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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2050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34.2%에 달하며 고령화 국가 세계 9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1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인구의 고령화를 국가 미래 계획에 관련된 주요 이슈로 인지하고, 노동력 부족및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 차원의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퇴직 연령을 현 63세에서 65세로, 재고용 연력을 현 68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며, 특히 ‘교육과 훈련’을 통해 노동자들의 재취업과 고용 가능성을 제고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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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llsFuture란?

 

SkillsFuture는 싱가포르 모든 국민이 고용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경제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높이고자 하는 중요한 국가 차원의 이니셔티브이다. 이 정책은 학생부터 사회초년생, 전문기술을 보유한 숙련된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에게 바우처(S$500)를 제공하여 평생교육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5년 SkillsFuture 이니셔티브를 실행하며 SkillsFuture Council을 설립하고 교육부(MOE), 인력부(MOM)와 인력개발청(WDA)을 주무부처로 공동 참여시켰다. SkillsFuture를 통해 싱가포르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진화하는 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교육, 훈련, 경력설계의 통합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2016년에는 ‘기술’과 ‘고용’이라는 두 가지 핵심 목표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교육부 산하에 SkillsFuture Singapore(SSG)를 설립하여 인력개발청(WDA)의 일부 기능을 인수하고 사립교육위원회(CPE) 기능을 흡수했다. 2017년에는 미래경제협의회(FEC)가 산업전환지도(Industry Transformation Maps)를 제시함과 동시에 SkillsFuture에 참여하면서 정부, 산업계, 무역협회, 노동조합, 교육훈련기관 등 이 보다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효율성을 높였다.

 

싱가포르는 오래전부터 테크놀로지를 적극 수용하고 이를 활용해 왔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며 디지털 기술발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하여 ‘Infocomm 21, Connected Singapore, Intelligent Nation’을 국가 마스터플랜으로 수립했다. 2014년 11월 싱가포르는 차세대 국가 건설을 위한 ‘Smart Nation’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도시문제 해결과 삶의 질 개선, 새로운 경제적 기회 창출, 강한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스마트시티의 선도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방했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경제의 발전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술 수요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83% 성장했다. 이로 인해 무수히 많은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고, 전과 다른 경영 방식과 리더십 등이 요구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러한 변화와 관련해 민간·기업·사회 측면에서 구체적인 대응 및 실행 방법 등을 다양하게 마련해 왔으며, SkillsFuture 프로그램이 중요한 중개 역할을 맡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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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경력자들을 위한 지원

 

SkillsFuture Singapore(SSG)의 주요 임무는 SkillsFuture 이니셔티브를 기획·조정하고 싱가포르의 평생학습 문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고용 전 단계의 교육 및 훈련, 재교육, 평생교육 등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등교육기관(ITE, 폴리테크닉, 대학 등)의 강점과 사설 교육기관을 활용하여 전반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SkillsFuture 프로그램은 학생, 초기 경력자, 중간 경력자 등 피고용인뿐 아니라 고용주, 기업 내 교육제공자 등의 대상으로 다양하게 하여 구성되어 있다.

 

싱가포르에서 15~25년의 경력을 쌓은 40~59세의 중간경력자들은 2022년 6월 기준으로 상주 노동력의 약 47%나 차지하고 있으며 운영 및 관리, 판매·마케팅·고객서비스, HR, 재무회계,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산업구조의 고도화됨에 따라 중간경력자들의 기술 훈련 및 재교육을 통한 능력 향상, 성장성이 높은 직종으로의 이직은 국가 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로 간주되고 있다.

 

SkillsFuture에서는 중간경력자들을 지원하는 맞춤형 패키지 프로그램인 ‘Mid-Career Support Package’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상자들에게 기본적인 SkillsFuture Credit S$500 이외에 S$500을 추가 지원한다. 또한 본 재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40대 이상의 중간경력자를 채용한 기업에 대해서는 싱가포르 정부가 6개월 동안 총 S$12,000 한도 내에서 40%의 급여를 지원한다. 더불어 전문가 커뮤니티에서 커리어 어드바이저 자원봉사 그룹을 구성하여 또래집단 지원하고 전문직 탐색하는 로컬 근로자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고 있다.

 

SkillsFuture에서 40~50대의 경력자들의 고용가능성 유지 및 직종 전환을 돕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세부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Career Conversion Programme

 

전문가, 매니저, 경영진 등을 대상으로 기술 전환을 통해 좋은 전망과 기회가 있는 새로운 직종이나 분야로 전직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력 수요 충족과 경력전환자 채용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자금으로 수업료 및 급여 지원을 받으며 업계에서 인정하는 구조화된 교육시스템을 활용하고, 숙련된 노동자가 새로운 직무를 맡을 수 있도록 재교육한다.

 

 

SkillsFuture Career Transition Programme

 

IT기술, 전문서비스 및 고급제조와 같이 고용기회가 많은 분야의 산업 관련 과정을 3~12개월 범위의 파트타임 또는 풀타임 형식으로 제공한다. CEP(Continuing Education and Training)가 주도하며 교육 이외에 훈련생이 자신의 강점과 관심사에 맞는 적절한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한다. 교육과정의 70%까지 기본 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으며, 중간경력자 지원금을 통해 40세 이상의 근로자들은 90%까지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TechSkills Accelerator Mid-Career Advance

 

싱가포르의 디지털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숙련된 ICT 정보통신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IMDA(Infocomm Media Development Authority)가 주도하여 관련 업계, 싱가포르 노동조합회의(NTUC)와 협력하여 ICT 기술 습득 및 실무자 교육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 방식을 실시한다.

 

성과, 성공 배경, 시사점 

 

 47세의 Fabian Chan은 이전에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직업을 잃었다.

그는 20년 이상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일을 해왔으나 새로 직업을 구하기 위해

100여 곳에 지원서를 보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때서야 자신이 업계에서 필요한

애니메이션 기술 부족으로 더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부분의 디자이너 채용 공고에는 3D, 애니메이션 또는 인터랙티브 웹 디자인 기술이 필요했는데

그러한 신기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Pixar나 디즈니, 드림웍스의 애니매이션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SkillsFuture를 통해 애니메이션 프로그래밍 학위 과정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작품을 창작하는 것에 열정을 느꼈고,

결국 졸업 후 광고 대행사의 모션 디자이너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SkillsFuture Stories

출처: SkillsFuture 홈페이지(www.skillsfuture.gov.sg)

 

SkillsFuture Singapore(SSG)의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약 666,000명의 개인과 24,000개의 사업체에서 SSG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으며, 설문에 응답한 사람의 87%가 SSG가 지원하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싱가포르의 SkillsFuture는 개인과 기업이 최신 기술과 관행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경제의 혁신과 성장, 노동자들의 고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illsFuture가 성공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싱가포르 정부는 SkillsFuture를 특정 계층이 아닌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국가 이니셔티브로 추진하기 위해 광범위한 비전과 계획을 수립했다. 보편적 평생교육에 대한 인식과 참여율을 제고하고, 교육이 실제 고용으로 연결되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과 기업 매칭 등의 기능을 중시했다.

 

둘째, 정부 주도 하에 교육·훈련의 노하우를 보유한 전문 교육기관 및 사립학원 등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기업을 참여시킴으로써 민관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했다. 공공 부문은 산업 및 인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방향성을 설정하고, 민간 부문은 실효성 있는 새로운 기술을 조기에 식별하여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일자리를 창출했다.

 

셋째, 교육·훈련 주체를 다양화하고 평생학습 과정을 세분화·모듈화하여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함으로써 보다 역동적이고 총체적인 학습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초중고, 직업학교(ITE), 전문학교(Polytechnic),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에게 맞춤형 진로상담과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했으며, 경력자들에게는 직업 전환을 위한 단기 프로그램부터 학위 프로그램, 관리간부직 매칭 프로그램, 중점 산업 분야 기술 장학금 프로그램 등 각 상황에 맞는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싱가포르는 국가주도성이 강하고 정부의 정책 발표가 국민 실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높은 곳이다. 예를 들어, CNA라는 공영방송을 통해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 그 내용이 간단하게 도식화되어 인터넷이나 SNS에 순식간에 확산이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고 즉각적으로 수용, 실천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각계각층에서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정부 정책 이외에도 다른 복잡한 이슈들에 관심이 분산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싱가포르 SkillsFuture는 국가 이니셔티브를 체계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모델로서 우리나라에 충분히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싱가포르는 고령화 문제를 국가경쟁력과 관련된 위기로 인식하고, 생애 주기적 관점에서 평생학습을 통해 총체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을 채택해 나가고 있다.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기술 향상 및 직업 전환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고용가능성을 연장시키고 경쟁력을 유지시키는 데 힘쓰고 있는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이러한 선진 시스템 설계와 실행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은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1 ‘World Social Report 2023’, UN(2022) 

 

 

참고문헌

ADB(2020), “Singapore’s long-term care system Adapting to Population Aging”

Elizabeth Crofoot(2022), “Workers Wanted, Worldwide”, Lightcast

MOM (2022.12), “Labour Force in Singapore Advance Release 2022”

SSG(2022, 2023), “Jobs-Skills Quarterly Insights”

SSG(2022), “Skills Demand for the Future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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