 노인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인구학적 변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중장년 노동시장 악화는 경제의 전반적인 수요와 성장 잠재력을 하락시키고 정부의 재정 부담을 심화시킬 수 있다.

 

중장년 개개인의 역량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다.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데, 정부는 먼저 중장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이들을 근로 생애 마감을 준비하는 인력이 아닌 근로지속 가능 인력으로 바라보면서, 단순 복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인구 절벽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년의 인적 자원은 국가의 경쟁력 유지와 향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장년이 인적 자원으로 계속 활용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정책을 연령별로 나눠 차별화 할 필요가 있다. 40대를 포함한 중년에게는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여 주된 일자리 퇴직 후에도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재취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장년층에게는 퇴직 후 건강한 삶을 유지하며 경제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복지와 연계된 고용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 본 원고의 내용은 연구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1 경제활동인구의 실업자 및 비경제활동인구를 비근로상태로 정의함

 

2 일자리 이동 분석에는 통계청 고령층 부가조사를 활용함. 주된 일자리에 대한 설문이 55~64세 대상으로 진행됨에 따라 동 연령대를 대상으로 일자리 이동을 분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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